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산국제영화제를 즐기고 싶으면 에베레스트를 정복하라?

이거는 저희들한테는 에베레스트보다도 높은 산입니다

자막] 부산광역시 (2014.10.03)

김 대 중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비프 장애인참여환경 모니터링 단원)

댁이 어디시죠? 경남 김해에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여기서 한 시간 정도 걸려요

도와준다고 하면 좋기는 한데요

우선은 저희들이 부담이 돼서요

저희들이 자유롭게 가서 보는 걸 원하지

누구의 도움을 받는 건 좋지만 우선은 저희들이 자유롭게

가는 게 가장 좋은 거고 도움 받는 건 좋지만 마음이 불편해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관 관계자 (음성변조)

저희가 장애우(?) 분들을 위한 좌석은 따로 없어요

그래서 현장발권을 하시고 제일 앞자리로 가셔야 되는데

그래도 괜찮으시겠어요? 예

엘리베이터가 없어서요 에스컬레이터가 있긴 한데

저희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서...

에스컬레이터요? 네

저는 괜찮은데 이 사람은 어떻게 해요? 전동휠체어는...

그러면 자원봉사자 한분이 안아서 도와드릴게요

괜찮으시겠어요? 안 돼요 이 사람을 안아도 안돼요

죄송합니다 저희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요

전부 계단이라서 혹시 관람 원하시면 저희가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김 대 중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비프 장애인참여환경 모니터링 단원)

제가 마음이 불편하다는 게 그런 표현이에요

내가 장애인이라는 걸 다시 느끼고 또 업혀 올라가는 걸

다른 분들이 다 보잖아요 그러니까

정말이지 뭐라고 할까...

다음에 여기 와야 될까 말아야 될까가 아니라 오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다른 사람에게 나의 그런 모습을 보여주게 되니까

장애인으로서의 떳떳한 모습이 아니라 장애인으로서의 좀,

나도 불편하고 다른 사람도 불편하고,

때문에 아예 오는 게 꺼려지죠 오기 싫죠

계단이 보면 너무 높고 가팔라요

거기다가 보행 장애인이라든지 아이라든지 노약자가 와서

이걸 잡고 갈 수 있겠어요 성인도 이렇게 잡기 버거운데...

알맞은 손잡이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도 없어요

이정도로 잡아야죠 그래야지 잡고 올라가고,

너무 가팔라서 내려올 때도 위험해요 경사도 보세요

경사도가 스키장 코스에요 상급자 스키코스,

만약에 어르신이나 아이가 만약에 내려오다가

발이라도 삐끗하거나 미끄러지면 저기 위에서부터 여기까지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위험하죠 안전 손잡이도 없고...

이건 누구를 위한건지 모르겠어요

만약에 여기에 화재가 났다 그러면 누가 저기서 밀면 다 깔려 죽는 거죠

휠체어 탄 장애인 입장불가

별로 안 좋아요 아주 안 좋아요 별로가 아니라 아주 안 좋아요

저한테는 너무나 높고 오르기 힘든 산 인거 같아요

에베레스트보다 높은 산...

영화한편 보기가 너무 힘든 것 같아요

부산국제영화제 상영관 관계자 (음성변조)

저희 시설이 너무 그래서...

이거 저희 단체 예매권이고요 영화의 전당이나 CGV가시면

엘리베이터 시설 잘돼, 죄송해서요 이거 가져가시고

이게 뭔데요? 예매권인데요 내후년까지 쓰실 수 있어요

영화제 하는 동안 영화 어떤 거라도 보실 수 있고요

유효기간이 2016년 까지 에요

김해에서도 볼 수 있어요? 김해에선 안 되고 영화제 영화만 되요

내년 영화제에서도 쓰실 수 있어요 내후년까지 쓸 수 있어요

진짜 안타깝다

원하시면 은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이 찬 숙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비프 장애인참여환경 모니터링 단원)

장애인들도 똑같은 사람인데 보고 싶은 영화도 제대로 볼 수 없고,

이런 부분들이 평등하지 못하다는 생각을 했고요

정말 개선되어야 될 것 같아요

김 대 중 (부산장애인인권포럼 비프 장애인참여환경 모니터링 단원)

상영관 입구인데 하나 둘 셋 넷 다서 여섯 일곱 여덟,

이거는 저희들한테는 에베레스트보다도 높은 산입니다

전 웅 길 (사)부산장애인인권포럼 연구원

사전에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측에서 그런 모니터는 했겠지만

분명하게 그런 부분은 인지를 못하고 간과를 했겠지요

이 영 숙 (금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부소장)

장애인들이 영화를 보러갔을 경우에 업혀서 올라가거나

안아서 올라가야 될 겁니다

그랬을 경우에 여성 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여성 보조인이나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은 못 받을 겁니다

그렇다면 남성 자원봉사자나 동행한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하는데

신체접촉이 이뤄지는 민감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여성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지킬 수 없으면서

과연 영화를 봐야할지 의문이듭니다

전 웅 길 (사)부산장애인인권포럼 연구원

장애인 감수성 교육이 시급한 부분이 자원봉사자도 있겠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 직원들 상대로도

장애 감수성 인권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사료됩니다

만약에 조직위 직원들한테 한두 번만 저희가 전달을 하면

남포동 (비프 상영관) 접근권 문제는 사전에 알겠죠

촬영협조

(사)부산장애인인권포럼

금정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 승 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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