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음향신호기가 산에 있어요

자막] 부산광역시 연제구 (2015.03.27)

이 상 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소리가 나는 데로 전화기를 찾아가 보겠습니다

여기 턱이 있는데 일단 올라가 볼게요

뭐지 이건?

지금 여기가 화단인데요

휴대전화기 소리 나는 데가 신호기 버튼이라서 제가 찾아가야 되는데

와 이거 뭡니까?

지금 돌아가도... 답이 없어요

아, 이쪽으로 길이 있나요?

여기가 지금 가도 되는 길인지 잘 모르겠어요 계속 나무...

(전화기) 소리는 나거든요 지금...

지금 계속 턱이 있어요

어디로 가야되지

올라가 볼까요

지금 거의 다 왔는데, 여기 있네요 이런...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어요 이런 데다 신호등을 박아놓고 음향신호기를 달아놨습니다

여기 보십시오

아니 이걸 어떻게 시각장애인이 여기까지 올라온단 말입니까

지금 저 같은 경우는 도움을 받아서, 전화기 소리 나는 데를 찾아보래서 찾아 본건데

지금 여기는 화단 안이에요 화단 안이고 지금 뭐...

신호등을 기점으로 해서 뒤쪽으로 전부 다 길이...

뭐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산입니까?

제가 설마 이걸 (음향신호기 버튼을) 눌렀다 치더라도

횡단보도를 어떻게 찾아갈 거예요?

와 이거 뭐하는 짓입니까?

이걸 왜 여기다가 설치를 해놨죠?

지금 이게 뭐하는 거죠? 제 뒤에 나무 보십시오

아니 왜 음향신호기를 위장을 시켜놨습니까?

화단도 웬만한 화단이어야지, 잔디만 있는 화단도 아니고...

나무 있는 이런 데다 음향신호기를 갖다놨네요

설사 동작이 된다하더라도 제가 이걸 어떻게 이용할겁니까?

(음향신호기가) 장식입니까?

기가차서 말도 안 나오네요 더구나 동작도 안 해요

여기 점자는 찍혀있네요 신호기라고...

아예 없애든지 그러면, 신호기 자체를...

지금 뭐하자는 건지 모르겠어요

할 말이 없네요 보니까

보기에 좋으라고 신호기 주변에 나무를 심었는지 모르겠지만

음향신호기를 여기다 설치하면 안 되잖아요

도대체 이걸 어떤 생각으로 설치했는지 정말 물어보고 싶네요 왜 이렇게 설치했는지를...

음향신호기를 이용할 수 있겠어요?

마치 이 음향신호기가 누군가에게 들킬까봐 나무 사이에 숨겨놓은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네요

신호기를 결국 찾았는데 음향신호기는 고장이 났습니다

동작도 안 되고 있고...

찾아서 걸어오신 데가 차도입니다

네?

지금 서 있는 데가 차도입니다

지금 여기가 차도입니까? 네

그럼 저 죽을 뻔 한 거네요

할 말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저걸 (음향신호기 버튼을) 누르기 위해서는 차도로 걸어와서 올라와야 되네요

저쪽으로는 돌아올 길이 없었으니까

아 정말 엄청나네요

차도로 와야 되는데 잘못하면 대형사고 납니다

누구 하나 죽어야지 정신을 차릴 건지 정말 개탄을 금치 못하겠네요

건널목 바로 옆에 설치가 돼있어야죠

건널목 바로 옆에 설치가 돼 있어가지고 누구나 접근이 가능하도록

그렇게 설치를 해야죠 지금 이거는 접근하지 마란 소리밖에 안되거든요

아마 신호등(기둥)에다 설치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설치만 하는 거죠

신호등 여기 있네 설치해야지 끝입니다

그러니까 음향신호기를 사람이 이용한다고 생각을 안 하는 거예요

그냥 설치하라니까 설치하는 거예요

사람이 이용한다고 생각 안하니까 한마디로 시각장애인은 사람이 아닌 거예요 자기들한테는...

음향신호기를 사람이 이용한다고 생각하면 이런 짓 못하죠

공중으로 붕 뛰어서 오든지 팔이 쭉 늘어나서 누르든지...

제가 전화기 소리 듣고 찾아서 다행이지만...

찾지를 못하는 거죠 신호등 자체가 없으니까

한마디로 이용하지 마라는 소리죠

여기에 음향신호기는 있는 거 알 필요도 없고 숨겨놨으니까 찾을 필요도 없다 그런 의미죠

자기들은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말할지 모르겠지만, 말은 안할 거예요 대놓고 하지만

지금 숨겨놨잖아요 나무 뒤에 숨겨놨잖아요

자 여기가 건널목 바로 앞입니다 그러면 당연히 이정도 거리와 높이에

그리고 이쪽 방향으로, 이런 턱 자체도 없어야 되죠

이정도 위치에서 제가 눌렀을 때 왼쪽에 건널목이 있다고 안내를 해주고

신호등을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죠 지금 이거는 뭐...

그러면 차라리 여기다 설치를 하든지

차라리... 차라리... 근데 그게 아니죠 그렇죠?

가로등에 설치해도 문제가 많은 편인데...

이런 턱이 없는 곳에 이정도 거리에서 눌렀을 때 바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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