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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서울시 장애인 탈시설화 계획’ 우려점
목표인원 1차 대비 반토막…“시설 소규모화 정책”
거주시설 변환시범사업 ‘시설해체’ 원칙 명시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6-26 17:57:40
2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 진행된 서울시 탈시설 정책제안 토론회에서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현영 사무국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2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 진행된 서울시 탈시설 정책제안 토론회에서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현영 사무국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서울시가 최근 제2차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화 5개년 계획(2018~2022)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1차 계획(2013~2017)에 비해 세부과제가 확충되고 재가장애인의 시설입소 예방이 정책과제로 추가됐다.

내용 면에서도 1차 계획에서 제기된 문제점에 대해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많이 반영됐다. 또한 탈시설 후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자 하는 서울시의 계획은 긍정적 변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제2차 계획에는 장애인권단체가 제1차 계획추진 과정에서부터 지적한 공동생활빌리지 등 장애인거주시설이 운영하는 시설체험홈을 확대하는 계획 등이 담겨 있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5개 장애인권단체는 2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토론회를 갖고 제2차 장애인거주시설 탈시설화 5개년 계획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절반으로 줄어든 장애인 탈시설 목표 인원=발제자로 나선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박현영 사무국장에 따르면 제2차 계획의 목표인원은 300명(매년 60명씩 총 5년)이다. 제1차 계획인 600명에 비해 절반 가량이나 줄어든 수치다.

장애인권단체는 제1차 계획 추진 기간 동안 서울시를 향해 시설체험홈, 시설법인 운영 그룹홈의 당사자 입주는 탈시설이 아니라며 목표인원 단축 없는 진정한 의미의 탈시설(자립생활주택 입주 등)을 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제2차 계획 기간동안 탈시설 목표인원을 300명으로 설정했다. 목표인원은 관내 장애인거주시설 장애인을 대상으로 탈시설 욕구를 조사한 결과과를 근거로 산출됐다.

하지만 탈시설욕구조사에서 탈시설 욕구를 밝힌 거주시설장애인은 534명(21%)에 이르고 이중 자립준비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는 351명이었다. 즉 탈시설 욕구를 밝힌 사람이 524명이 있음에도 이중 제2차 계획 기간 동안 300명만 탈시설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524명 중 300명만 탈시설지원하겠다는 것은 200명 이상의 사람을 5년간 시설에서 더 기다리라는 것이다. 여기에 서울시는 매년 탈시설 욕구조사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탈시설 욕구가 있는 사람에게 또다시 욕구를 물어보는 것이다. 희망고문이 아닌, 당장 탈시설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더군다나 제1차 계획에서 장애인권단체와 장애인당사자들의 문제제기로 제외됐던 공동주택빌리지(기존시설을 리모델링해 1개소 당 30며의 장애인을 거주하게 하는 정책, 이하 시설체험홈)이 제2차 계획에 또다시 포함됐다.

당시 서울시는 시설체험홈 정책을 설명하면서 탈시설의 과정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탈시설정책이 아닌 기존의 대규모시설을 소규모화하는 시설 정책일 뿐이었다는 게 박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서울시의 설명과 달리 시설체험홈은 거주시설 장애인의 탈시설을 온전히 이끌지 못했다. 2011~2016년 5월까지 시설체험홈에 입주해 생활한 265명 중 126명이 시설체험홈을 퇴소했지만 원시설로 복귀한 당사자가 65명에 달했다.

서울시 탈시설 정책제안 토론회 모습. ⓒ에이블뉴스
▲서울시 탈시설 정책제안 토론회 모습. ⓒ에이블뉴스
■장애인거주시설 변환시범사업 원칙 수립 필요=박 사무국장은 성공적인 서울시 탈시설 정책을 위한 제언으로 시설해체를 전제로 한 장애인거주시설 변환시범사업의 원칙이 수립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제2차 계획 안에 포함돼 있는 장애인거주시설 변환시범사업이 포함돼 있는데, 거주시설 변환은 현행법 상 폐쇄 또는 폐지만 가능하기 때문에 폐쇄 과정에서 제기되는 과제에 대한 정책대안 차원의 제언이다.

즉 사업의 목적을 장애인거주시설 운영구조 변경이 아닌 시설해체임을 명시하고 원칙을 정해 추진해야 한다는 것.

박 사무국장이 제시한 원칙 안에는 시설거주인의 주거공단을 1가구 2인 거주, 시범사업 운영 거주시설의 자립생활주택 운영사업자 지정, 거주시설 산하 ‘시설해체 및 탈시설 전환을 위한 징검다리센터’ 운영, 거주시설 기본재산 매각기금 서울시 기부채납, 거주시설 직원의 자립생활주택 코디업무 전환 등이 담겨 있다.

박 사무국장은 “장애인거주시설에 쏟아지는 예산을 지역에서 살아갈 때 필요한 예산으로 전환해 성공적인 탈시설 정책을 이뤄내야 한다”면서 “이를테면 대구시립희망원이 폐쇄될 경우 교부된 예산이 불용하는 게 아니라 탈시설 당사자가 그 예산으로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일상생활에 필요한 것을 구입하는 데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예산은 개인별지원계획과 함께 당사자들의 필요와 욕구에 따라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애인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조미경 센터장. ⓒ에이블뉴스
▲장애인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조미경 센터장. ⓒ에이블뉴스
■“문제점 및 정책제언 문서로” 관계자 불참=제2차 계획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제시됐지만 정작 이를 듣고 입장을 내야 할 서울시청 장애인복지정책과 직원은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직원은 (제2차 계획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서울시의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토론회장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 전달해 줄 것을 요구했다.

장애인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조미경 센터장은 “서울시청 장애인복지정책과 직원은 제2차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게 나오지 않았고 중앙정부가 구체적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아 입장을 내기 어렵다고 했다”면서 “몸 사리기를 하는 듯 해서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토론회에서 나온 당사자들의 의견을 정리해서 본인에게 전달해 주면 반영하도록 검토하겠다고 했다. 진정으로 장애인 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의지가 있다면 이 토론회 자리에 나오는 게 맞다고 본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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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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