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이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정치적 강자가 되어야 합니다!”란 슬로건으로 장애인 정치세력화를 위한 ‘참여와 소통을 위한 전진대회’를 열었다.ⓒ에이블뉴스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정치적 강자가 되어야 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장애계와 정계가 함께 장애인 정치세력화를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측이 “비례대표의 본래 목적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부분이 미리 챙겨져야 한다”면서 장애계 입장에 공감을 표한 것.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이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정치적 강자가 되어야 합니다!”란 슬로건으로 장애인 정치세력화를 위한 ‘참여와 소통을 위한 전진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진대회는 정계 대표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최고위원과 정춘숙 의원, 장애계 대표로는 한자연 안진환 상임대표와 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사회는 새날동대문장애인자립생활센터 전정식 센터장이 맡았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이하 한자연)이 22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아닌 정치적 강자가 되어야 합니다!”란 슬로건으로 장애인 정치세력화를 위한 ‘참여와 소통을 위한 전진대회’를 열었다. 정계와 장애계의 토크콘서트 모습.ⓒ에이블뉴스

먼저 이날 전 센터장의 첫 질문은 ‘정신장애인 자립생활’.

신체장애인들의 자립생활 여건이 만들어진 반면, 아직 다가오지 못한 정신장애인들의 자립생활을 위한 방향에 대한 제시였다. 관련 법률을 발의해왔던 정춘숙 의원은 “어려운 질문”이라면서 그간 의원 생활을 하며 느꼈던 소회를 털어놨다.

정 의원은 "2016년 국회에 들어와서 바로 정신병원을 방문해보고, 그 환경을 보며 굉장히 슬펐다. 그 뒤로 정신장애인에 관심을 갖게 됐고, 정신장애와 관련된 사회적 인프라를 보게 됐는데 그런 부분이 없더라"면서 "국립트라우마센터도 없고 보건복지부에 정신건강 관련된 사람이 2명 밖에 없었다. 신체적 건강과 지체장애 관련해서는 눈에 보이지만, 정신건강에는 관심이 없구나 라고 느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최근 진주 방화 사건도 있고, 임세원 선생님 사건도 있었는데, 그것은 사실 병원을 퇴원하는 정신장애인들이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폐쇄 병동이 거의 없고 지역사회에 인프라가 충분한 이태리 수준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라면서 "지역사회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상호 센터장은 “정신보건체계는 감기를 폐렴에 가서 막는다”라며 한마디로 표현했다.

이 센터장은 “예산이 없는 문제보다 병원 위주의 세팅을 하냐, 자립생활 위주로 세팅을 하냐의 정책 결정의 문제”라면서 “정책 결정 문제에 있어 의사집단의 과잉대표성과 정신장애 당사자의 목소리를 1도 안 듣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다시 정춘숙 의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이 말하는 그 무엇이 정책의 핵심이다. 페이퍼로 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자신의 삶이 이렇다라는 것은 당사자들의 목소리”라며 말을 보탰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에이블뉴스

두 번째는 장애인 예산 문제.

사회를 맡은 전정식 센터장은 “장애인 관련 예산이 적지 않은데, 장애인들을 위한 단체 예산은 겁나 많은데, 장애인의 단체는 겁나 없다”면서 “한자연 예산이 센터 예산 만도 못 하다”고 예산 증액에 대해 정계 입장을 물었다.

이에 정춘숙 의원은 “모든 정책은 예산으로 말한다고 하는데, 상세히 보지 않으면 모르는 문제”라면서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을 불러서 물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개인예산제’와 관련해서 정 의원은 "예산을 개별 하게 된다면 장애인에 대한 지원시스템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현재 시설 중심, 기관 중심으로 배분하고 있는 예산을, 어느 정도 개인이 가져가고, 기관이 가져갈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커뮤니티케어 측면에서 본다면 시설을 아예 없앨 것인지, 약간 둘 것인지도 고민이 필요하다고"고 신중한 의견을 밝혔다.

이어 정 의원은 "장애가 어느 정도, 종류에 따라서 시설이 필요 없을 수 있고, 필요 있을 수 있다. 장애인 지원이 개별화되고 다양화돼야 하는 시점에 본다면 개별예산제는 굉장히 해볼만하다"면서 "그 뒤에 시스템을 어떻게 둘 것인지 디자인이 필요하고, 상당히 관심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왼)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안진환 상임대표(오)사람사랑양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센터장.ⓒ에이블뉴스

이날 전진대회의 주목적 ‘장애인 정치세력화’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한자연 안진환 상임대표는 “장애인당사자가 국회 또는 지방의회에 들어가는 경로는 지금까지 솔직히 위에서 꽂은 거였다. 그것은 단명하게 돼 있고, 장애계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어 안 상임대표는 “2010년 민주당은 장애계에 3배수 추천을 받아 이상호 시의원을 뽑았다. 이상호 의원은 단식도 하고 별의별 짓거리 등을 다 했다”면서 “장애계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부분은 민주당이 꼭 복원해야 한다”면서 오는 2020년 총선에서의 장애인 정치세력화를 강조했다.

이상호 센터장도 “공직선거법상 30%를 여성을 공천하도록 돼 있는데, 20년 전 여성운동을 했던 선배님들은 이렇게 올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불만은 여성의 정치세력화에 장애여성이 빠져있다. 그렇다면 여성운동도 관료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여성운동에서도 장애여성을 각별히 챙겨줘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센터장은 “장애계에서도 국회에 한 명이 들어갈거니 말거니가 아니라, 우리가 못하더라도 우리 후배들 세대에서 1명 구걸하는 것은 안 해야 한다”면서 “여성이 30% 공천되듯이 장애인들도 10%를 국회로 진입시켜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정춘숙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위에 몇 명을 제외하고 투표를 진행해 번호를 정했다. 매우 민주적이지만 비례대표의 원래 성격인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부분이 미리 챙겨지지 않으면 너무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디론가 사라지게 된다”면서 “이번에는 꼭 챙겨야 한다”면서 장애인 정치세력화를 옹호했다.

이어 정 의원은 “단순히 ‘장애인을 챙겨라’가 아니라 우리 대한민국 모두의 문제로 봐야 한다”면서 “정치권에 많이 들어오셔서 당사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에 매우 동의한다. 함께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최고위원은 “어머니가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1년째 재활병원에 지내신다. 휠체어를 타고 모시고 가다가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다고 하셔서 막 찾아가 마침 건물에 장애인화장실이 있어서 이용해봤다”면서 “그런 시설을 만들어 주신 분이 누구일까 했는데 정부는 아닐 것 같다. 당사자가 뭐가 필요한지 정치하시는 분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정치참여 목소리는 의미 있게 생각한다”면서 동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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