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3-06-28 15:15:23

KBS가 7월 14일부터 제1라디오를 시사 및 뉴스채널을 전환하면서 장애인 정보 프로그램인 '내일은 푸른하늘'을 폐지키로 한 것과 관련,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개별 프로그램은 공영방송의 편성 철학에 부합한 게 아니다"고 밝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최근 KBS가 한나라당 고흥길(국회 문화관광위원)의원에게 제출한 '장애인등의 폐지 사유'에 관련한 자료에 따르면 KBS는 뉴스·시사·정보를 위주로 한 시사·뉴스채널로 변모함에 따라 장애인방송 등 특수목적 프로그램을 폐지키로 했다.

특히 KBS는 "공영방송은 특정한 분포 인구수를 가진 집단의 이해를 특정하게 대변하는 '특정 프로그램'을 개별 단위로 편성하는 것을 방송철학으로 존재하지 않다"며 "지금까지 공영방송인 KBS 제1라디오가 장애인방송 등을 단위 프로그램으로 편성했던 것은 과거 국영방송적 공영방송 운영의 과도기적 형태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KBS는 또 "사회복지방송인 제3라디오는 국가 세원에 의한 '국책방송'의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모든 외국의 예와는 달리 한국에서만 특수하게 공영방송 KBS가 불합리하게 부담해 온 문제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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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푸른하늘'을 듣는 즐거움을 접지 않게 되길

이와 함께 KBS는 "장애인 방송의 특정대상 프로그램이 공영방송 제1라디오 편성에서 제외되는 것은 '형식은 바뀌지만 내용은 남는'것이며 이들 프로그램의 대상층에 대한 차별이나 배제가 아니라 이들 프로그램에 상대적으로 부여되던 특혜나 특권적 형식을 '보편성 있는 공평한 기준'으로 환원하는 의미"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KBS는 제1라디오의 시사·뉴스 강화개편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회적 약자의 이익과 주장을 공평하게 모든 프로그램에 반영, 특정 대상만이 듣는 프로그램이 아닌 모든 국민이 함께 듣는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집단의 목소리들이 공정하게 방송, 장애인이나 농·어민 등에 관련해 소홀하지 않도록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흥길 의원은 23년간 소외된 장애인들에게 참여 정보프로그램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온 '내일은 푸른하늘'을 폐지하는 것은 KBS가 그동안 장애인들에게 시혜적 차원에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고흥길 의원은 지난 27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에서 정연주 KBS 사장에게 "KBS가 제3라디오를 통해 장애인 방송을 계속 한다고 하지만 서울, 군산, 창원, 광주, 속초 등 일부 지역으로 청취권이 제한되어 있어 청취권역 밖에 있는 장애인을 비롯한 일반 국민들에게 방송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은 공영성 강화로 KBS의 수신료 인상에 대한 정사장의 주장과도 배치된다"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연주 사장은 장애인 방송 폐지 철회 방침을 반영하겠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환 기자 ( white@able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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