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장장애인에 대해 그저 사회는 ‘키 작다’라는 생각 뿐이에요. 당사자 입장에서는 경제적, 의료적으로 불편을 많이 감소하고 사는데, 질환 정리조차도 안 된 현실이라니.. 소수자들의 서러움이죠.33년간 저신장장애인으로 생활해온
황정영씨(33세, 지체3급).그는
한국저신장장애인연합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작은 사무실에서 만난 황 씨의 첫 마디는 “정부는 우리를 너무 모른다”였다.
지체장애로 속하는 저신장장애인. 그 마저도 최하급인 6급 4호, 5호 수준으로의 낮은 등급밖에 부여받을 수 없는 그들.
전국 5천 명 정도 저신장장애인들이 있지만, 이마저도 추정치일 뿐, 공식적으로 정부가 나서서 실태조사나 현황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적이 전혀 없다.
등급 또한 제각각이다. 예전에는 희귀한 장애다 보니까 급수도 3급까지 받았지만, 현재는 6급 외에 받을 수 없는 현실이다.
“제가 7살 때 등급을 받았어요. 당시 1989년도였는데요. 옛날에는
연골무형성증이라는 질환 자체가 너무나 희귀하다보니까 3급까지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었어요. 심한 사람은 2급까지도 받았죠. 근데 현재는 6급 4호, 5호밖에 받을 수 없어요. 그마저도
연골무형성증에서만 가능한 거예요. 저신장장애인의 원인은 다양한데, 3분의 1정도만 장애등급을 받을 수 있는 셈이죠.”
먼저 저신장장애인의 애로점, 의료비다.
연골무형성증에 대한 합병증이 21개가 넘지만, 저신장장애인의 의료비 혜택은 희귀, 난치성 질환 건강보험 10%수준이다. 한 수술을 하다보면 최대 500만원까지의 자부담이 들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경제력이 받쳐줘야 여러 수술을 할 수 있고, 경제력이 없으면 수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일단 저신장장애인의 경우 정강이뼈, 대퇴골, 팔 등이 휘거나 연장수술이 필요해요. 저 같은 경우는 상체가 작지 않지만, 하체가 짧아서 성장하면서 하체를 누르게 되요. 하체가 많이 눌리면 농구공이 왔다 갔다 할 정도로 다리가 많이 휘거든요. 다리 휘는 수술을 3차례나 받았어요. 당시 건강보험 적용이 안됐던 시대라서 1억 다리라고도 불려요. 그만큼 의료비가 많이 드는 거죠.”
황 씨는 다리 외에도
연골무형성증 동반질환인 중이염, 편도 수술을 받았다. 편도의 경우, 성장하면서 편도가 목을 막기 때문에 제거가 필요하다는 설명. 이들의 수술비 역시 각각 본인부담금 300만 원 정도다. 성장하면서 그가 낸 수술비만 1600만 원 정도지만, 그는 또 한 번의 수술을 앞두고 있다.
“코골이 수술을 해야 되요. 코골이가 저신장장애인의 합병증이기도 한데요, 사람마다 정도가 조금씩 다른데, 저 같은 경우는 옆에서 소리 지르는 정도예요. 코골이가 위험한 수술이고, 의료비가 많이 들어요. 또 저신장장애인에 대해 의사가 인지를 잘 못해요. 그냥 어떤 의사로 가라고 말을 하니까 한 병원으로 몰리게 되고요.”
저신장장애인에 대한인지 조차 못하는 의료기관과 정부. 황 씨는 주무부처인 보건
복지부가 나서서 질환정리부터 해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가 장애 중에 질환이 가장 많거든요. 근데 정리조차도 안됐어요. 정부에서도 정리를 못하고 있죠. 보니까 다 똑같이 생겼다, 이렇게 판단을 해보이는거죠. 합병증이나 동반질환도 잘 모른 채요. 암, 치매, 노인 등이 중점이다 보니까 소외된 것이 사실이죠. 일단은 정확한 실태조사가 필요하지 않나 싶어요. 아직 아무런 결과물이 없거든요.”
월트디즈니의 대표적인 동화인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 이 동화에 등장하는 일곱
난쟁이들은 북유럽 신화에 기원을 둔
난쟁이 족으로, 땅속에서 보물이나 광물을 쉼 없이 캠으로써, 스스로의 열등감을 만회하기 위해 살아가는 모습으로 비춰주고 있다.
반면, ‘
난쟁이’의 우리나라 어원은 ‘난장’으로 온갖 광대 짓을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일을 하던 왜소한 사람들을 일컫는 단어로, 보통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살기 보다는 그들의 신체적 특징을 이용해 먹고 산다는 비하의 뜻이 담겨 있다. 때문에 저신장장애인들은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살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