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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년후견인제도가 유일한 대안일까?

권리조약안과의 상충문제 해결책 찾기 시급

8일 토론회, 문제제기 수준에서 토론 그쳐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6-09-11 15:11:33
성년후견인추진연대는 지난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년후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추진방법에 대해 논의했다.<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성년후견인추진연대는 지난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성년후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추진방법에 대해 논의했다.<에이블뉴스>
국제장애인권리조약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장애인의 법적 권한 보장문제가 국내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12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 '국제장애인권리조약 제8차 특별위원회'에서는 ‘법 앞에서의 평등’을 다루는 제12조의 내용 중 '장애인의 법적 권한’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됐다.

특히 장애인의 법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대리인 및 후견인 제도를 두는 대리모델과 법적 권리 보장을 위한 각종 지원책을 통해 스스로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모델 중 어느 것을 선택해야할 지가 쟁점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지원모델이 채택됐다. 사람이 아닌 사회적 시스템을 통한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공식적 방향으로 결정된 것이다. 이는 장애인을 보호 대상이 아니라 행위 능력이 있는 적극적인 존재로 봐야한다는 측면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성년후견제 도입을 기정사실로 놓고 토론회 전개

하지만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성년후견제'는 이 조항과 대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 열린우리당 이은영 의원이 '성년후견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데 이어 성년후견인추진연대는 지난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공청회를 열어 기존의 민법을 개정한 성년후견제 도입 법안을 발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이은영 의원 발의 법안과 성년후견제추진연대에서 추진하고 있는 법안 중 어떤 법안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또한 어떻게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등이 주로 논의됐다. 대부분의 토론자들도 성년후견제 도입의 당위성을 전제로 방법론에 초점을 두고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성년후견제 도입의 당위성을 전제로 어떻게 제도를 도입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토론을 펼쳤다. 왼쪽부터 이영규 한양대 교수,  권금주 서울사이버대 교수,  권유상 한국장애인부모회  사무 에이블포토로 보기 이날 참석한 토론자들은 성년후견제 도입의 당위성을 전제로 어떻게 제도를 도입할 것인가에 중점을 두고 토론을 펼쳤다. 왼쪽부터 이영규 한양대 교수, 권금주 서울사이버대 교수, 권유상 한국장애인부모회 사무
특히 성년후견제추진연대 정책위원장인 이영규 한양대(법학과) 교수는 성년후견제추진연대와 논의해 마련한 '성년후견법안'의 내용을 발표하며, 성년후견제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강하게 주장했다.

이 교수는 "성년후견인 제도는 당사자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하지만, 대부분의 당사자는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없으므로 부모나 보호자의 의견을 수렴할 수밖에 없으며, 보호자의 의견이 절대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후견인 제도는 장애인들 자신이나 부모의 재산이 잘 관리되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므로 빠른 시일 내에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면서 "법의 도입까지 많은 난제가 예상되지만 국가와 사회가 관심을 갖고 적극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팀 유주헌 사무관도 "성년후견제는 당사자의 의사능력을 최대한 존중한다는 전재위에, 후견인을 통해 일정행위를 보충적으로 실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성년후견이 제도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나 이견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나머지 토론자들 또한 성년후견제 도입을 기정사실화 한 상태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장애인부모회 권유상 사무처장은 부모의 입장에서 '후견인 제도의 도입이 얼마나 절실한가'에 대해 설명했고, 서울사이버대 권금주(사회복지학) 교수는 앞서 발표된 두 법안의 쟁점을 비교하면서 후견제의 실용방안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DPI 김대성 사무처장, “성년후견제 다시 생각해야”

국제적인 흐름에 맞추어 성년후견인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한국DPI  김대성 사무처장.<에이블 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국제적인 흐름에 맞추어 성년후견인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한국DPI 김대성 사무처장.<에이블 뉴스>
이처럼 성년후견제 도입 추진을 당연시하고 진행되는 이날 토론회에서 한국DPI 김대성 사무처장만이 성년후견제 도입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했다.

김대성 사무처장은 "장애인의 법적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면서 "하지만 제도의 방향성에 대한 근본적 문제제기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성년후견제 도입에 대해 다시 검토하자는 의견이다.

김 처장은 IDC(International Disability Caucus, 국제 장애인엔지오들의 연대회의)가 얼마 전 우리나라 정부(국무총리)측에 보낸 의견서를 중심으로 '지원을 통한 의사결정(지원모델)’에 대해 소개했다.

IDC의 의견서에 따르면, 장애인의 법적 권한을 보장하기 위한 지원모델은 '해당인의 법적 권한을 행사할 수 없다'는 기존의 전제를 부정하는 모델이다. 장애인의 법적 권한 행사시 필요한 지원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한 지원모델에서는 당사자의 의지 및 선호는 어떤 대리인의 판단보다 앞서 고려된다. 해당인의 의지나 선호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함은 물론 파악된 결과에 근거해 해당인의 의사를 따라야 한다. 따라서 장애인의 의지와 선호를 존중해야하는 의무 사항이 더해지는 것이다.

'국제장애인권리조약안'은 오는 12월에 열리는 유엔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시 된다. 이 조약안이 통과되고 우리나라가 비준하게 된다면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발휘하게 되고, 즉 현재 국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성년후견제 법안과 충돌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김 처장은 "국제적인 흐름상 성년후견인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지난 8월 25일 완성된 '국제장애인권리조약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않고 본 제도를 추진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발제자는 물론 토론자들이 김 처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아 본격적인 토론은 진행되지 못했다.

[설문조사]장애인지원종합대책에 점수를 준다면?

주원희 기자 (ablenew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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