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문학예술연대(대표 최현숙)가 장애인 시인들이 자신의 육성으로 직접 낭독한 창작시를 CD에 담아 ‘살아있는 날의 詩作’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시집에는 한국시낭송가협회 이사 김태호씨를 비롯해 척수·청각·뇌병변·지체·시각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시인 7명이 직접 쓰고 낭독한 시 24편이 담겼다.

에이블뉴스는 이 CD에 담긴 시인들의 작품을 독자들이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차례차례 전한다. 두 번째는 청각장애 5급 김인옥 시인의 작품 '소낙비', '달', '낙엽'이다.

1. 소낙비

김인옥(청각장애5급)

비 내리는

저수지에

수제비가 가득 뜨네

어릴 적 동무들과 물위에

돌팔매로 띄우던

시장끼

한 자락 구름 속에

잠들었던 추억

빗길 위에 어려오네

2. 달

김인옥(청각장애5급)

끝도 없이 넓은 하늘

초승달로 떠서

바람 뚫고 구름 지나

서녘으로 갑니다

정한수 떠놓고 지새우는 밤

가슴속 거뭇한 멍이 들어

반달로 여위어가도

환한 빛에 가려

달무리로 우시는 줄 몰랐습니다

만월 되어 밤마다 조금씩

뜯기우는 젖가슴

어머님 기도를 알았습니다

초승달같이 굽어드는

내 허리를 만져보며

어머님 사랑을 그립니다

이제 빛을 다스려

길 떠날 즈음에야

어머님 생각하는

뜨거운 눈물 흘립니다

3. 낙엽

김인옥(청각장애5급)

칠순 눈엔 외롭다

가을바람에 떠는 나그네

세월에 밀려가는

연민의 모습

정열이 넘치던 낯빛

꽃처럼 아름답던 몸

비바람에 시달리다

가네

구르며 가네

다 그렇게, 구름 가듯 가는 길

모를 리 없으련만

어이 가다 서

뒤돌아보고

뒤돌아보나

때늦게 설워 흐느끼는 낙엽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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