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와 화제> 2013, 올해 장애계 최고의 핫 이슈는 ‘장애등급제’

MC: 올해 장애계의 가장 큰 관심은 무엇이었을까요.이를 알 수 있는 설문조사가 진행됐는데요.2013 장애계 최고의 이슈는 바로 ‘장애등급제 폐지’였다고 합니다.그렇다면 올 한해 장애인들의 관심이 장애등급제에 쏠린 이유는 뭘까요.에이블뉴스 이슬기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이슬기기자 인터뷰 ♣

1)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에이블뉴스에서 장애계 핫 이슈를 설문조사해 발표하는데요. 1위로 장애등급제가 올랐다구요.(설문조사 방법, 1위 이외에 5위까지 키워드 소개)

네, 그렇습니다. 에이블뉴스에서는 매년 인터넷설문조사를 통해 장애인계 10대 키워드를 선정해왔는데요. 올해도 역시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지난 12월5일부터 22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설문조사를 했구요. 총 386명이 참여했습니다.

이 결과 올 한해 가장 뜨거웠던 최고의 키워드 역시 장애등급제 폐지였습니다. 총 253표를 얻었구요.퍼센트로 보면 65%정도였습니다.

2) 그렇다면 올 한해 장애인들이 장애계등급제에 가장 민감한 반응을 보인 이유부터 들어볼까요.

네 아무래도 올해 장애계 핫이슈, 바로 장애등급제 였는데요. 아무래도 올초 박근혜정부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약속된 등급제 폐지를 이행하느냐란 기대 때문입니다.

3) 하지만 올해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장애등급제가 폐지됐다는 소식을 들을 수 없었던 이유는 뭐였습니까.

네 아무래도 장애계의 기대와는 달리 미적지근한 정부의 움직임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 시작은 올초 1월이었는데요.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염두에 두고 진행된 연구가 복지부의 미적대는 태도로 회의조차 열리지 못했습니다.

당초 회의에서는 국제장애분류, 즉 ICF 도입 논의를 위한 첫 단추인 연구보고서에 대해 논의가 되있었는데요. 복지부는 곧 하겠다는 말 뿐이었습니다.

이 연구로 인해 장애등급제가 폐지될까라는 기대가 완전히 무너질 수 밖에 없었죠.

4) 그래서 장애계도 보건복지부를 여러 차례 여러 방법으로 압박을 했었죠.

네 그렇습니다. 3월 장애계가 공동으로 마련한 장애등급제 대토론회에서인데요. 당시 장애계의 3명의 인물과 정부 측이 대립하는 구도로 이뤄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장애계는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폐지 주장을 완강히 밝혔던 반면, 정부의 입장은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당시 보건복지부 장애인정책과 담당자가 참석해 제대로 의견을 피력하지 못했을뿐더러, 핵심답변은 요리조리 피해가기만 했던 겁니다.

헛기침과 난색만 표하던 그는 폐지는 할 것이다 라는 애매한 답변만을 남기고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실망은 끝이 아니었습니다. 그 뒤 발표된 청와대 업무보고는 기가 막혔습니다. 폐지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업무보고에는 폐지와 관련해서 단 한줄도 포함되지 않았던 겁니다

이에 관계자는 업무과제가 하도 많다보니 빠졌다. 라고 저에게 답변을 했지만요. 장애계는 그 대답에 이미 신뢰를 잃은 상태였습니다. 과연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에 관심이 있는지 우려스러움만 가득했구요.

5) 결국 보건복지부도 정부안을 내놨는데요.현재 정부가 그린 장애등급제폐지 안은 어떤 내용입니까.

네, 정부는 지난 5월 ‘장애인정책 국정과제 추진계획’을 발표했는데요. 이 안에 장애등급제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오는 2017년 하되, 발판으로 내년부터 장애단순화 과정을 거치겠다고 발표한 겁니다.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까지 장애등급을 2~3개(즉 중증‧경증, 중증‧경중증‧경증)로 단순화할 예정이구요.

대통령 임기 말인 2017년에야 등급제가 완전히 폐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의학적 기준 중심의 장애등급제를 개인의 욕구 및 사회·환경적 요인을 고려한 장애판정기준을 마련, 맞춤형 서비스체계로 전환할 예정이구요.

6) 장애계로서는 실망이 크겠군요.

네 아무래도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먼저 장애등급 단순화는 장애등급제를 유지하겠다는 의도일뿐더러, 과연 대통령 임기 말에 등급제가 폐지될 수 있겠냐는 우려의 반응 뿐이었습니다.

또한 장애등급제 폐지의 가장 큰 우려점이기도 하죠. 바로 수급권 박탈로 인한 할인감면제도 어떻게 되냐 부분인데.요

지난 10월에 열린 토론회에서도 정부 측 담당자는 사실상 논의가 어렵다 라고 소극적으로 답한 부분 있구요.

7) 게다가 현재 장애등급제 업무를 맡고 있는 국민연금공단이 내년에 장애인들을 대상으로 ‘장애등급제를 폐지할지 말지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만약 설문조사결과가 장애등급제를 폐지하지 말자라고 나오면 어쩌나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정부가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해 일단 찬성한 만큼 약속을 지켜야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 사실상 칼자루를 쥔 주무부처는 보건복지부입니다.정부는 당장 내년부터 장애등급을 단순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올해가 끝나가는 지금 어떻게 된건지 계획 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더욱이 하반기에 복지부 수장이 바뀌고 세종청사로의 이전으로 부처내에서도 움직임이 소란스러울텐데요. 이럴때일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제도개편에 대한 정부의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겠다. 이런 구체적이지 않은 계획을 밝혀놓는 것으로 정부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복지를 어떻게 이끌고, 대중에게 진행되고 있는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는 1월5일이면, 장애등급제 폐지를 위한 광화문 농성장 500일을 맞이합니다.

장애등급제 폐지를 향한 기대는 아직 저물지 않았고, 정부를 향한 불신은 날로 커져가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같은 불신을 잠재울 복지부의 의지, 그 한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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