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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맥베스] - 목적을 잃은 그녀의 일탈이 주는 섬뜩함
카테고리 : 영화소식 | 조회수 : 3532020-03-14 오후 12:5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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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윌리엄 올드로이드

주연 : 플로렌스 퓨, 코스모 자비스, 나오미 아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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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닝타임이 짧아서 선택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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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 10시 30분. 잠자리에 들기엔 이르고, 그렇다고 영화 한 편을 보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다. 사실 아내와 넷플릭스 영화 리스트를 검색하다가 지브리 애니메이션 [가구야 공주 이야기]에 필이 확 꽂혔지만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17분이라서 포기했다. 착한 어른은 늦어도 12시에는 자야 한다고 믿기에... ^^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영화가 있었으니 [레이디 맥베스]이다. 사실 내 취향과는 거리가 먼 영화였기에 2017년 8월 국내 개봉 당시에는 관심조차 가지지 않았던 영화이지만 러닝타임이 불과 1시간 29분이었기에 밤 10시 30분에 선택하기에 딱 알맞았다. 게다가 아내도 늙은 남편에게 종속되어 모든 자유를 빼앗긴 젊은 아내의 욕망이라는 내용이 마음에 들었는지 적극적으로 [레이디 맥베스]를 보자고 했다. 물론 '영화 보다가 자면 깨우지 마.'라는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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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의 금지된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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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레이디 맥베스]는 재미있었다. 영화를 보다가 잠을 잘지도 모른다고 선언했던 아내도 이 영화가 끝날 때까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캐서린의 행동에 감탄하며 영화를 봤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 예술 영화팬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나니 확실히 그 이유를 알겠더라.

[레이디 맥베스]의 주인공은 캐서린(플로렌스 퓨)이다. 그녀는 자신에겐 관심도 없는 늙은 남편에게 팔려왔다시피 했지만 결코 주눅 들지 않았고 반항심 가득한 표정으로 일탈을 찾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명령에 불복종하는 하인 세바스찬(코스모 자비스)에게서 묘한 끌림을 느낀다. 그리고 두 사람은 위험한 관계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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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받던 그녀, 잔인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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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캐서린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착한 주인공은 아니다. 그녀는 늙은 남편과 뻔뻔한 시아버지에게 자유를 억압을 받지만, 그녀 또한 자신의 하인인 안나(나오미 아키예)를 당연스럽게 억압한다. 결국 [레이디 맥베스]에서 가장 착한, 그래서 가장 불쌍한 캐릭터는 안나이다. 영화를 보며 안나가 왜 캐서린에게 반항을 하지 않는지 답답했던 만큼, 남편과 시아버지에게 적극적으로 반항하는 캐서린의 모습에서는 거부감보다는 속 시원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영화가 후반으로 갈수록 그녀의 행동은 점점 잔인해진다. 처음엔 시아버지에게 독버섯을 먹여 죽이더니, 나중엔 세바스찬과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남편을 둔기로 때려죽인다. 그것이 끝이 아니다. 남편이 숨겨둔 아들이 나타나자 세바스찬과 모의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마저 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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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스찬과의 사랑을 위해서라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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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서린은 자신이 이렇게 잔인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세바스찬과의 사랑 때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시아버지, 남편, 남편이 숨겨둔 아들은 캐서린과 세바스찬의 사랑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다. 하지만 영화 마지막 순간 캐서린이 모든 범행을 이실직고하는 세바스찬을 매몰차게 배신하는 장면에서 세바스찬과의 사랑은 그저 핑계뿐이었음이 밝혀진다.

어쩌면 그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원하는 대로 살려면 돈이 필요하고, 남편의 돈을 가지려면 시아버지, 남편, 그리고 남편의 상속인인 아이까지 죽여야만 한다. 나중엔 자신의 자유에 방해가 되는 세바스찬까지 내침으로써 그녀는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다. 하지만 그래서 그녀는 행복할까? 모두가 떠나버린 텅 빈 저택에 홀로 앉은 그녀의 모습에서 그녀가 이후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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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렌스 퓨에게 흠뻑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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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 맥베스]를 보고 나서 캐서린을 연기한 배우의 매력에 빠졌다. 영화에 대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저 러닝타임이 짧다는 이유로 [레이디 맥베스]를 선택했기에 영화를 보면서도 '저 배우 누구지? 어디에서 많이 본 배우인데... 참 매력적이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영화가 끝난 후 [레이디 맥베스]를 검색했고, 캐서린을 연기한 배우가 [작은 아씨들]의 에이미였던 플로렌스 퓨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작은 아씨들]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플로렌스 퓨의 매력은 상당하다. 어찌 보면 악역일 수도 있는 캐서린을 그녀는 그저 자유를 억압당한 어린 소녀의 일탈이라 느끼게 한다. 그녀 덕분에 나는 [미드소마]를 볼 용기가 생겼다. 공포 영화는 절대 못 보지만 [미드소마]에 플로렌스 퓨가 출연한다는 사실을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고, 결국 몇 년 만에 내가 공포 영화를 보게끔 만들었다. 정말 대단한 배우이다. [레이디 맥베스]는 플로렌스 퓨의 등장 만으로도 그 가치가 충분한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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