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World Baseball Classic)의 실패는 전 야구계에 충격을 주었고 야구계는 매우 많은 지적을 하고 있다. 화면은 야구 전문기자인 박재호 스포츠조선 야구부장의 지적을 담은 유튜브 영상. ⓒ박재호 스포츠조선 야구부장 유튜브 채널 '야구부장의 크보 핵인싸'
이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World Baseball Classic)의 실패는 전 야구계에 충격을 주었고 야구계는 매우 많은 지적을 하고 있다. 화면은 야구 전문기자인 박재호 스포츠조선 야구부장의 지적을 담은 유튜브 영상. ⓒ박재호 스포츠조선 야구부장 유튜브 채널 '야구부장의 크보 핵인싸'

이번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World Baseball Classic)은 그야말로 지난 네 번의 도전과 두 번의 실패보다 더 충격적인 결말로 대한민국은 일단 퇴장해야 했다. 필자도 세상이 다 아는 야구팬으로서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와 몇몇 외국팀의 경기를 TV와 인터넷으로 시청한 소감을 느끼면, 이제는 다들 야구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우리만 발전이 더디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심지어 야구 불모지라 평가받은 유럽권도 그동안 유럽의 야구 강자로 꼽혔던 네덜란드가 충격적인 1라운드 탈락을 했고, 의외로 이탈리아가 8강에 올랐으며, 체코와 영국도 어쨌든 1승(체코의 대 중국전 8-5 승리와 영국의 대 콜롬비아전 7-5 승리)을 챙기면서 이제 유럽 야구도 많이 성장했음을 보여줬다. 기존의 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세계 야구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실패 원인은 여러 원인이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추신수(SSG 랜더스)가 지적했던 사실이었던 ‘세대교체의 필요성’은 결국 증명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도 씁쓸하게 사실로 밝혀졌다. 물론 추신수가 그렇게 지적하지 않더라도 점점 투수진을 중심으로 소형준(KT 위즈), 구창모(NC 다이노스), 정철원(두산 베어스) 등 새로운 선수들이 선발되었고, 야수진도 새로운 주역들인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강백호(KT 위즈), 최지훈(SSG 랜더스) 등의 등장은 앞으로 희망으로 다가온다. 그 외에도 KBO 리그의 특급 신인으로 평가받는 선수들도 점점 등장하고 있으니 다음 대회 때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경쟁에 도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른바 ‘베이징 키즈’들이 이제 대한민국 야구를 이끌어나가야 하는 시대가 점점 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제 대한민국 야구는 패러다임 전환 같은 거대한 전환을 시작해야 하는 순간이 지금 눈앞에 다가왔다는 사실은 대한민국 모든 야구인과 야구팬이 공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장애인 고용도 이제 야구계와 똑같은 상황에 놓이기 시작했다.

워크투게더 초기화면. ⓒ워크투게더 홈페이지
워크투게더 초기화면. ⓒ워크투게더 홈페이지

장애인 고용률은 점점 상승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매우 더디다. 이른 시일 내에 올리기 위한 해법으로 정부가 가장 쉽게 생각하는 대안은 ‘장애인 의무고용 비율 상승’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장애인 고용의 해법이 될 수 없다. 문제는 이행 문제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높인다고 장애인 고용이 향상되는 것은 이제는 어려워졌다. 특히 20대를 중심으로 발달장애 비중의 상승은 대단한 암초가 되었다. 이제는 장애인 고용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하는 수준이다. 이제 장애인 고용은 의무를 강화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점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 자체가 신체장애인 중심으로 이뤄졌었는데, 지금은 발달장애 비중의 증가 자체가 패러다임 자체를 바꾸라는 신호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에도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 상위 기업 순위는 큰 변화가 없고, 의무고용 미이행 사업장 규모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것은 단순히 의무고용 비율 상향 조정만으로는 답이 없는 문제이다. 이제 중요한 지점은 바로 ‘실천’을 장려하는 문제가 더 큰 지점이 되었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이제 계속 높여봤자 소용없는 일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먼저 기존 장애인 고용의 주축을 이룬 신체장애 인구의 단계적 감소 현상과 그동안 무시했던 발달장애 비중의 증가, 장애인 고학력자 증가 등 여러 변수가 한꺼번에 터졌다.

이제 발달장애인 고용을 중점 과제에 올려놓고 장애인 고용에 대한 해법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앞서 언급한 추신수는 ‘언제까지 김광현(SSG 랜더스), 양현종(KIA 타이거즈)을 국가대표라고 뽑는가?’라고 말했듯이, 이제 발달장애계는 ‘언제까지 베어베터 같은 부류를 발달장애인 고용의 모범사례라고 말하는가?’라는 지적에 직면해야 한다.

사실 베어베터 같은 모델은 장기적으로 사라지거나, 아니면 사회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중증 발달장애인의 일터 정도로 남겨야 하는 시점이다. 물론 베어베터는 장기적으로 이직을 권장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 이 의미는 베어베터도 다른 일자리로의 전이를 지지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제 발달장애인 고용의 모범사례를 베어베터에서 찾아야 하는 시대는 끝나야 한다.

최근 대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위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그 대안으로 삼는 것은 일단 고무적인 지점이다. 이 모델도 문제가 있는 것은 소속은 어쨌든 다르기에 ‘책임과 의무만’ 본사 규정을 똑같이 따라가고 보상 체계나 월급, 사내 복지 등은 자회사 자체 규정을 쓰는 일종의 ‘분리’정책이 합법화되는 문제점이 있다.

이렇기에 그보다 더 좋은 대안은 대기업 본사가 발달장애인을 직접 고용하여 소속까지 대기업 본사와 동등하게 대우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직무까지도 동등하게 하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것을 소화할 발달장애인은 부족한 편이다. 거의 ‘현실판 우영우’들이 아니고서는 직무까지 비장애인 직원들과 같은 회사 회의실에서 회사 일을 토론하는 장면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대신 일본 공공분야의 사례처럼 회사 유지를 위해서는 있어야 하지만 비장애인 직원들이 잡무라고 평가하는 일반문서 관리, 우편물 발송, 단순한 자료 입력 등 단순한 직무에서 발달장애인을 고용하는 방법으로 업무 분담과 장애인 고용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대안은 한국에서도 시도할 가치는 있다.

이렇게 실천할 수 있는 대안은 많이 있다. 그렇지만 장애인 고용 저조의 대안으로 단순히 ‘장애인 의무고용률 상향 조정’ 말고는 뭔가 혁신적인 대안이 없다,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확대도 역설적으로 좋은 대안까지는 못 된다. 그러는 사이 장애인 의무고용을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날이면 날마다 불어나는 직업재활기금은 그것을 보여주고 있다.

장애인고용부담금 최저액을 최저임금 이상으로 올리는 등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겠지만 몇몇 대기업은 ‘배째라’식으로 계속 장애인고용부담금을 선택할 것이다. 최대한 장애인 고용이 경제적으로도 ‘싸게 먹히는’ 전략이라는 점을 정부는 기업에 선전해야 한다.

‘장애인 고용의 세대교체’ 시점이 이렇게 다가왔다. 이제 기업들의 결단이 남았다. 기존의 장애인고용의무비율을 정부는 계속 올릴 것이다. 그것을 영리하게 뚫는 법은 부담금 더 내기가 아니라 ‘가벼운 직무에서의 발달장애인 고용’이다. 공공분야처럼 계약직, 인턴으로 땜질하는 것은 반칙이다. 

이미 장애인 고용의 주력이 되는 세대, 아니 주력 집단은 변화하고 있다. 기존의 신체장애인 중심의 채용 모델을 극복하고 발달장애인 고용 모델, 그리고 발달장애인 노동자도 고소득을 올릴 수 있는 그러한 모델로 바뀌어야 한다. 최저임금도 이제 월 200만 원 이상인 시대인데도 200만 원짜리 월급명세서를 받는 발달장애인이 ‘성공모델’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윤석열 대통령이 노래하는 ‘공정’에 위반된다.

어쨌든 야구계는 ‘한국 야구를 재건할 방안’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야구인들과 야구팬은 이야기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야구계는 앞으로도 답을 찾아 나설 것이다. 그런 것처럼 장애인 고용도 이제 재계와 장애계가 함께 ‘장애인 고용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방안’ 자체를 찾아 나서야 한다. 가장 확실히 나온 것은 바로 ‘세대교체의 필요성’일 것이다. 그것이 첫 번째 해결 과제이자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과제이다.

WBC는 야구계, 아니 한국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그렇게 하고 대한민국에 퇴장을 명령했다. 그 묵직한 질문은 바로 이것이다. ‘이제 당신은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경쟁에서는 생존할 수 없다’라고. 그것이 WBC가 한국사회와 한국 장애계, 특히 장애인 고용에 던진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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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계약 만료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떠난 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이후 장지용 앞에 파란만장한 삶과 세상이 벌어졌다. 그 사이 대통령도 바뀔 정도였다. 직장 방랑은 기본이고, 업종마저 뛰어넘고, 그가 겪는 삶도 엄청나게 복잡하고 '파란만장'했다. 그 이전에도, 그 이후에도 파란만장했던 삶을 살았던 장지용의 지금의 삶과 세상도 과연 파란만장할까? 영화 '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는 픽션이지만, 장지용의 삶은 논픽션 리얼 에피소드라는 것이 차이일 뿐! 이제 그 장지용 앞에 벌어진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읽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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