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지원 시간 부족, 휠체어 추락 ‘피범벅’
대구 420연대, 47명 장애인 활동지원 권리구제 촉구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3-18 14:05:12
“활보(활동지원사)가 없는 시간에 혼자서 휠체어에서 내려오려고 하다 고꾸라졌어요.”
“혼자서 옷을 입고 벗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운 날은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리고, 추운 날은 벌벌 떨면서 며칠을 보냅니다. 여름에는 35도가 넘어도 샤워조차 할 수 없습니다. 몸에서 쉰내가 나서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립니다.”
“제가 누워서 생활을 하고 누워서 식사를 하다 보니 소화도 잘 안됩니다. 어느 때는 밤에 자다가 토하면 얼굴에 말라붙은 채로 활동지원사 올 때까지 그대로 기다려야 합니다.”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이하 420장애인연대)가 18일
국민연금공단 대구지역본부에서 총 47명의 중증장애인
활동지원 인정점수 상향 및 즉각 권리구제를 촉구했다.
420장애인연대는 오는 7월부터 실시되는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에 따라 가장 첫 적용 제도인
활동지원서비스의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활동지원 인정점수 및 시간(급여) 부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진정을 접수했다.
그 결과 총 53명의 진정이 접수됐으며, 그 중 즉각적인 권리구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47명에 대해 개인의 동의를 얻어 연금공단에 집단 이의신청으로 재조사를 요구했다.
권리구제 요청 사례에 따르면, 뇌병변장애 3급인 김 모 씨는
활동지원 인정점수 323점으로 2등급이다.
월 124시간, 하루 약 4시간 정도
활동지원을 받는 그는 혼자 옷을 입고 휠체어를 타는 것이 어려워 매일 서비스가 필요함에도 시간이 부족, 화장실을 가지 못해 실수가 많고, 두꺼운 외투를 혼자 벗을 수 없어 주말 동안 옷을 입은 채로 생활하고 있다.
지체장애 1급 석 모 씨는
활동지원 인정점수 400점으로 월 451시간, 하루 일일 평균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서비스를 이용한다.
하반신 마비인 그는 대소변 처리가 힘들어 문제 발 생시 다음날 아침
활동지원사가 출근할 때까지 기다려야 하며, 밤중 돌발 상황에 노출돼 있다. 또 서비스를 이요하지 않는 밤 시간에 체위 변경을 해 줄 사람이 없어 욕창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
박명애 420장애인연대 공동대표는 “
활동지원이 정작 얼마나 제공되어야 하는지 판정하는 체계는 장애인 당사자의 삶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
국민연금공단 직원이 그저 30분 정도 방문 조사해 체크한 30개 항목으로 장애인의 삶이 결정되는 구조”라고 말한다.
420장애인연대는 연금공단을 시작으로 여러 관계 부처에 실질적인 제도 개선과 위급한 개인들의 권리 구제를 요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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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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