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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속 근육장애인 힘겨움 ‘첩첩산중’

특성 고려 없는 활동보조·의료비·전동보장구 지원

가족의 부담만 가중시켜…차별적 인식도 큰 ‘장벽’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5-05 11:09:21
굿잡자립생활센터에 근무하고 있는 서혜영(32세, 지체1급, 서울 도봉구)씨는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근육병을 갖고 있다.

근육병은 팔, 다리 등의 근육이 점점 약해지다가 심장·호흡기능장애 등 합병증에 이르게 되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특히 중증 근육장애인의 대부분은 사회적 인식과 근무환경이 갖춰지지 못해 직업생활이 힘들다.

서 씨의 경우에는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자조모임을 갖던 중 소개를 받아 지난 2009년 굿잡자립생활센터에 취업하게 됐다. 직업을 갖는데는 성공한 셈이다.

하는 일은 센터를 찾는 내담자가 적절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장애인 문제에 대해 옹호하는 활동이다.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무리하게 할 순 없다. 근육장애인의 경우 몸에 무리가 가면 2차 합병증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기 때문.

센터에서도 서 씨의 장애특성을 배려해 매일 출근하는 것을 강요하지 않고 있어 외부활동이 있는 주 2~3회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서 씨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며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근육장애 특성이 고려돼지 않는 부족한 지원, 차별적 사회 인식 등으로 쉽지 않은 현실이다.

돌봄 부담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

만성, 진행적 질환으로 대부분이 지체장애인으로 속하는 근육병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서 세수하는 것, 머리 빗는 것은 물론 옷 입기, 신발신기까지 대부분의 일상생활에 크게 제약을 받는다.

서 씨는 장애인활동지원제도를 신청해 신변처리와 이동보조, 가사지원 등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현재 정부 231시간, 서울시 100시간, 도봉구 29시간 총 360시간의 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활동보조인이 없는 경우 돌봄 부담이 고스란히 가족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점이다.

서 씨는 “지원시간이 360시간이라고는 하지만 심야·공휴일 할증 수가가 붙게 되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줄어들게 된다”면서 “활동보조인이 없는 시간은 고된 일을 하시고 온줄 알면서도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활동보조인이 없는 시간 서 씨의 손과 발이 돼 주는 부모님은 곁을 항상 지키며 자는 시간에도 혼자서 돌아눕지 못하는 서 씨를 위해 2시간에 한 번씩 체위변경을 해주고 있다.

서 씨는 “몸이 안 좋아져서 입원하는 일이 반복 될 때 마다 아버지가 나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일이 빈번했다”면서 “현재는 집에서 10분 거리에 부동산을 운영하고 계신다. 정부가 책임져 주지 못하는 부분은 고스란히 가족의 몫”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근육병 환자의 가족들이 함께 겪는 고통을 막기 위해서라도 활동보조서비스가 확대돼 24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희망했다.

만만치 않은 전동휠체어 구입비용…지원 현실화 필요

이렇게 일상생활에 크게 제약을 받는 근육장애인의 경우 불편함을 덜어주는 보조기구에 크게 의지할 수밖에 없다.

2011년 근육장애인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근육장애인들은 정부 지원 중 의료 지원(치료 및 보조기구 포함) 사업을 가장 필요한 시책으로 선택해 높은 욕구를 나타내기도 했다.

현재 보건복지부는 전동휠체어, 전동스쿠터, 수동휠체어 등을 건강보험 급여항목으로 두고 있다. 기준금액은 전동휠체어 209만원, 전동스쿠터 167만원, 수동휠체어 48만원이며 소득수준에 따라 본인부담금이 발생한다.

문제는 대부분이 중증인 근육장애인의 경우 특성에 맞는 제품을 구입하려면 만만치 않은 비용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 씨도 1000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구입해 사용하고 있다. 근육이 빠지다보니 체구가 작고 척추측만까지 있어 특성이 고려된 제품이 아닌 경우 몸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앉아있을 수조차 없고, 조금만 오래 앉아 있게 되면 혈액순환이 안 돼 몸에서 열도 나기 때문에 뒤로 젖혀지는 기능이 추가된 전동휠체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지원 받은 금액은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기 때문에 160만원뿐으로 약 840만원을 자부담했다.

서 씨는 “1000만원이 되는 금액 때문에 15년 간 미루다 부담이 되는 줄 알면서도 땅을 팔아가면서까지 올해 3월 특성이 고려된 제품을 구입했다”면서 “근육장애인들이 특성에 맞는 제품을 비용 부담 없이 구입할 수 있도록 장애인보장구 건강보험 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비 부담에 빚만 느는 근육장애인 가정

근육병의 경우 근육이 점점 약해지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1년에 1~2번 정도는 병원에 입원해 종합적인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현재 건강보험공단 산정특례로 등록된 근육병 환자의 경우 의료비로 ▲요양급여 본인부담금 ▲호흡보조기 대여료 ▲기침 유발기 대여료 ▲보장구 구입비용 지원 ▲간병비 등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정기검진에 소요되는 비용이 대부분 지원되지 않아 근육병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암, 뇌질환, 심장질환에는 거의 무료로 받을 수 있는 MRI 진단도 희귀질환에는 일부만 지원되고 있는 것. 또한 감기 같은 작은 질병에도 입원할 정도로 크게 아프기 때문에 치료비 부담도 만만치 않다.

서 씨는 “근육병을 가지게 되면 온몸에 붙어 있는 근육이 제대로 기능을 해 심장은 잘 뛰고 있는지 호흡은 정상인지 일 년에 한 두 번씩은 입원해서 종합적인 검진을 받아야한다”면서 “CT촬영이며 MRI검사며 이것저것 병원에서 실시하는 검사를 받다보면 종합검진 한 번에 자부담으로 100만원씩 지출하는 것은 기본다. 부담이 되 일 년에 두 번 받아야하는 검사도 한 번으로 줄인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체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몸에서 열이 나고, 장기들이 안 움직인다. 감기 같은 작은 질환에도 근육장애인에게는 치명적”이라면서 “신종플루가 유행할 당시 입원을 20일정도 했는데 자부담만 320만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 씨는 내가 아프면 가정의 빛은 그만큼 늘어나고, 주위에 아는 근육 장애인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토로한다.

서 씨는 “모르시는 분들은 희귀질환이라고 말하면 지원이 굉장히 많은 줄 안다”면서 “희귀난치성질환자 지원 사업으로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합병증으로 인한 검사비 같은 경우에는 지원이 안 되는 부분들이 많다. 근육장애인들의 상황을 고려해 의료서비스 및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근육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인식도 큰 장벽

“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호흡기를 착용한 근육장애인들이 외출을 하면 ‘환자 같다’, ‘병원에 가있지 여기 왜 왔느냐?’, ‘어디 아프냐?’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실제로 이러한 말과 시선 때문에 상처받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근육장애인들도 있다.”

근육장애인들이 사회로 나오는데 중증의 환자처럼 바라보는 시선 등 차별적 인식이 큰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서 씨의 말이다. 또 하나는 근육장애인의 특성 고려 없는 편의 시설 문제다.

서 씨는 “우리나라 인도가 좋지 않다. 뇌병변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체구가 작은 근육장애인의 경우 전동휠체어로 길거리를 이동하다보면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하나하나가 온몸에 큰 충격으로 작용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하철을 이용할 때 몇 번이고 망설이다가 단차 때문에 이동식 경사로를 전화로 지하철역에 요구하면 귀찮다는 듯이 들어주거나 3정거장 전에 다시 전화 달라며 끊어 버리는 불친절을 겪었다”면서 “근육장애인들이 사회로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개선도 빼놓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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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연 기자 (jiyeon@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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