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힘이 되어준 노래들.
카테고리 : 나의 이야기 | 조회수 : 11712017-02-21 오후 3:40:00

내게 힘이 되어준 노래들.

                                                                                    강민호

 

 달쯤 전인가? 나는 MBC에서 방송되는 듀엣가요제에서 가수 산들과 일반 출연자가 이적의 말하는 대로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있었다. 그때 나도 모르게 그들과 함께 말하는 대로를 불렸다. 나지막하게 흥얼거리는 것이 아니라 경연하는 가수 산들과 일반출연자처럼 노래에 감정이 이입되어 혼신의 힘을 다해 불렸다. 나는 원래 좋아하는 노래들이 TV에서 나오면 따라 불렸지만 노래에 감정을 넣으며 부를 적은 없었다.

 

말하는 대로의 시작하는 가사인 스무 살 적에 하루를 견디고 불안한 잠자리에 누을 때면 '내일은 뭐하지 걱정했다.'는 부분을 들었을 때 나는 예전의 내 모습이 생각났다. 특수학교 초등부에서 중학부로, 다시 중학부에서 고등부로 올라갈수록, 학교를 졸업하면 어떠한 직업도 갖지 못하고 사는 모습이 보여서 좌절했었다. 친구들은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글을 잘 쓰고, 그림을 잘 그리며공부나 운동을 잘해서 사회인이 될 수 있지만, 나는 잘하는 것이 하나도 없어 제가장애인이나 시설장애인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독서를 많이 했고, 시간 날 때마다 시나 산문을 습작도 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별하게 잘 쓰지 못했다. 특수학교를 다니고 있는 지금이나 선생님들과 친구들로부터 글을 잘 쓴다는 칭찬을 듣고 상도 많이 받을 수 있지만, 학교를 졸업한 뒤에는 한 사람도 읽어주지 않은 글을 쓰기에 지쳐서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 모든 것을 바쳤지만 이젠 푸른 연기처럼 산산이 부서지고 내게 남아 있는 작은 힘을 다해 마지막 꿈속에서, 모두 잊게 해 줄 바다를 건널 거야'달팽이의가사가 그때 나를 많이 위로해 주었다. 글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꿈을 이루지해도 나는 또 다른 꿈을 가지고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게 했기 때문이었다. 한 번쯤 달팽이를 들어보면 사람이라면 느끼겠지만,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한 명도 없어서 외로워하는 사람의 이야기와 같다. 그때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태어나서 특별한 고민들과 걱정을 가지고 산다는 자기우화에 빠져서 옆에 있었던 좋은 가족과 훌륭하신 선생님. 고마운 친구들에게 내 마음을 보이지 못했다. 그 바람에 나는 심적으로 많이 외로웠고 달팽이란 노래를 더 좋아하게 되었다. 사람들에게 입술만 열리는 미소를 보이는 내 모습이 리쌍의광대란 노래에 나오는 웃음가면 속에 슬픔을 가리고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는 광대와 같이 느껴져서 그 노래도 많이 불렸다.

 

  나는 한 동안 대학 졸업한 것을 후회 많이 했었다. 남들에게 떳떳하게 말 할 수 있는 직업을 갖지 못하면서 대학 졸업한 것이 미련한 짓을 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김장훈의 사노라면과 리쌍의 러쉬를 부르면서 깜깜한. 동굴 같았던 입시생활을 견디고 대학생활에서 어려움들을 해결하면서 졸업한 것이 나의 최대 실수라고 생각했었다. 대학입시 준비하는 때나 대학생활이 힘이 들 때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오겠지'란 가사와, 지나간 날들을 뒤로 보내고 다가올 날들에게 '할로'란 가사를 중얼거리지 않고 포기했다면 헛공부를 했다는 비참한 후회를 갖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비참한 후회를 할 줄 몰라서 대학을 졸업했던 것이 아니었다. 무능한 나를 인정하기 싫은 내 고집이 있어 대학까지 졸업한 것이다. 공부하며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선생님들의 말씀을 무조건 믿을 만큼 순진한 학생이 아님에도 대학까지 졸업하게 만든 것이었다. 나는 미련한 고집 때문에 어리석은 짓을 하면서 인생을 낭비했다는 자책을 많이 했다. 그때 나를 위안 했던 노래가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이었다. 어리석은 짓 같지만 바다로 가는 민물장어를 노래하는 내용이 내 모습 같았다.

 

민물장어의 꿈에 나오는 민물장어는 자신의 생동을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가 될수록 끝까지 바다로 가겠다는 다짐한다. 그런 민물장어의 꿈을 계속 듣다 보니 나도 자책막하지 말고 예전처럼 한 번 글을 써볼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무작정 글쓰기 했고, 얼마 뒤 생뚱맞은 만나게 된 대우스님의 도움 통하여 시로 등단하게 되었다. 보잘것없지만 작년에는 <시간상실>이란 첫 시집을 출간하고 얼마 전부터 에이불뉴스에 글을 기고할 수 있게 되었다. 특수학교시절에 내가 말하곤 했던 글 쓰는 사람이 된 것이다. 이것이 내가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은 회망고문이 아닌 것을 깨닫고 이적의말하는 대로를 듀엣가요제의 출연자들과 함께 열창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20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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