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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없는 국회 ‘반성·비판’ 뒤섞인 장애계

“각개전투의 패배” 비판…“죄송하다” 사과까지

“표 주지말자” VS “우리 편 찾자” 대응법 각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5-10 17:12:04
장애계의 뼈아픈 역사로 남겨질 지난 4월13일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두고 장애계의 평가는 반성과 비판이 뒤섞였다.

“각개전투의 패배다”, “모래알 조직처럼 흩어졌다”, “어퍼컷이 아닌 잽만 날렸다”는 무릎을 ‘탁’ 치는 신랄한 비유와 더불어 “장애계의 큰형으로서 죄송하다”, “현직 의원들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자조 섞인 반성이 이어진 것.

10일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제1회 장애인 아고라’를 개최, 장애계 정치참여를 위한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장애계는 지난 15대 국회 이후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장애인 비례대표를 꾸준히 배출해 왔다. 그러나 제20대 국회에 당선된 장애인 비례대표는 없다. 그간 장애계가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장애인 비례대표 제도적 보장과 당선권 내 우선 배치를 요청한 것과 상반된 결과다.

이에 반발한 장애계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총 159개 단체로 구성된 ‘범장애계총선연대’를 꾸려 정치참여보장을 위한 총궐기대회, 집회 등을 통해 정치권에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이날 아고라에서는 에이블뉴스 백종환 대표가 사회를 맡아 제20대 총선에 대한 장애계 대응 평가, 장애인 비례대표 의원들의 정치참여 활성화 방안, 향후 각종 선거에서의 개선할 점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자업자득‧모래알” 완벽한 패배=제20대 총선을 두고 장애계 대응 평가에 대해서는 모두가 예상하듯 부정적인 반응들이 줄 지었다. “각개전투의 패배다”, “모래알 조직처럼 흩어졌다”, “자업자득이다”, “콩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났다”며 신랄한 비판을 쏟아낸 것.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종성 사무총장은 “이번 총선연대는 거는 기대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19대 국회 때의 아픔으로 인해 ‘누구를 추천할까‘를 빼버렸다. 그로 인해 관심도가 덜했다”며 “단체들 간의 협력 보다는 개개인의 역량, 활동 등을 통해 스스로 일어서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졌고, 장애계는 모래알 조직처럼 흩어졌다”고 지적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지영 사무국장도 “19대 국회 때의 아픔으로 각자 살아남는 길을 선택함으로 인해 한 자리를 두고 싸웠지 않나 생각한다”며 “공약 부분에서도 국민들의 공감을 얻는데 부족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정책실장도 “세 번 연속 비례대표를 줬으니까 한 자리는 당연히 주지 않을까라는 오만함과 안일함에 빠져있었다. 누굴 보내든지 한명은 되겠지 하는 생각에 안일하게 대응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사람사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은 “그동안 장애운동성에 대한 상실성에 대한 지적이 10년 동안 있었다. 그러면 그 뒤로는 정치권력을 어떻게 득할 것인가가 있는 전략적 패러다임이 있어야 했지만 없지 않았느냐”며 “정당에서 주는 1인분에 만족할 것이 아니다. 입법운동에 매몰되면서 예산의 권력에 대해서는 소박한 논쟁을 하고 있다. 앞으로 4년 동안 말 한번 붙여볼 의원이 없다”고 통탄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현재 더불어민주당 19대 장애인 비례대표최동익 의원은 영상 발언을 통해 “20대 총선 비례대표가 없었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정당이 장애계를 경시한 것”이라면서도 “각 당에는 현직 의원들이 장애인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번 20대 총선 비례대표를 만드는데 있어서 제대로 역할을 못 했다”고 반성을 표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자” VS “우리 편을 찾자”=그렇다면 이런 완벽한 패배를 두고 앞으로의 장애계가 갖춰야할 자세는 무엇일까?

먼저 장애계 양대산맥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은 “표를 주지 않았으니 우리도 표를 주지 말자”며 돌직구 방식을 택한 반면,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는 “장애 영향력을 넓힐 우리 편을 찾자”는 돌아가기 방식을 꼽았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이문희 사무차장은 “대외적으로 철저히 (정치권에)보복해야 한다. 각 정당 비례대표 선정의 핵심인물들이 있다. 그들이 장애인들에게 표를 주지 않았으니 장애계도 한 표도 줘선 안 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장애6적을 뽑아서 철천지 원수 같은 정치인을 뿌리 뽑아야 한다. 각개전투만 신경쓰지 말고 힘을 모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이 사무차장은 “대내적으로는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 출마했는지 의문을 던져야 한다. 추진력과 경험 등을 통해 가이드라인 정도는 장애계에서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당사자들이 가이드라인을 통해 체크해보며 정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지영 사무국장은 “장총과 장총련이 빨리 모여서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며 “4년 후를 준비해야할 것과 더불어 장애인 비례대표가 한명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장애계 현안을 누구와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정보를 파악하고 친장애계를 포섭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 외 발언자들은 주로 장애계의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꼽았다.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태곤 소장은 “특정단체가 아닌 전체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로 나가야 한다”며 “특정단체장이 진출한다면 이야기할 필요도 없다”고 꼬집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강완식 정책실장도 “시간이 닥쳐서 몇 개월 내에 해낼 것이 아니라 총선을 앞두고 역량 있는 장애계 대표를 내보낼 수 있도록 서서히 준비해야 한다. 총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애계가 판을 짜서 여러 토론회 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사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상호 소장은 “지금 이 이슈가 장애계에만 머무르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시민 사회 조직들은 장애계 이슈가 무엇인지 모른다”며 “우리도 양질의 선수를 보내야 한다. 장애인의정지원센터 같은 것을 만들어서 전략적으로 접근해 미래지도자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농아인협회 문병길 회장은 이날 아고라를 통해 “앞으로 총선에서 장애인 할당제를 30%를 요구할 수 있겠다. 그중에서도 농아인들도 15% 할당제를 요구하고자 한다”며 “장애계에서 반드시 농아인들도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부분도 유념해야 한다”고 농아인계의 정치참여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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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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