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키즘 정신을 주목하다, ‘지금, 여기의 아나키스트’
카테고리 : 게재 | 조회수 : 21662013-11-18 오전 1: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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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 정신을 주목하다, ‘지금, 여기의 아나키스트’

이동권 기자 su@vop.co.kr

입력 2013-07-06

지금 여기의 아나키스트

지금 여기의 아나키스트ⓒ민중의소리



 
아나키즘은 19세기와 20세기 초반까지 전 세계의 중심 사조 중의 하나였으나 두 번의 세계대전과 동서 냉전 시대를 겪으면서 서서히 잊혀져갔다. 하지만 다시 아나키즘이 조명받기 시작했다. 시민사회의 등장과 정보사회의 도래로 새로운 시대의 이론적 기반이자 실천적 이념으로 아나키즘이 새롭게 읽히고 있다.

한국 아나키스트 14인의 목소리를 담은 책, '지금 여기 아나키스트'가 출간됐다.

이 책은 한국아나키즘학회가 주도한 아나키스트 협동 작업의 첫 작품으로, 일생을 아나키스트로 살아온 원로부터 이제 갓 아나키스트의 길로 들어선 젊은 학자의 얘기를 담고 있다. 저자들은 국가의 한계가 점점 분명해지고 자본주의의 모순이 정점을 향해 치닫는 이때 반권력, 자유와 평등, 상호부조 등 아나키즘의 기본 정신에 다시금 주목해야 하는 당위를 한목소리로 역설한다.

이 책은 국가 이상의 권력을 가진 초국적 기업, 지배적인 대기업의 폭력과 압제를 없애고, 인간 사회의 곳곳에 편재하는 위계적 질서, 지배와 종속, 갑과 을의 관계 청산을 주장한다. 그러면서 한국의 정치, 경제, 사회의 위기를 극복하고 근본적인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에서부터 아나키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직접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책은 시대착오적인 공허한 이상주의 노선에 머물지 않고 현실에 적용 가능하며, 작은 목표일지라도 현실 개선을 위한 구체적 대안을 준비하자고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책은 아나키스트 경제, 아나키스트 정치, 자유 공동체와 통일 문제, 민주주의의 급진적 확장으로서의 아나키즘, 공동체 운동과 아나키즘, 지역 통화 운동, 장애인 노동, 공동체 대안 교육, 아나키즘 협동조합 공동체, 노동 소외, 일상의 아나키즘 등 다양한 주제와 분야에서 아나키즘의 사유와 원리를 실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독자들은 이 책에서 한국 아나키스트들이 폭력과 강압, 권위적 지배로부터 인간을 해방시키고자 하는 아나키즘의 '인간해방'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내딛는 발걸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주요 내용: 아나키스트 경제에서부터 일상의 아나키즘까지

김성국은 「한국 경제를 위한 아나키스트 대안」에서 아나키스트 경제 논리가 자본주의 질서를 대체하거나 재창조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며 협동조합, 동반 성장, 일자리 나누기, 권력형 부정부패 척결 등을 아나키스트 경제 대안으로 제시한다.

강동권은 「아나키스트 정치 구상」에서 우리가 '아나키스트 정치'를 통해 '모든 폭력과 강압으로부터 해방된 자율적인 인간이 자치적으로 운영하는 공동체'인 '아나키스트 사회'를 만들어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하며 한국에서 실현해야 할 아나키스트 정치의 구상을 구체적으로 조명하고, 직접행동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조세현은 「아나키즘과 동아시아 공동체」에서 20세기 초에 활발했던 아나키스트의 교류와 연대를 통한 동아시아 혁명 단체의 조직 사례를 소개하면서, 최근에 출현한 동아시아 공동체론은 전 지구적 자본주의에 대항해 민족적, 국가적 경쟁의 장을 거부하며 초국가적 지역 질서를 추구하는 과제와 관련해서 아나키스트가 주목해야 하는 주제임을 강조한다.

방영준은 「국가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서 아나키스트가 국가를 바라보는 입장을 설명하며 바람직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한다.

이덕일은 「동양 고전과 현대 아나키즘」에서 양명학을 비롯한 동양 고전에 담긴 아나키즘 사상에 대해서 살펴보며 아나키즘에 대한 동양적 이론의 근거를 찾고 현실화하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문창은 「분단 시대 한국 아나키스트 운동과 자유공동체」에서 해방 후 한국 아나키스트들이 실천해온 자유사회운동의 궤적을 더듬어보고, 분단 체제로 인해 정치적 부자유, 경제적 불평등의 억눌림 속에서 사는 공동 운명체로서의 남북의 풀뿌리 민중에게 '자유공동체 운동'이 왜 대안이 될 수 있는가를 검토한다. 그리고 한반도 통일 문제와 관련해서 그것이 동북아 평화 설계에 가치 있는 기여가 될 수 있는가를 따져본다.

이창언은 「한국의 급진주의적 사회운동과 아나키즘」에서 아나키즘을 문화적 차원이 아닌 민주주의의 급진적 확장의 유용성이라는 차원에서 검토하고, 아나키즘의 급진성을 '일상의 민주주의', '지구적 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상상력의 확장과 실천적 연습이라는 차원에서 설명한다.

김성균은 「한국 공동체 운동의 경향과 의미」에서 한국 사회의 다양한 공동체 운동에서 나타나는 아나키즘적 요소를 통해 공동체와 아나키즘의 결합과 새로운 진보적 가능성을 모색한다.

윤용택은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지역 통화」에서 지역공동체를 살리는 대안의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지역 통화에 대해 살펴보고 우리나라에서 실행되고 있는 지역 통화 운동의 사례를 소개한다.

정중규는 「장애인 노동의 르네상스를 꿈꾸며」에서 장애인을 무능력자로 낙인찍어 '장애인'이란 용어 자체를 만들어낸 자본주의의 역사를 돌아보고, 장애인을 발생시킨 자본주의 체제가 근본적으로 안고 있는, 무한 경쟁을 통한 착취와 억압의 구조적 모순의 위기를 탈중심적인 공동체연합, 국가주의의 거부, 직접민주주의, 자유주의적 공동체 사회 건설 등의 아나키즘의 기본 이념을 통해 극복하자고 제안한다.

이소영은 「 "낳아라, 사랑하라, 간섭하지 말라."」에서 진보적인 교육자들이 주장하는 "낳아라, 사랑하라, 간섭하지 말라."를 실천함으로써 유아기부터 권위에 억압받는 제도와 문화를 걷어내고 아이들 스스로 자연과 마을에서 배우고 어른들을 본받아 일하는 즐거움을 배울 수 있게 하자고 주장하며 국내외의 다양한 공동체 대안 교육을 소개한다.

임해수는 「아나키즘적 협동조합공동체 사회 건설 구상」에서 영국, 일본, 한국의 아나키즘적 협동조합공동체 사례를 소개하고, 지은이의 아나키즘 협동조합공동체 실천의 경험적 지식을 기반으로 아나키즘 협동조합공동체 사회 건설을 위한 실천 전략을 제시한다.

김민정은 「아나키즘과 노동 소외」에서 국가와 자본의 억압에서 벗어나 노동의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가권력 폐지를 통해 자본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며 우리가 원하는 대안 사회로 가기 위한 아나키즘의 '현실적' 방법을 고민할 것을 촉구한다.

강효숙은 「일상, 21세기 한국과 아나키즘」에서 일상 속에 녹아 있는 아나키즘을 이야기하며 21세기 한국적 아나키즘의 전개 양상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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