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동해남부선, 시각장애인에게 그림을 찾아라?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저기 화면에 원하시는 그림을, 더구나 그림을 찾으라고 하죠

그림을 어떻게 찾으라는 건지... 터치스크린만 제공해가지고

이런 경우에는 전혀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가 없죠

자막] 동해남부선 부전역 (2018.01.04)

여기는 동해남부선 무인발매기 (승차권자동발매기) 앞입니다 제가 여기서 표를 발급을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점자로 다 표시는 돼 있습니다

신분증 올려놓는 곳...

안내음성

매수를 선택하신 후 확인을 눌러주십시오

이상훈

매수를 선택하라는 음성이 방금 나왔습니다 근데 매수를 선택하는 버튼이 없습니다

매수를 선택하는 버튼이 전혀 없습니다

안내음성

원하시는 서비스를 선택하여주십시오

이상훈

자, 다시 원하시는 서비스를 선택하라는데 지금 여기에는 어떤 것도...

터치스크린이 있는데 제가 안 보이기 때문에 터치를 할 수가 없고요

버튼이 없기 때문에 원하는 서비스, 그다음에 매수를 선택을 할 수가 없습니다

제가 다시 한 번 (복지)카드를 올려놓고...

안내음성

매수를 선택하신 후 확인을 눌러주십시오

이상훈

자, 매수를 선택하고 확인을 누르라는데 매수를 어디서 선택해야 될지 몰라요

화면밖에 없기 때문에 터치가 안 됩니다

안내음성

원하시는 서비스를 선택하여주십시오

이상훈 다시 원하시는 서비스, 그러니까 계속 무한반복이죠

시각장애인 같은 경우는 이... 이 무인발매기에 점자는 다 찍혀서 여기에 어떤 곳인지 다 알 수는 있거든요

지폐투입구, 신분증 올리는 곳을 다 알 수가 있는데, 설명은 잘 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결정적으로

무인발급을 하려고 해도 이 터치스크린 때문에 무인발급이 안 됩니다

안대를 끼고 이 제품을 사용해보십시오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

점자만 찍었다고 사용할 수 있는가 없는가, 못 한단 말입니다

안내음성

매수를 선택하신 후 확인을 눌러주십시오

이상훈

제가 그러면 아무 데나 눌러볼게요 감으로 눌러볼게요 계속 누르고 있는데...

안내음성

발매를 시작하겠습니다

이상훈

어, 발매를 시작한답니다

안내음성

발매를 완료하였습니다

이상훈

뭔가 발매가 됐습니다

2매가, 아무거나 눌러가지고 2매가 나왔습니다 이 1개는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난감합니다

일단은 어쨌든 2매가 발매가 됐습니다 아무 거나 눌렀거든요

대충 이쯤 어딘가를 누르면 아마 진행이 되는 것 같아요

2매를 제가 발급을 했습니다 근데 제가 원하는 개수는 아니었죠

보통은 교통카드를 들고 있지만 고장이 나거나 분실을 했다든가 아니면

제가 교통카드가 없을 경우에 무인발매기를 이용을 해야 합니다

타 지역에서 오신 분들은 (부산) 교통카드가 없기 때문에 역시 마찬가지로 복지카드를 이용해서 이 무인발매기를 이용해야 됩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엔, 혼자 오신 경우에는 이 무인발매기를 이용할 수 없는 거죠

안내음성

발매를 시작하겠습니다

발매를 완료하였습니다

이상훈

저분은, 보이시는 분한테는 터치할 필요가 없었어요 바로 나왔습니다

신분증을 올리면 나왔습니다 시각장애인들한테도 복지카드를 올리면 승차권이 나왔다면

저는 혼자서 충분히 뽑을 수 있었을 겁니다 내가 원하는 만큼 뽑았을 겁니다

지하철 이용하듯이 2개 필요하면 한 번 더 넣어서 뽑았을 겁니다

방금 뒤에서 사용하신 분처럼 근데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려고 하니까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없는 터치스크린을 누르라고 합니다

이 무인발매기에서 저 혼자 표를 발급을 할 수 있었다면 저는 적어도 여기서만큼은 장애를 안 느껴요

하지만 저 직원호출 버튼을 누르는 순간 또 도움을 받아야 되나?

결국 너는 장애인이야 왜? 또 도움을 받아야 되니까

자막] 동해남부선 오시리아역 (2017.08.23)

여기에 점형블록만 깔아놓으면 엄밀히 말하면 똑같은 거예요

여기 앞에만 점형블록이 있으면 운 좋게 점형블록을 찾으면 이 앞에 뭔가 있구나, 알 수 있는 거지

실제로는 선형블록으로 여기까지 연결을 해줘야죠

그리고 제가 왔을 때 이쯤이라든지, 또는 이쯤이라든지, 여기가 고객대기실이라는 안내 점자판이 있으면

제가 원활하게, 지금 더우니까 지금 상당히 덥거든요 더운 날씨거든요

안에 에어컨이 나와서 되게 시원해요 저 안에서 저도 쉴 수 있게...

여기에 들어오는 순간 개찰구까지 가는 길을 찾아야 되기 때문에, 찾는 건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에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게 점자블록을 깔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와, 정말 시원하네요

자막] 동해남부선 부전역 (2018.01.04)

동해남부선 열차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되게 깁니다

짧게는 15분에서 길게는 45분까지 기다리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30분 정도 기다린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그때는 더운 날이었고 오늘같이 정말 추운 날 저도 다른 고객들처럼 고객대기실에서 따뜻하게 앉아 있다가

열차를 이용하고 싶은데 점자블록이 없기 때문에 고객대기실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이상훈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팀장)

더운 날은 더워서 땀 뻘뻘 흘리면서 밖에서 대기해야 되고 추운 날은 오들오들 떨면서

열차를 기다려야 되는 정말 이중고에 시달려야 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고객대기실로 (유도하는) 점자블록이 없다는 것은 어떻게 말하면 시각장애인은 고객으로 보지도 않는다는 거죠 그렇게 봅니다

촬영협조

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감독 정승천 (daetongreyong@hanmail.net)

*정승천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현재 부산지역에서 장애인 문제, 환경 문제 등과 관련한 독립다큐멘터리를 만드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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