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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자기결정권 침해 공직선거법 합헌 결정 규탄
[성명]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6월 2일)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20-06-03 08:34:19
장애인이면 내 의사와 상관없이 누군가 나의 비밀투표를 지켜봐도 된다는 헌법재판소의 낡은 인권의식과 차별적인 결정을 규탄하며,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이 차별을 바꿔나갈 것이다.

지난 제19대 대통령선거일인 2017년 5월 9일, 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는 뇌병변 장애인이 활동지원사 1인의 도움만 받아 투표하려다가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시각 또는 신체의 장애로 인하여 자신이 기표할 수 없는 선거인은 그 가족 또는 본인이 지명한 2인을 동반하여 투표를 보조하게 할 수 있다)에 따라 제지당하였고 결국 투표하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피해자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대리인단(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소수자인권위원회)과 함께 2017년 8월 5일, ‘선관위의 제지 행위 및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이 장애인의 선거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하였습니다. (2017헌마867)

헌법재판소는 3년 가까이 지난 2020년 5월 27일 ‘가족이 아닌 경우 장애인 투표보조 2인 동반’을 규정한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6항 후단이 장애인의 선거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며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기각하였습니다.

그러면서 기각 이유로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은 장애인 거주시설의 관계자들이나 보조인들로부터 영향을 받기 쉬워 중증장애인의 선거권 행사를 대리투표로 악용하는 선거범죄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상호 견제가 가능한 2명이 되어야 객관적이고 공정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투표보조인 1인만 동반할 시 절차를 엄격히 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고, 오히려 투표보조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어 중증장애인들이 선거권 행사를 포기하게 될 수 있으므로, 이를 현행 조항과 동일한 수준으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헌법재판소 결정에 경악을 넘어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장애인은 스스로 자기의사를 결정할 수 없는 존재이고, 누군가의 범죄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단정하였습니다.

장애인을 그저 무능력한 존재로 여기는 사고방식에서 헌법재판소는 장애인이면 내 의사와 상관없이 내가 원하지 않는 누군가가 나의 비밀투표를 지켜봐도 괜찮다고 판단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낡은 인권의식에 우리는 분노를 금할 길이 없으며 장애인 차별을 두둔하면서 오히려 장애인은 무능력하다는 편견을 조장하고 있는 헌법재판소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물론 소수의견으로 ‘투표를 통한 정치적 의사표현은 가장 내밀한 영역에 해당하므로, 무엇보다 선거인은 자신이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스스로 투표보조인으로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하였지만 다수의 비장애인이 중심인 이 사회에서 헌법재판소의 결정 또한 낡은 인권의식을 가진 다수의 의견에 따라 결국 소수자인 장애인의 인권은 배제당하였고 차별당한 것입니다.

우리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강력히 규탄하며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이 차별을 바꿔 나갈 것입니다. 국민들의 향상되는 인권과 함께 살아 숨 쉬어야 하는 헌법을 위해서라도 차별받고 있는 우리가 이 사회를 바꿔나가겠습니다. 우리들의 정당한 투쟁에 많은 분들이 함께 지켜봐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2020년 6월 2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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