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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로 전해지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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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이다. 공포스러운 장면이 전혀 아닌데도 [인비저블맨]은 파도 소리의 사운드를 최대한 확대함으로써 뭔가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불안감을 나에게 안긴다. 곧바로 화면은 남편 몰래 잠에서 깨어 몸을 일으키는 세실리아를 보여준다. 세실리아는 진정제를 남편에게 먹여 잠재우고 그 틈을 타서 몰래 도망을 가려 한다. 남편이 깨지 않게 조심조심 움직이는 세실리아. 그렇기에 나도 소리에 굉장히 민감해진다. 바로 그때 세실리아는 실수로 개 밥그릇을 건드리고, 그 소리는 굉장히 과장되어 마치 천둥이 치듯 화면 전체에 울려 퍼진다. 그 장면에서 얼마나 놀랐던지...
따지고 보면 [인비저블맨]은 다른 공포 영화와는 달리 관객에게 공포를 느끼게 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대부분의 공포 영화는 섬뜩한 비주얼로 관객을 놀래키지만, [인비저블맨]은 그와는 정반대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존재를 통해 놀래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사운드이다. 처음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에서부터 영화는 관객에게 사운드로 공포를 느끼게 해주겠다고 선전포고를 하더니, 개 밥그릇을 건드리는 별것 아닌 소리조차 과장되게 표현하여 남편이 깰까 봐 조심하는 세실이라의 공포스러운 심리를 나에게 전이시킨다.
영화 중반부터 세실리아가 투명 인간에게 본격적으로 당하는 장면은 음악의 강약 조절을 이용하는데, 세실리아가 다락방에서 페인트로 투명 인간의 존재를 처음으로 확인하는 장면을 제외하고는 시각적 공포가 전무한 영화에서 사운드를 통한 공포는 영화에서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인비저블맨]은 사운드를 잘 활용함으로써 공포 영화 본연의 재미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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