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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확산이 중요
경영 마인드 갖춘 인재 등 없어 사회적기업화는 '불가능’
자조모임 역할 논의는 시기상조, 우선 만드든 것이 중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4-19 15:47:22
2018년 9월 15일에 개최된 성인 자폐성장애인 자조모임 'estas' 총회.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이 필자 본인이다. ⓒ장지용
▲2018년 9월 15일에 개최된 성인 자폐성장애인 자조모임 'estas' 총회. 초록색 옷을 입은 사람이 필자 본인이다. ⓒ장지용
정부가 최근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운영해온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활성화해 돌봄, 교육 등 서비스를 제공할 사회적경제기업으로 육성하는 ‘사회적경제를 활용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활성화 지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2022년까지 총 150개로 늘린다고 합니다.

이 이슈에 대해서는 저는 엄청 할 말이 많습니다. 그 분야에서는 당사자 전문가이기도 하고, 실행을 하고 있는 당사자이기도 하며, 관련 해외 선진사례 연수도 다녀온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발달장애인 자조집단 운동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성인 자폐성장애인 자조모임 estas의 활동 회원이고, estas라는 구상을 2013년 처음 시도한 사람이었으며, 영국의 선진사례를 배우고 왔었기 때문이었죠.

문제는 정부가 발달장애인 자조집단 정책에 대해서 결과적으로 엄청난 오판을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해야 할 것입니다. 발달장애인 자조집단을 어떻게 무슨 방법으로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인지, 현장에 있는 저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조치입니다.

발달장애인 자조집단에 대한 것은 발달장애인법 제11조에서 발달장애인 당사자는 자조모임을 결성할 권리가 있다고 선언했고, 이에 맞춰서 정부는 지원할 권한이 있다고 언급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장애인 예산 부족의 한계는 여기서도 느껴지길, 발달장애인 자조집단 관련 예산은 ‘0원’입니다. 네, 없습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발달장애인 자조집단 정책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중요한 골자는 사회적 기업 전환이 아니라 결성할 권리를 알리고 조직된 자조모임을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육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의 기존 구성 틀인 복지관, 부모단체의 영향력이 없는 독립/자치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형성될 수 있어야 합니다. 독립/자치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의 좋은 예가 바로 estas입니다.

실제로 estas는 설립에서 중앙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협조하기는 했지만, 실제 운영과 활동이 가속화된 2016년 이후에는 완전히 독립/자치 조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발달장애인들이 스스로 모이는 것 그 자체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정부는 모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자조모임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장애 사실을 대외적으로 공개해야 하며, 그다음으로 모임 날짜에는 외출해서 모임 장소에 도착하여 활동해야 합니다. 가끔씩은 문화 활동이나 회식까지 곁들여지는 경우도 있겠죠. 그러나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이는 것’입니다.

활동 분야에 대해 정부는 너무 모르고 있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은 모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음에도, 비생산적이고 문화나 인권 활동만 한다고, 그러니까 돈이 되지 않는다고 엄청난 오판을 했습니다. 제가 영국에서 만나고 온 AMASE라는 자폐인 자조모임과 접견하면서 들려준 이야기는 예상외였습니다.

기성 사회단체들도 하는 장애이해 사업을 넘어서, 당사자만의 시선이 있는 장애이해 사업을 대중을 향해 전개하고 있고, 자폐성장애인 당사자에게 자폐성장애가 있는 것을 자기 스스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가장 놀라웠던 것은 정치적 자조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적 자조활동이란, 한국으로 치면 국회나 정치권, 관료 집단을 향한 활동으로 자폐성장애의 존재와 자폐성장애인 당사자에게 알맞은 정책 발의 및 집행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물론 AMASE 책임자들은 스코틀랜드 지역사회에서도 자폐성장애를 모르거나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 대한 논리적 설득 같은 어려운 문제가 있지만요.

발달장애인 자조모임도 이제는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조건 돈을 벌라고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이 법률에 위반되는 활동 이외에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할 수 없는 이유를 비판하자면, 제일 결정적인 정부의 오판은 “발달장애인에게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 준비 자체가 없다”는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사회적 기업을 준비할 자본도 없고, 체계적인 경영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인은 극히 드물며(estas의 총무는 대학시절 경영학을 전공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에서도 있어봤기 때문에 잘 알지만 ‘사업 아이템’을 창의적으로, 경쟁력 있게 만드는 것이 과연 가능한지 저 자체적으로도 의문을 제기할 정도니까요.

그렇다고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적 경제를 위한 국가적 지원을 하는 것도 없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같은 사회적 경제 진흥 관련 기관들이 이에 걸맞은 발달장애인 맞춤형 육성 프로그램이나 자금지원, 경영 컨설팅 그런 것을 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발달장애인 중 기업가 정신 같은 경영자적 마인드를 갖춘 사람은 극히 드물기 때문에, 발달장애인 당사자 자조모임을 사회적 기업 등으로 전환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의 사례도 영국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AutAngel이 그 사례이기는 하지만 이들은 자조모임에서 발전한 것이 아니며, 오히려 자조모임의 연결체 역할을 하거나 당사자 관련 사업 등을 전개하지 수익사업을 벌이지는 않거든요. 이들은 오히려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활동을 진행할 정도입니다. 네, 자체적인 수익사업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에 대한 정부 정책의 기본 틀은 무리하게 사회적 경제니 사회적 기업이니 하는 것이 아니라, 발달장애인법 제11조로 돌아가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급한 정책이라고 할 것입니다.

현재로선, 발달장애인 자조모임은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 무슨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이죠.

발달장애인 자조모임 정책, 발달장애인법 제11조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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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장지용 (alvi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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