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장애인근로사업장 내 '장애인전용목욕탕'이 편의시설과 접근성의 문제로 이용이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따르면 부산시 해운대구는 30억을 투입해 장애인 근로사업장과 전용목욕탕을 해운대구 반여동 건립하고, 이달 초에 지역 신문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하철역부터 장애인전용목욕탕까지의 이동과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을 모니터링한 결과, 접근성과 목욕탕 편의시설 등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았다.

인도위에 놓여있는 장애물(사진 좌)과 높은 건널목 턱 사진(사진 우).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인도에는 상점들이 내놓은 화분으로 인해 휠체어가 지나갈 수 없었고 모든 건널목은 높은 턱으로 가로막혀 있어 휠체어가 지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목욕탕으로 올라가는 오르막길에는 사람이 다닐 수 있는 인도조차 없었으며, 장애인전용목욕탕 인근 폐기물 처리장에서 나는 악취로 길을 지나가는 것조차도 힘든 상태였다.

목욕탕 내부에는 시각장애인이 자신의 사물함 번호를 알 수 있도록 설치해야 하는 점자번호판이 없어 사물함의 위치나 자신의 키 번호 조차도 알 수 없었고, 사물함이 열쇠로 회전해 개폐하는 방식이라 상지의 사용이 불편한 지체나 뇌병변장애인의 경우 사용이 어려웠다.

탕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도 문제였다. 잡을 수 있는 단순한 손잡이 하나만 설치돼 있을 뿐, 경사로나 안전 바가 설치 돼 있지 않아 휠체어를 사용하는 중증장애인은 입수가 불가능 했고 샤워기 또한 세면과 샤워전환 레버를 돌려서 바꾸는 회전방식이라 이용할 수가 없었다.

센터 관계자는 “목욕탕이 중증의 장애인들은 이용이 불가능하고 경증의 장애나 내부 장애인들만 이용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목욕탕과 다를 게 없는 장애인전용목욕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용목욕탕의 입지조건 자체가 장애인의 접근이 불가능 한 곳으로 선정됐다”면서 “많은 예산을 들여 좋은 취지로 설치 한 장애인전용목욕탕이지만 설계 단계에서부터 장애인들의 의견 수렴 없이 진행돼 보여주기식 행정이 낳은 예산 낭비의 현장”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전용목욕탕 인근 폐기물 처리장 모습.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해운대구 장애인근로사업장 전경.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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