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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인이 된 아빠와 약속 지킨 뇌병변장애인
보디빌더 김민규씨, 사연 담긴 편지…잠실서 시구
2주간 훈련 통해 ‘포크볼’ 성공…“다음 도전은 결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7-06-15 14:40:11
지난 5월17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하고 있는 뇌병변장애 보디빌더 김민규 씨.ⓒ두산베어스
▲지난 5월17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하고 있는 뇌병변장애 보디빌더 김민규 씨.ⓒ두산베어스
뇌병변장애 보디빌더 1호 김민규 씨(뇌병변1급, 37세)는 3년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포기하지 마세요”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잘못된 장애인식에 헬스장 등록 거부와 불특정인들의 조롱, 몇 번이고 눈물을 삼켰지만, 끊임없는 노력으로 보디빌더로 발돋움했죠. 그랬던 민규 씨가 오랜만에 연락을 해왔습니다.

“제가 꿈꿔왔던 일을 이뤘어요. 3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인 프로야구 시구 하는 꿈이요.”

지난 5월 17일, NC와 잠실야구장에서 홈경기를 가진 두산베어스가 이날 시구자로 민규 씨를 초대한 겁니다.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두잇포유(Doo It For You) 프로젝트 주인공으로 선정된 민규 씨는 평소 좋아했던 유희관 선수의 따뜻한 조언 속 당당히 마운드에 올랐는데요.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민규 씨는 마운드로 내려앉아 힘차게 공을 던졌습니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 시구 였죠.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것이 바로 야구였습니다.”

그저 감동적인 단발성 이벤트로 보일 수 있겠지만 민규 씨는 예전부터 시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습니다. 선천적으로 장애를 갖고 태어나 넘어지는 것이 일과였는데요. “놀림 받기 싫다”며 선택한 운동, 3년이나 늦게 입학한 대구대 부설 보건학교(특수학교)에서 투수로 활약했습니다. 물론, 마운드에 앉은 채로요. 본디 투구는 발돋움을 통해 최대치를 끌어내야 하지만 뇌병변장애 1급인 민규 씨에게는 무립니다. 그래서 빠른 공의 직구 대신 변화구 위주로 투구해왔습니다.

“대구대 부설 보건학교를 다녔거든요. 거기에서 ‘찬호김’으로 불렸습니다.”

성인이 되어서는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다시 체력 키우기에 몰입해왔지만,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헬스장에서 번번이 거부를 당했습니다. 어렵게 받아준 한 헬스장에서는 주인이 바뀌며 안전사고 우려로 등록을 거부, 결국 집 안에서 스스로 운동을 해왔습니다.

김민규씨는 꾸준히 자신의 SNS, 유투브를 통해 운동 영상을 올린다.ⓒ유투브
▲김민규씨는 꾸준히 자신의 SNS, 유투브를 통해 운동 영상을 올린다.ⓒ유투브
“장애가 있으면 덤벨을 드는 것도 비장애인에 비해 3~4배에 힘과 노력이 듭니다. 깡마른 몸매가 싫어서, 놀림이 싫어서 운동을 시작한 선수도 있습니다. 저도 장애인으로 태어나 사람이 싫고 사회복지사로 하려니 체력이 문제라서 운동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제가 찍어 올리는 사진에 부끄러움이 없습니다. 부족한 부분을 찾기 위한 과정이거든요.”

미니홈피, SNS에서는 민규 씨의 사진과 운동일지가 꾸준히 기록돼있습니다. 그런 그를 “운동도 안한 몸이네”라며 비웃는 철없는 이들도 있죠. 그런 그들에게 똑같은 비난이 아닌, 장애인들이 얼마나 운동하기 힘든 현실인지 알립니다. 물론 자신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며 “장애인도 운동할 수 있다”는 메시지도 남기고 있고요.

이번 시구를 위해서도 2주전부터 제구력을 찾기 위해 동네 놀이터에서 공을 던지고, 어깨 운동, 팔 손목 운동을 해왔다는 민규 씨. 시구란 꿈을 이뤘기 때문에 최근 운동량이 많이 줄었다고 합니다. 그런 그의 다음 목표는 뭘까요?

“다음 목표는 결혼이에요. 될 진 모르겠지만..! 여러분들도 저처럼 도전해서 꿈을 이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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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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