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인환의 월요 칼럼 >

발달장애인 화가 ‘날개 달기’

MC: <서인환의 월요칼럼>

서인환 장애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 서인환칼럼니스트 인터뷰 ♣

1) 요즘 화가로 맹활약중인 발달장애인들이 많은데요.

발달장애인이 화가로 활동하는 영역을

세대별로 구분할 수 있다구요.

 

1세대는 부모들이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많은 연습과 습작을 통해 자신만의 특성을 가진 다음, 가족들의 노력에 의해 세상에 알려진 화가들이다. 연령으로 보면 30대 후반부터 40대에 해당한다. 황무지를 처음 개척한 분들이다. 2세대는 그림을 좋아하고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인끼리 모임을 만들어 서로 자극하면서 연대를 하여 그림을 그리는 화가 모임을 운영하는 세대들이다. 연령대를 보면 2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에의 연령에 해당한다. 발달장애인들의 언어로 그림을 선택하고 문화를 만든 분들이다. 3세대는 그림의 재능을 발전시키기 위해 전문 교사의 도움을 받아 습작을 하여 재능을 길러 미술대학에 입학하는 등 20대 초반에 해당하는 발달장애인들이다. 발달장애인들이 음악 등에 재능을 발휘하는 것에 자극을 받아 미술에도 재능을 드러낸 것이다. 또한 앞 세대에서 닦아놓은 길을 더욱 발전시킨 것이다. 이들은 꿈나무 세대인 것이다.

 

2) 그렇군요. 그런데 특별히 발달장애인 화가들이

대중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있을까요?

 

미술은 표현 예술로서, 발달장애인은 표현 방식이 매우 독특하여 개성을 예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원근법은 사용하지 않았으나 색감이 독특하다거나, 데생의 구도에는 맞지 않으나 그림이 풍기는 분위기가 독특하다거나, 그림에서 비장애인에게서는 볼 수 없는 발달장애인의 표현방법과 상상력이 작품으로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다.

 

 

3) 미술사를 봐도 위대한 화가가 뒤늦게 그 실력을 인정 받는 경우도 많았죠.

 

현대미술의 아버지인 세잔은 기존 전통 화가들에게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데생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기초가 부족한 화가로 취급되었다. 인상파들은 빛의 삼원색의 조화나 망막의 인지성을 강조한 그림을 그렸는데, 세잔은 그림의 사물은 본질을 표현해야 한다고 하면서 사과를 그리면 옆에서 보는 장면과 위에서 보는 장면을 한 화면에 담았다. 빛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이용하여 사물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세잔의 시도가 피카소를 낳을 수 있었다. 입체파는 새로운 세상을 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그럼으로써 미의 세계의 확장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는 발달장애인의 눈을 통해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의 무딘 상상력을 벗어날 수 있다.

 

4) 맞습니다. 발달장애인 화가들만이 가질 수 있는 독창성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청와대나 대통령 집무실에도 발달장애인 화자들의 작품이 걸려 있을 정도로,

발달장애인 화가들이 작품이 귀한 대접을 받고 있죠.

 

우즈베키스탄 미르지오에바 여사가 한국을 국빈 방문하여 김정숙 여사와 함께 최차원이 그린 ‘바다거북과 산호’ 감상을 하였다. 청와대 접견실 앞에 이 그림이 걸려 있었던 것이다. 윤 대통령이 ‘집사부일체’에 출연하여 사택이 공개되었을 때에 관심을 끈 것은 김현우 작가의 ‘바다모래 수학 드로잉’ 이었다. 이 그림은 픽셀을 이용해 그린 것으로 파랑, 노랑, 주황색을 이용하여 모래와 바다의 교감을 표현하면서 마치 모래에 많은 사연들을 기록하듯 수학 공식들이 빼곡히 적혀 있다. 김현우 작가의 상상력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만든 것이다. 지금 이 그림은 대통령 집무실에 걸려 있으며, 바이든이 한국 방문을 했을 때 감상하고 기념사진도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대통령 집무실에는 김현우 작가의 ‘퍼시 잭슨 수학 드로잉’ 그림도 걸려 있어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소개되었다. 대통령 책상 앞에는 강예진 화가의 ‘엄마 좋아’라는 그림이 놓여 있는데, 엄마 말과 아기 말이 입을 맞대고 있는 그림으로, 엄마의 사랑과 아기의 애정을 표현한 것으로 무한한 창조력과 율동감이 잘 표현되어 있다는 평이다. 윤 대통령은 김현우 작가의 아버지가 검찰 수사관으로 일한 것을 인연으로 그림을 구매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그 후 김건희 여사가 그림의 가치에 대한 조언을 하였을 것이고, 그 후 추가로 발달장애인의 그림을 소장한 것으로 보인다.

 

5) 그런가하면 아예 발달장애인 화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곳도 늘고 있죠.

 

디스에이블에서는 발달장애인 화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고용을 하여 안정적인 작가 활동을 보장하면서 굿즈 등 다양한 작품들을 비장애인들의 생활 속에 스며들게 하고 있고, ‘아트림’에서는 기업의 로비 등에 발달장애인 그림을 렌트하여 감상하게 함으로써 발달장애인 화가들에게는 전시의 기회를 통한 자신감을, 기업에는 사회공헌을 통한 기여를, 그림을 감상하는 이들에게는 무한한 상상력과 그림을 통한 언어의 이해를 돕고 있다.

‘도와지’에서는 발달장애인 화가들이 표현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를 하고 있고, SK 이노베이션에서는 청년 발달장애인의 고용유지를 통한 안정적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장애인재단에서는 동물화가 신수성의 지속적인 창작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별로 활동도 두드러져 양평 한화리조트는 양평 발달장애인 창작 스튜디오 ‘틈’의 활동을 지원한 바 있고, 경기도에서는 예술 노동자 일자리 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발달장애인의 그림이 들어간 달력을 제작하여 배포하고 있고, 포스코의 지원으로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에서는 그림과 음악이 있는 공간을 통하여 철이 산업이나 기계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늑한 작품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면서 발달장애인의 창작을 지원하고 있는데, 그림을 3D 프린트로 제작하여 액자를 제작한 후 그 액자 자체의 울림으로 블루투스 스피커 역할도 하도록 한 것이다.

 

6) 이 같은 지원.. 꼭 필요하죠!

 

발달장애인 화가들은 그림을 판매하거나 상품화하는 것에는 재주가 부족하다. 즉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자신이 느낀 것이나 상상한 것을 그림으로 표현할 뿐이다. 정치인이 그림을 감상한 것이 사회적 관심을 갖기에 충분하겠지만, 마침 대통령 부인이 그림에 대한 조예가 깊은 전문가로서 작품에 대한 독창성을 인정하여 조언한 것도 발달장애인 화가들의 발전적 토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7) 그럼 그림에 재능이 있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할까요?

 

발달장애인의 그림 세계에 대하여는 세 가지 방향이 있다. 계속하여 인재를 발굴하고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영역을 확장해 가는 것에 대한 방향으로는 첫째 많은 전시 기회와 굿즈 상품 등의 판매를 통하여 지속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창조하는 것이다.

둘째는 미술은 순수미술이므로 판매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예술노동자를 위한 일자리를 보장해 주는 방향이다. 뛰어난 능력의 인정이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생활로 미술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기업이든, 장애인 미술 단체이든, 동호회이든 여러 명의 소득을 어느 정도 보장해 줌으로써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셋째로 우수한 창작활동이 비장애인에게까지 확장하여 작품성을 인정받고 장애인이라는 선입견을 벗어나 작가로서 인정받는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장애인이 대표작가로 성장하는 것이다.

 

최근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처럼 발달장애인의 미술 세계가 많은 관심을 받아 핫한 이슈가 되고 있다. 그들의 상상력이 우리 모두의 자산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발달장애인의 자리를 만들어주고, 작품 속에서 대화하고 느끼는 기회를 늘려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앞으로 국내 청년 미술 작가들의 최대 축제인 아시아프나 일본 민들레 전시와 같이 발달장애인의 그림이 인정을 넓히고, 인터넷을 통한 감상의 기회 보장과 소액 나눔 투자로서의 작품 구매 등의 활동을 꿈꿀 수도 있다. 김건희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대표는 사임하였으나, 발달장애인 창작 활성화 같은 공익활동은 얼마든지 가능하지 않을까? 이제 어느 전문 코디네이터의 활동으로 발달장애인 갤러리 운영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발달장애인 작가 지원 프로그램의 미래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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