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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손
카테고리 : 시가 있는 동산 | 조회수 : 612021-12-24 오후 5:03:00

할머니의 손

 

성게들의 핏빛으로

살빛이 지워진 할머니의 손

 

모양만 사람으로 태어난

손자를 키우는 동안

치즈빛 같았던

살빛이 흔적도 없이 지워졌다

 

성게들의 시체 썩은 냄새가

진동 하는 할머니의 손

 

숨도 못 붙어서 태어난

손자가 살아난 공부하는 것이 하도 고마워서

변하는 손 냄새처럼 건강이 허물러져도

진통제를 먹으면서 계속 물질했다

 

날카로운 성게 바늘 같은 일들만 있던

삶을 살면서 피고름이 된 마음을

보여주는 할머니의 손

 

피고름빛 가죽만 남은 손을 모아

혼자 남게 될 불구의 혼자가

등대도 포구도 없는 밤바다 같은

삶을 살지 말게 해달라는 기도를

날마다 하고 있다

 

죽었다가 살아나도 그런 사랑이 없을

손자는 혼자 살아야 한다는 진실을

성게 바늘 자국투성이가 된

할머니 손을 보면서 깨닫고 있다

 

물질: 해산물들을 탈러고 해녀들이 바다에서 작업하는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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