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뉴스 창간7주년 김영주 독자 축사

2002년 12월, 장애인언론의 세대교체를 선언하며 창간한 대표적인 인터넷 신문 에이블뉴스의 창간 7주년을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써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급변하는 미디어 시장과 넘쳐나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에이블뉴스는 지난 7년간 인터넷 언론의 새로운 지평을 열면서 장애인 독자들에게 빠르고 알찬 뉴스를 전달해 왔습니다.

또한 명쾌하고 탁월한 분석력으로 혼란을 꿰뚫고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해 왔습니다.

저는 99년 1월 퇴근길 동료운전자의 졸음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전신마비라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1년간의 재활치료 후 집으로 왔을 때 꼬박 2년을 방안 침대에 누워서 보내야 했습니다. 그 이유는 장애에 대한 정보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중증의 장애인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다시 사회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알고 싶었지만 알려주는 곳도 찾을 길도 없었습니다.

집 밖을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는 그 2년 동안의 시간이 저에게는 제가 가진 전신마비라는 장애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이었습니다. 그 이후 인터넷을 통해 에이블뉴스를 알게 되었고 그동안 몰랐던 많은 장애인 정보를 접하면서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장애인계에는 많은 이슈가 있었습니다. 이동권, 활동보조, 편의시설, 특수교육, 고용촉진, 장애인차별, 인권위, LPG지원, 장애인연금 등 하나 하나가 제가 장애인으로서 삶의 선택권을 갖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법과 지원제도입니다.

2009년 12월, 어느새 에이블뉴스도 창간 7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당사자주의와 장애운동의 역동성으로 많은 장애인 정책이 만들어졌고, 그 중심에는 항상 장애인의 눈과 귀와 입이 되어준 에이블뉴스가 있었습니다.

제가 에이블뉴스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그것을 계기로 사회로 나와 다시 일을 할 수 있었듯이 장애인, 특히 중증의 장애인들에게 에이블뉴스는 자신의 권리와 삶을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에이블뉴스가 지난 7년의 성공적인 활동을 밑거름으로 대한민국 인터넷 언론을 대표하는 매체로 더욱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합니다. 그동안 에이블뉴스의 성장을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끝으로 일화 하나를 소개합니다.

평화시장에서 일하던, 재단사라는 이름의 청년노동자.

1948년 8월 26일 대구에서 태어나 1970년 11월 13일 서울 평화시장 앞 길거리에서 스물둘의 젊음으로 몸을 불살라 죽었다. 그의 죽음을 사람들은 ‘인간선언’이라고 부른다.

<전태일 평전>의 글머리입니다. 1970년…, 벌써 40년 전의 일입니다.

누군가의 노예로 사는 장애인…, 시설이라는 곳에서 짐승처럼 감금되어 살아가는 장애인…, 중증의 장애라는 이유로 집밖에도 나서지 못하는 장애인, 40년 전이 아닌 2009년도에 일어난 일입니다. 장애인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고통과 시간이 흘러야 ‘인간선언’을 할 수 있을까요?

*이 글은 에이블뉴스 애독자 김영주님이 지난 12월 14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개최한 에이블뉴스 창간 7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로 낭독한 것입니다.

-전 국민이 즐겨보는 장애인 & 복지 뉴스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