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현광장 문화마당은 무대 앞 잔디밭 위에 관람석이 있다. ⓒ송상현광장

누구나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공원에서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출입을 제한해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새울림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뇌병변장애 1급인 이모 씨는 지난 9일 24개월 된 아들과 함께 부산 송상현광장을 찾았다.

당시 광장 문화마당에서는 공연이 준비되고 있었기 때문에 주위에 다른 나들이객이 하나 둘 무대 정면에 위치한 잔디위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으며 이 씨 역시 전동휠체어에 아들과 태우고 잔디 위 자리를 잡았다.

잠시 후 멀리서 공원관리인이 이 씨를 향해 양팔로 X자를 그리며 다가와 “휠체어 타신 분은 잔디에서 나가주세요. 여기는 일반사람은 들어와도 되지만 휠체어는 들어오면 안 됩니다. 빨리 나가주세요”라고 소리쳤다.

당황스러웠고 심한 불쾌감까지 느꼈지만 언어장애가 심해 별다른 항의도 못하고 아들과 함께 씁쓸하게 잔디밭에서 나와야 했다.

하지만 대중들 앞에서 창피를 당한 그 때 일을 생각하면 분하고 억울한 마음에 얼마 뒤 새울림IL센터에 장애인 차별로 상담을 접수했다.

새울림IL센터 전웅길 소장은 “설령 휠체어가 공원의 잔디를 망가뜨린다고 하더라도 공원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공시설어야 한다”면서 “장애인의 공원 이용을 제한한 것은 권리를 침해한 것과도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당시 상황도 모두에게 들릴 정도로 멀리서 크게 말하는 것은 당사자에게 충분히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태도였다”면서 “다음주 중 국가인권위원회에 장애인차별로 진정서를 접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설공단 시민공원관리팀 박태봉 원장은 “장애인의 출입을 일부제한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라면서 “업무지침과 직원교육을 병행해 그런분들이 제한을 받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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