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장애계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탈시설 지역사회정착 지원을 외치면서 행진을 하고 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 장애계 대책위원회(이하 희망원대책위)는 4일 대구시청 앞에서 '대구시립희망원 탈시설 추진촉구 결의대회'를 갖고 1박 2일간의 집중행동을 마무리했다.

희망원은 전국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사회복지시설로, 급식비·부식비 횡령, 인권유린 등 각종 의혹을 받고 있다. 천주교대구대교구가 만든 재단법인 대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대구시로부터 수탁을 받아 36년째 운영되고 있다.

희망원대책위에 따르면 희망원은 2년 8개월 간 숨진 거주인 129명의 사망경위를 은폐·조작했지만 시는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것 외에 어떠한 입장도 내놓고 있지 않다.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시 공무원은 희망원을 제대로 된 방향으로 이끌지 못하고 오히려 관계자들과 긴밀하게 유착해 '관피아' 라는 오명까지 얻은 상태다.

시는 지역장애인단체가 인권침해 사건발생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으로 내놓은 시설폐쇄와 탈시설 지원요구에 대해 ‘비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희망원은 지역언론과 장애인·시민단체들로부터 급식비·부식비 횡령, 인권유린 등 각종 의혹을 받았고 최근 SBS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사건이 알려지면서 많은 대중들의 분노를 샀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 수차례에 걸친 현장방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세차례에 걸친 직권조사를 했다. 현재 대구시는 특별 감사반을 편성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희망원대책위는 지난 3일 결의대회를 갖고 대구시를 향해 대구시립희망원 시설폐쇄, 천주교대구대교구 운영권 반납, 권영진 시장 사과 및 시설위탁 철회, 희망원 생활인 탈시설 지역사회정착 지원, 탈시설지원센터 설치, 장애인자립생활주택·공공임대주택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후 희망원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계산성당을 출발해 계산오거리, 대한적십자사경북지사, 제삼한의원삼거리, 교구청별관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이후에는 계산성당으로 집결해 희망원에서 숨진 거주인 129명을 추모하는 문화제를 갖기도 했다.

희망원대책위는 "대구시는 희망원을 설립한 주체이고 36년간 천주교대구대교구에 직접 위탁을 한 장본인이다. 희망원 사태는 대구시가 키워온 것과 다름이 없다"면서 "이 사태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는 대구시는 시설폐쇄를 비롯해 시설운영권 환수, 권영진 시장 사과, 탈시설지원 전담기구 설치, 자립생활주택 확대를 해야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이어 “희망원 사태의 원흉은 시설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고, 해결주체는 대구시가 돼야 한다”면서 "이번 1박 2일 간의 활동을 시작으로 대구시립희망원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대대적인 투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장애계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대구시는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행진을 하고 있는 대구시립희망원 인권유린 및 비리척결을 위한 전국장애계 대책위원회 소속 회원들.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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