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인환의 월요 칼럼 >

‘인식개선’과 ‘감수성’은 같은 말일까?

 

MC: <서인환의 월요칼럼>

서인환 장애칼럼니스트와 함께합니다.

 

♣ 서인환칼럼니스트 인터뷰 ♣

1) 오늘 장애인 인식개선교육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볼텐데요.

장애인인식개선 교육에서 강조되는 것이 장애 감수성이죠!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에서 강조되는 것은 장애감수성이다. ‘인식개선’은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 개선 시킨다는 말이다. 그 말에는 인식이 잘못되어 있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 ‘인식’은 분별하고 판단하는 앎, 자극에 반응하는 과정으로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식을 하고는 있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인식을 할 수도 있어 인식에는 포괄적인 앎을 말한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에 대해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고정관념, 선입견, 편견, 섣부른 일반화, 억압문화, 차별의식을 가지고 장애인을 대한다는 것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교육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인식개선 교육이 효과적일까?

 

2) 네.. 장애인식개선 교육,

어떻게 해야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장애인 인지와 감수성을 알기 위해 먼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사법부에서 사건을 심리할 때에 여성이 사회적 약자로서 가지는 불리함을 보완해야 한다는 취지로, 여성의 증거 효력의 인정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를 자유심증주의라고 한다. 여기서 감수성이란 차별이 있음을 인지하는 것, 불균형 속에서 불리함을 잡아내는 것, 피해자 입장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무죄추정 원칙을 따르지 않고 증거를 증명할 책임이 약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황상 사정을 따진다. 가해자가 사실을 부정하고 증거는 피해자의 진술 외에 없을 경우 피해자가 거짓말을 꾸몄다고 가해자가 주장하면 사실 판단하기 어렵다. 무죄 추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성인지 감수성은 개별적 특수성을 고려한다는 것이다. 기억이 모호하다고 증거가 아닌 것이 아니라, 사건 후의 피해로 나타나는 반응이나 변화, 주장의 구체성과 일관성, 사건 후 주위 사람들에게 한 말까지 포함하여 정황적으로 판단한다. 2018년 4월 사법부는 성 감수성 판례 역사 원년을 만들고 심리원칙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하지만 장애인 감수성 원칙 재판이라는 판례는 아직 없는 것 같다. 류영재 판사는 피해자 진술은 증거가 아니라는 오해, 이성이 아닌 감수성으로 판단한다는 오해를 주장하면서, 피해자다움의 사법 판단의 요구는 진실 발견을 방해하는 퇴행에 불과하다고 했다.

 

3) 장애인 인지와 감수성을 알기 위해 먼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해 설명해주셨는데,

성인지 예산제에서도 감수성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고 있죠.

 

다음으로 성인지 예산제에서 감수성을 많이 언급하고 있다. 정부 예산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하여 불균형을 이루어 약자로서의 개선에 기여하지 못 할 경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추가적 조치를 강구 하는 것이다. 여기서 여성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감수성을 ‘인지’라는 말로 표현 하고 이에 대한 교육을 인지 교육이라고 한다. 여성의 용어 정의를 장애인의 설명에 인용하는 것은 성인지가 장애 문제보다 더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식에 감수성을 포함하여 ‘인지’라고 하고 있다.

 

4) 인지와 감수성..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군요.

그럼 정확히 감수성은 어떤 의미인지 살펴볼까요.

 

옥스퍼드 사전에는 감수성을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남자다움은 감수성보다는 고정관념을 강요하는 것이므로 ‘-다움’은 멋이 아니라 감수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남자는 울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울고 싶은 남자의 감수성을 억압한다. ‘감수성’은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공감하며 상호 존중함으로써 일상생활 속에서 불평등을 민감하게 인지하는 것이다. 감수성은 인식의 방식에서 바람직한 방향을 표현하는 말이지만, 문제를 알아채고 해결하기 위하여 행동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감수성의 구성요소는 감정이입, 개방성, 비폭력, 자기성찰이다. 감정이입은 입장을 바꾸어 느끼는 것이고, 개방성은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비폭력은 행위적 폭력만이 아니라 억압적 문화 등을 포함하여 폭력으로 인식함으로써 폭력적 야만성에서 탈피한다는 의미이다. 자기성찰은 내면화된 차별주의와 위계화된 편견을 찾아 없애는 것이다.

 

5) 이제 정리가 되는 것 같은데요.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 어떤게 있을까요?

 

감수성을 높이는 방법으로 문화 간 의사소통을 촉진하는 방법을 사용하는데, 이 요소에는 생각과 행동의 관례를 이해하는 문화인지, 바람직한 행동을 위한 차이를 인정하는 능력을 말하는 감정이입, 자아존중, 상혼작용 참여, 판단보류 등 문화 감수성, 상호관계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능력을 말하는 문화능동성 등이 있다. 이 감수성이 사회복지사들에 의해 인권감수성이란 말로 바뀐다. 이들은 감수성이 복지의 근본이라고 말한다. 인권은 인권운동가들이 만든 말 같은데, 복지사들이 자신들의 전문성과 도덕성, 그리고 업무 확장을 위해 먼저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복지의 최종 목표가 인권보장이라고 한다. 그러나 장애인들은 복지는 공적 서비스의 유통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즉 복지는 인권과 별개일 수 있고, 복지제도가 인권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구혜영 교수는 한 칼럼에서 감수성의 트랜드는 차별인식이며, 최근에는 가족구조에서 차별이 일어나는데, 4인 가족을 정상으로 보는 제도가 그렇지 않은 가족 구조에 차별을 유발하고 있다고 하였다. 감수성은 차이인식만이 아니라 권력관계, 특수성을 포함하여 인식해야 하며, 소수자, 범죄, 4차산업 등 다양한 문제의 감수성 교육이 체계적일 때 국민 인권 감수성이 높아진다고 하였다.

 

6) 장애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어떤게 있을까요?

 

1318 청소년 매너스쿨 교육 저자인 김재욱은 장애감수성을 장애인의 처지를 민감하게 아는 것이라고 하면서, ‘개념 있는 사람이 되자’며 뒷다리에 장애가 있는 개를 ‘뒷다리 파업’이라고 한 방송을 지적하였다. 올바른 인식은 호칭과 명칭에 대한 인식, 장애인에 대한 시선, 도와주고 배려하는 것이 아니라 지지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장애 유형별 특성을 교재에서 소개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코코디디와 함께 알아보는 장애 감수성 8대 에티켓으로 함께 하는 행복에 장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장애인 보조견은 사람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출입할 수 있습니다, 장애인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먼저 물어봐 주세요, 느린 학습자를 위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장애인 화장실은 장애인이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 잘못된 표현 쓰지 않기와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기, 장애는 틀림 이 아닌 다름입니다 등을 선정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계몽과 개념의 변화에 대한 내용들이다.

 

7) 장애인식개선 교육의 일환으로 하고 있는

장애체험도 장애감수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까요?

 

전지혜 교수는 그의 저서 ‘수다 떠는 장애’에서 장애인 인형과 같이 자연스러운 장애를 접하는 경험이 중요하며, 단지 장애체험 교육은 상대를 이해하기보다는 오히려 선입견이나 힘들다는 인식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면서, 현재의 장애인식 개선 교육은 우월감과 열등감이라는 갑을 관계에서 벗어나 동정의 시선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가르치고는 있으나, 실제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하여는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고 비판하였다. 이해와 공감은 감수성이며, 동행인을 보호자라고 하는 것도 선입견이라며 같은 욕구를 가진 인격체임을 알게 하고, 과도한 도움을 주고자 애쓰지 말도록 하고, 다름에 대한 공감과 이해를 기반으로 행동하기를 가르쳐야 한다고 하였다.

 

8) 이제 결론이 될 것 같습니다.

장애인식개선 교육,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까요.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 교육 기관의 커리큘럼을 보면, 인식개선교육의 필요성, 차별, 다양성, 문화, 장애 개념, 장애 이해, 자립, 차별 사례, 유니버설디자인, 교육 스킬(교육 계획 및 자세, 피피티 작성), 인권, 정체성 등으로 수업을 구성하고 있다. 차별과 다양성은 감수성에 직접 관련이 있겠으나, 법을 가르쳐도 법의 내용보다는 감수성 향상을 위해, 정의 유형을 가르쳐도 15가지 종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애 감수성을 통한 패러다임 변화 등 감수성이 강조되는 교육이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짧은 시간에 교육을 통해 어떻게 감수성을 심어줄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하나의 그림, 하나의 사진으로도 감수성은 향상시킬 수 있다. 전지혜 교수는 강의 중에 복지관 앞에 휠체어를 탄 사람과 옆에 서 있는 사람의 사진을 제시하면서 상상되는 상황을 설명하게 한 후, 왜 휠체어를 탄 사람은 복지관 이용 장애인이고, 옆에 있는 사람은 도와주는 사람이냐며, 휠체어를 탄 복지사 옆에 클라이언트가 서 있는 모습은 안 되느냐는 직관적 깨우침을 준다. 이런 고정관념에 대한 감수성을 일깨워 주는 문제제시 방식은 인식개선의 좋은 교육 방법이 아닐까 한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