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국내 최대 도심광장, 전시행정의 극치를 보여주네요

장 미 경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음향신호기는 저한테 흰 지팡이 다음으로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그냥 형식적인, 전시행정의 정말 극치를 보여주네요

자막] 송상현 광장 (부산광역시 진구) 2015.03.27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지금 여기가 건널목인데 저쪽에 신호등이 있다고 합니다

가 보도록 할게요

여기 있네요 여기까지 오기가 상당히 먼 거리입니다

4미터 이상 되는 거 같은데 이거(음향신호기 버튼) 찾기가 힘들거든요

자막]

횡단보도에서 음향신호기 버튼까지의 거리는 4.6미터

음향신호기 자체가 건널목에서 너무 멀리 설치돼있어요 그래서 버튼을 눌렀을 때 누르고 저기까지 가는데 대단히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저 주변에서 횡단보도를 찾는데 많이 헤매게 되고 그렇다고 해서 유도블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잔디가 있기 때문에 설마 여기에 신호등이 있다고 생각을 못할 수가 있죠

자막]

음향신호기 버튼 위에 설치된 자전거 횡단 표지판

지금 여기에, 제 머리에 닿거든요

저보다 키가 큰 사람들이 지나갈 때는 머리를 부딪치게 되는 거죠

시각장애인들이 누르고 지나가면 머리에 부딪치게 되는 거죠 그렇죠

이런 표지판을 왜 이런 데 설치했는지 모르겠어요

저쪽에서 음향신호기를 찾으러 와도 부딪치게 되고 누르고 나서도 부딪치게 된다는 거죠

대단히 위험하게 설치가 된, 머리를 모서리에, 날카롭거든요 둥글게 처리는 돼있지만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그래서 신장이 큰 분들이 지나가면 바로 머리에 찍히는 그런 사고가 일어날 것 같습니다

안전거리가 확보가 안 된 상태에요 지나가는 길에 있기 때문에 지금 저도 머리에 닿거든요

이거는 좀 위험하게 설치가 돼있는 겁니다

제일 위험한 게 뭐냐면 하단에 인지되는 게 없기 때문에 그냥 지나가버리거든요

지나가면 머리에 부딪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위험하게 돼 있는 거죠

(음향신호기) 설치를 건널목, 풀밭 이런 데가 아니고

이정도 위치에다 설치를 해 놓으면 누르고 바로 건너갈 수 있죠

자막]

맞은편 횡단보도

차 석 수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여기 있다는 걸 아니까 몸을 숙여서 이렇게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장애물이 있어서는 안 되겠죠

화단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장애물 이게 없어야 될 것 같은데요

자막]

송상현 광장의 또 다른 횡단보도

유 양 근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이리로 건너가야 되요? 아니요 그 앞에 있어요

여기 앞에요?

차도입니다 차도...

이런 식으로요?

뭐 걸리는 거 없습니까? 여기 걸리네요

위치가요?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렵네요

화단에 걸리니까 시각장애인들은 (화단) 안에 있다고 생각을 못하겠네요

차라리 이게 이쪽(화단 밖에) 있으면 낫는데...

여기 있다고 해도 (화단에) 걸리면 시각장애인들은 이게 아닌가보다 싶어서 당황하거든요

(화단) 안에 있다는 생각을 아예 못하지요

저걸 (음향신호기 버튼을) 편한 곳으로 옮겨주든지 접근하기 좋은 곳으로 해주면 좋겠네요

자막]

송상현 광장의 또 다른 횡단보도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제 오른쪽 3시 방향에 건널목이 있는데 앞쪽으로 가면 신호기가 있다고 하는데 한번 찾아보겠습니다

이게 뭘까요? 또 계단이 있습니까?

뭐죠?

이거 뭡니까?

앞에 또 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신호등이 있는지만 살펴볼게요

지금 앞에, 야 이건, 참...

여기 있네요

보십시오 이게 어떻게 돼있냐면... 신호등이 여기 있습니다

보통 건널목을 건널 때 건널목을 향한 상태에서 음향신호기를 누르고 건너야 되는데 이거는 건널목을 건너려면 건널 수가 없어요

화단이 어디까지인줄 모르겠어요

설치를 할 때 이렇게 생각을 한 거죠

팔을 뻗어서 이렇게 누르면 된다고...

그거야 보이는 사람이 그렇게 할 수 있는 거고 시각장애인은 보이지도 않는데

이걸 (음향신호기 버튼을) 어떻게 찾을 것이며

여기가 화단이라고 생각을 하지 여기에 신호기가 있다고 누가 생각하겠습니까?

이것은 없는 거예요 이건 말도 안 되는 겁니다

누가 자꾸 이렇게 설치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할 말이 없습니다 이거는 뭐...

옆으로 (팔을 뻗어서) 누르고 이렇게 가라는 소리입니다

대단하다고 봅니다 정말 대단합니다

작동은 되는가 보겠습니다

음향신호기 안내음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작동은 되네요

음향신호기 안내음

송상현 광장 방향 횡단보도입니다

이렇게 설치해버리면 이용할 수가 없죠

상당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나무에 걸리고 넘어지고, 지금 굉장히 위험한 상태입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설치해놨는지 모르겠습니다

참담합니다 화단도 그냥 잔디만 있는 화단이라면 그나마 귀엽게 봐주겠습니다

근데 저기는 진입조차도 불가능합니다

자기들은 설치만 하면 되는 거예요 설치만 하면 끝, 신호등에 설치만 하면 된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저걸 쓰는 사람들은 어떻게 쓸까는 아무런 생각이 없죠 자기는 알 필요도 없고 난 달면 끝이다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저걸 (음향신호기 버튼을) 어떻게 쓰든간에 자기들은 알 필요도 없죠

자기들은 저걸 설치하면 자기들은 할일 다했다고 생각할겁니다

대신에 그 주변에 쓸 수 없게 나무 심어놓고...

그냥 형식적인, 전시행정의 정말 극치를 보여주네요

우리는 이거 있습니다 할 거 아닙니까 시각장애인도 이용할 수 있다고...

서류상으로는 시각장애인들 이용할 수 있는 신호등 하면 저것도 포함이 될 거 아닙니까 분명히 설치를 했으니까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죠 근데 화단 안에 있어서 이용 못하죠

장 미 경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아이고, 어...

넘어질 것 같아요

여기 이거 있는 것 까지는 괜찮은데 여기에 나무들이 있어서

흰 지팡이 사용하기도 불편하고요

기둥 찾아가는 것 조차도 힘든 것 같아요

아마 비장애인 보행자들 편의나 아니면 외관상 보기 불편할 것 같아서

화단 안으로 집어넣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신호기는 제 구실을 하지 못하게 돼있는 것 같아요

유 양 근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리모컨을 사용을 하면 되기는 되죠

저도 오늘 이렇게 한다고 했으면 리모컨을 들고 가져 올 건데...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음향신호기의 궁극적인 의미가 시각장애인들이 쓰라고 하는 거지

리모컨을 들고 있는 시각장애인들만 쓰라는 건 아니거든요

그럼 버튼도 만들면 안 되죠 누르는 버튼은 왜 만들어 놨습니까 그렇죠?

리모컨을 들고 다니면 화단에 들어갈 일이 없다고 반문을 한다면

버튼은 뭐 하러 만들었습니까? 분명히 눌러서 동작을 하도록 만든 게 음향신호기입니다

장 미 경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리모컨은 늘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고장 확률도 있으니까

흰 지팡이를 사용해서 찾아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걸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상당히 찾기 어렵고, 여기는 상당히 힘든 부분이 있어요

보행하는데 있어서 아주 큰 역할을 하죠 제 흰 지팡이만큼이나, 음향신호기는 필수인 것 같아요

차 석 수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시각장애인들에게 음향신호기는 눈이나 마찬가지죠

장애물에 부딪치지 않고 원하는 목적지로 이동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거죠

그런 게 제대로 안되어 있으면 많이 불편하고 심지어 사고를 당할 수가 있겠죠

장 미 경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여기는 제가 알기로는 최근에 시설된 공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최근에 시설된 것 같으면 장애인들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을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의외로 아주 부실한 부분이 아주 많습니다

차 석 수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오래된 시설도 아닌데 이렇게 설치가 돼 있다는 게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요

정말 장애인들의 편의를 생각한다면 좀 더 신중하게, 꼼꼼하게

잘 설치해주셔야 되고 그다음에 기관 종사자들도 그걸 정확하게 해주셔야 되겠습니다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돈 들여서 설치를 해놓고 실제로 사용을 못하지 않습니까 그러면

분명히 누군가는 사용할 수 있도록 요구를 하게 될 겁니다

유 양 근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

재검토 해가지고 장애인들이 보다 다니기 좋을 정도로 위치를 변경을 해줘야 되겠네요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항상 우리가 음향신호기를 설치해달라고 요구를 하면 나오는 답변들이 예산이 없다

차츰차츰 늘려 나갈 예정이라고 얘기는 하지만 늘려 나가면 뭐합니까 쓸 수가 없는데...

그래놓고 예산이 없다? 예산을 효율적으로 쓰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대로만 설치를 해놓으면 또 (예산이) 들어갈 일이 없잖아요

지금도 설치 안 된 곳에 더 많은 음향신호기를 설치할 수 있는 거죠

왜 그걸 모르는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저런 식으로 잘못 설치해가지고

들고 파고 또 설치하는 이중 삼중으로 드는 예산 때문에

모든 신호등에 설치할 수 있는데 설치를 못하는 그런 악순환을 만들고 있는 게,

적어도 저런 거 설치할 때는 누가 이용하는지 생각을 해보고 설치를 한다면 이런 일은 없다고 봅니다

그냥 법적으로 설치해야한다고 하니까 나는 설치하면 끝, 이걸로 책임 회피를 하려고 하니까

자꾸 이런 문제들이 생긴다고 봅니다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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