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수동휠체어석에 쌓인 짐 모습.ⓒ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KTX 수동휠체어석에 쌓인 짐 모습.ⓒ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이 한국철도공사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기차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동휠체어 좌석 표시 시인성 강화, 탑승 거부 재발방지책 등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고 28일 밝혔다.

현재 장애인의 기차 이용을 위한 다양한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다.

먼저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법에 의거해 고속철도(KTX, SRT)에는 편당 수동휠체어석 3석 이상과 전동휠체어석 2석 이상을, 일반철도(무궁화호 등)는 휠체어석 4석 이상 설치해야한다.

전용좌석 부근에는 휠체어 보관 장치와 장애인전용화장실 등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편의가 제공되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서는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기차표 예매 시 일정 비율 할인된 가격으로 예매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제도 운영상의 문제로, 기차 이용에 불편을 겪는 장애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먼저 예매 시 불편함이다. 수동휠체어석은 출발역에서 출발하기 전에 예매하지 않는 이상 자리 확보가 어렵다.

출발역 기준 출발 30분 전까지 수동휠체어석이 비어있다면 일반좌석으로 전환돼 비장애인도 수동휠체어석 구매가 가능하다.

수동휠체어석은 일반좌석과 동일하지만 휠체어 보관함이나 장애인화장실이 가깝기에 편리하다. 중간 지점에서 수동휠체어석에 탑승하고자 하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은 예매 기회조차 사라질 수 있다.

표를 대리구매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보통 휴대폰 어플로 실시간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인 중에는 손을 사용하기 어렵거나 보호자가 구매해야하는 등 표를 직접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이 있다.

KTX는 비장애인이 휠체어석 표를 구매하고 선물할 수 있게 돼있으나, SRT는 그 기능을 쓸 수 없다.

어렵게 표를 구해도 ‘착석’이라는 또 다른 산을 마주하게 된다. 전동휠체어 좌석은 시인성이 높지 않아 다른 용도로 쓰이는 경우가 나타나고 있다.

솔루션 관계자는 “전동휠체어 좌석은 의자 따로 없이 전동휠체어를 고정하는 설비만 갖추고 있어 얼핏 보면 텅 빈 공간으로 오해하기 쉽다. 좌석에 대한 안내표지마저도 조그맣게 붙어있어 전동휠체어 좌석임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실제로 빈 공간으로 알고 짐을 둔 비장애인 승객과 다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꼬집었다.

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이 전동휠체어석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도 발생한다. 입석은 다른 좌석과 달리 좌석에 대한 구분이 없어 주로 빈 공간에 서있는 형태로 돼있다.

열차 간 통로에 서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주말이나 명절처럼 수요가 많은 날은 열차 내에 서있기도 한다.

휠체어가 없다면 굉장히 넓은 공간이 되는 전동휠체어석에도 사람들이 서있는 것이다. 최근 정당하게 표를 구매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열차에 탑승하려 하자 입석 탑승객이 너무 많다며 탑승 거부를 당한 사례도 있었다.

여느 사람들처럼 편안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가 시작되었지만, 예매와 착석과 같은 기초적 요소가 삐그덕대고 있어 험난한 여행을 하게 된다.

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전윤선 대표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장거리 여행은 ‘기차’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기차는 다른 교통수단에 상대적으로 접근성은 높고 멀리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수단이다. 기차에서의 모든 여정이 추억이 될 수 있게 불편사항들이 해결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솔루션은 한국철도공사에 전동휠체어 좌석 표시 시인성을 강화하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 탑승 거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토록 요청했다. 또한 수동휠체어 좌석의 일반좌석 전환 문제도 해결하도록 요청했다.

(주)에스알에는 휠체어 좌석 ‘선물하기’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건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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