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음향신호기에서 나오는 소리, 자살하세요?

자막]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2015.08.13)

음향신호기 안내음성

백병원 방향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길을 건너가려다 깜짝 놀란 이상훈 씨, 횡단보도로 착각했습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지금 보시면 음향신호기 단추 자체가, 단추의 12시 방향이 일반적으로 (건너편) 음향신호기가 설치된 방향이고요

그 다음에 내리막이 있어요 경사로처럼 돼 있으면 여기가 횡단보도라고 인식을 하거든요 누구나 그렇게 인식을 할 겁니다

여기에 횡단보도는 없죠? 네

이쪽에는 횡단보도가 없답니다 횡단보도가 없어요 여기에...

근데 건너가라고 해놓은 거예요 뭐죠 이건 도대체...

(횡단보도와) 거리가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보겠습니다 야 정말...

아니 이걸 어떻게 찾아간단 말입니까? 지금 유도블록도 없는 상태인데...

(대략) 10미터 정도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요 근데 여기는 어떤 시각 장애인이 오더라도

100프로입니다 저기 10미터 앞에 있는 거하고 여기에 내리막길이 있으면

여기가 횡단보도라고 생각을 하지 저기를 횡단보도라고 절대 생각 안하죠

횡단보도 신호등 옆에 설치된 음향신호기는 시각 장애인용입니다.

단추를 누르게 되면 소리를 들려줍니다.

음향신호기 안내음성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백병원 방향 횡단보도입니다

보행자 신호가 떨어지면 맞은편에서도 안내음이 나오게 돼 있습니다.

시각 장애인들은 이 소리를 듣고 횡단보도를 건너가게 됩니다.

음향신호기 안내음성

백병원 방향 횡단보도의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뚜루루룩

하지만 건너편에서는 안내음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이상훈 씨는 차도로 들어갈 뻔 했습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왜 차들이 안 서는 거죠?

음향신호기가 고장 난 걸까요?

아니면 안내음이 작아서 들리지 않은 걸까요?

이상훈 씨와 함께 횡단보도를 건너갔습니다.

음향신호기 바로 밑에서 소리를 들어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반대편에서 이상훈 씨 일행인 박순서 씨가 음향신호기의 단추를 눌렀습니다.

음향신호기 안내음성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백병원 방향 횡단보도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안내음이 흘러 나왔습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저쪽 다른 데서 소리가 나는데...

음향신호기 안내음

삐융삐융삐융 뚜루루룩 삐융삐융삐융 뚜루루룩

어디서 나고 있는 걸까?

안내음을 찾아서 또 다른 횡단보도를 건넜습니다.

길 건너편 대각선 방향에서 박순서 씨가 단추를 누르자 음향신호기가 작동됐습니다.

이상훈 씨 머리 위쪽에서도 안내음이 울렸습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저기 반대편에서 눌렀는데 여기서 소리가 나거든요

근데 차들이 막 지나가잖아요

그대로 사망입니다 사망...

지금이야 차량들이 많으니까 건너가려고해도 저 찻소리 때문에 못 건너가지만

이거 빨리 안 고치면 진짜로 큰일 나겠습니다

이곳에 설치된 횡단보도는 모두 직선 형태로 돼 있습니다.

하지만 시각 장애인들에게는 대각선 방향으로 길을 건너가라고 알려줍니다.

횡단보도가 아닌 차도로 건너가라는 얘기입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횡단보도도 없고 차들이 막 지나가는데 음향신호기 안내음은 양쪽에서 계속 나는데 그게 뭡니까?

자살하세요 자살하세요 자살하세요 자살하세요 자살하세요 자살하세요 그 소리인 거예요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승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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