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로 나선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사진을 찍기 위해 장애아동들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 김현 부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사실상 한나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확정된 나 의원이 어제 용산구 후암동에 소재한 한 중증장애인시설을 찾아 봉사활동을 했다”면서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전언에 따르면 나 의원이 잿밥에 관심을 두다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결코 있는 수 없는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대변인은 “나 의원이 중증장애로 홀로 거동이 불편한 중학생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를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발가벗겨 목욕을 시켰다고 한다”면서 “더욱이 욕실에는 전문스튜디오에서 사용하는 ‘반사판, 조명장비’ 등이 설치돼 있었다고 하니 우연히 생긴 해프닝으로 볼 수도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부대변인은 또한 “보기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 작위적인 상황을 연출한 것은 비난받아야 하며,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마저 짓밟는 행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나 의원이 이런 연출된 상황을 직접 지시했을 리는 없겠지만 현장에서라도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바로잡아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했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김 부대변인은 나 의원에게 “중증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인권을 침해한 데 대해서 분명하고 책임 있는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나 의원실 관계자는 “어제 중증장애인시설에서 급식, 빨래, 목욕봉사를 했는데, 1층에서 진행된 빨래 봉사까지만 언론 공개를 고지했다”면서 “목욕 봉사를 위해 2층으로 올라갔는데, (일부) 취재진들이 뒤따라 왔다.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계자는 ‘반사판, 조명장비’ 등의 설치와 관련해서는 “중증장애인시설에서 유명인이 왔으니까 사진에 담아 후원 홍보에 사용하겠다고 해서 촬영된 것이고, (이 같은 장비 설치는) 중증장애인시설에 사진 봉사를 하는 분이 촬영을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증장애인시설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노출된 상태에서 목욕 봉사가 진행된 점을 인정하면서도 “11살 남아의 목욕 봉사는 장애 자녀를 둔 나 의원을 믿고 (시설에서) 직접 요청해서 실시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또한 “나 의원이 8살 여아도 목욕을 시켰는데 예정된 것이 아니었다”면서 “여아가 나 의원에게 뽀뽀를 하고 떨어지지 않자, 나 의원이 이름을 묻고 우리 아이와 이름이 ‘똑 같네’라고 말하며 머리를 감겨 주기로 한 것이 목욕으로까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관계자는 “나 의원이 장애인시설에 대한 관심을 갖고 찾아 줘 감사했다”며 이 일이 정치쟁점화 되는 것에 씁쓸함을 나타내면서도 “앞으로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장애아동의 목욕 모습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5년 5월 2일 당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이 경기도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을 방문해 중증장애인을 목욕시키는 장면이 언론에 보도된 이후 장애인계의 공분을 산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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