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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의 시대, 장애인 정책 공약 이념보다 실천이다
<기고>조종란 서울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1-12-29 09:47:53
조종란 서울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에이블뉴스
▲조종란 서울여자대학교 석좌교수. ⓒ에이블뉴스
장애인의 삶,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시대 열어야

2021년이 저물고 있다. 다른 해였다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계획하며 설레는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겠지만, 2년째 코로나가 할퀴고 간 상처에 웃음이 넘치는 연말 모임이나 따뜻한 거리 풍경은 감히 기대하기조차 어렵다.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인해 피폐해진 국민들의 삶을 구원할 차기 대통령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장애계도 다르지 않다. 특히, 유례없는 감염병 위기 속에 사회적 취약계층인 장애인들의 삶은 얼마나 고단했고 위협당했는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혹독한 대가를 통해 경험했기에 새로운 미래를 책임질 리더에 대한 장애계의 갈망과 기대는 매우 크다.

지난 2000년부터 장애계는 매 선거마다 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반영한 공약과 장애문제 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해왔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2022 대선장애인연대 공약안’을 주요 대선후보 캠프에 전달했다.

이번 공약은 ▲국가정책의 장애포괄성 강화 ▲장애인 개별 지원 및 선택권 강화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환경 강화 등 3개 영역에 10대 공약을 중심으로 내세웠다. 특히 장애계는 장애인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을 국가장애인위원회 설치, 서비스 선택권 보장을 위한 개인예산제 도입, 장애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폐지, 장애인 기본소득 도입 및 장애인연금 확대 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계의 요구에 마치 화답이라도 하듯이 지난 12월 10일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한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정책 공약 발표가 있었다. 후보들은 이구동성으로 장애인의 삶을 선진국 수준에 걸맞는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후보들의 발표를 면밀하게 들여다보니, 장애인이 평등하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개인별 맞춤형 지원과 선택권을 강화하며, 장애인 이동권과 노동권을 보장하겠다는 등 그간 선거에서 나왔던 공약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역대 대선 후보들의 장애인 관련 공약이 정당별로 사용하는 용어나 표현만 달랐을 뿐 진영을 초월해 대동소이했기 때문에 사실상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역시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는 중도층 유권자를 의식해서인지 정책 변별력이 더욱 사라진 듯 보였다.

장애 감수성까진 아니더라도 공감·경청의 자세, 이념보다 실천이 중요

대부분의 장애인 정책 공약은 시늉만 하다 공(空)약으로 끝난다. 현장을 잘 모르니 공급자 중심의 탁상공론 수준이나 알맹이 없는 미사여구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역지사지를 실천하겠다며 현장을 찾아 어설프게 몇 마디 하다가 장애에 대한 무지와 편견의 밑천만 드러내는 바람에 언론의 뭇매를 맞은 정치인들이 어디 한둘이겠는가.

장애 감수성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공감 능력이나 경청하는 자세만이라도 가지길 바라는 것이 한 사람의 유권자로서 과한 욕심은 아닐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평생을 장애인 분야에서 일해 오면서 필자가 깨달은 것은 열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 이념보다 실천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지금 선거판에서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온갖 포퓰리즘적 복지 공약이 남발하지만, 공약은 구색 맞추기가 아니다. 실행을 담보하지 않은 공약은 백해무익하며 오히려 독이 든 사과와 같다. 우리는 책임감 있는 공약 이행 능력과 실천 의지가 있는 후보, 즉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실행력 있는 후보를 열렬히 지지할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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