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 삼별초 등으로 구성된 창동예술촌 장애인차별문제대응 단체연대(이하 창동예술촌연대)는 지난 26일 창원시 창동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동예술촌을 장애인은 갈 수 없다”며 장애인 편의 시설 설치를 촉구했다. ⓒ박종태

경남 창원시 문화랜드마크 ‘창동예술촌’이 장애인을 외면한 채 편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그림의 떡’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장애인권익옹호활동단 삼별초 등으로 구성된 창동예술촌 장애인차별문제대응 단체연대(이하 창동예술촌연대)는 지난 26일 창원시 창동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창동예술촌을 장애인은 갈 수 없다”며 장애인 편의 시설 설치를 촉구했다.

삼별초에 다르면 창원시 창동예술촌에는 수 백 개의 점포와 50여 개의 예술작가 입촌점이 있다.

이중 1층을 위주로 160개의 점포와 53개의 입촌점을 대상으로 장애인의 접근이 얼마나 심각한지 조사한 결과, 창동 그 어디에도 점자블록이나 점자안내 등을 전혀 설비하지 않아 시각장애인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불가했다. 또한 대부분의 점포에는 계단과 턱이 있어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문화 체험을 거의 못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장차법)에 위배된 장애인 차별에 해당된다.

특히 160개의 점포 중 경사로가 설치되지 않아 들어가지 못하는 곳은 122곳(76%)이고, 53개의 입촌점 중 43곳(81%)이 턱이나 계단 때문에 접근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창동에 새롭게 꾸민 150m의 ‘상상의 길’ 바닥은 매우 미끄러워 사고가 빈발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보행이 불편한 장애인뿐만 아니라 아이들, 노인, 심지어 자전거 낙상사고가 빈발해 위험 경고문까지 부착된 상상 이하의 길이 되어 버린 것.

삼별초는 수차례 창원시 관계자를 만나 편의시설 설비 등 시정조치를 요구했지만 부서간의 책임전가만을 반복할 뿐 별다른 답변 없이 요지부동이라고 지적했다.

창동예술촌연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장애인도 당당하게 거리로 나와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고 보고 체험하며 문화여가를 즐길 권리가 있다”고 강조한 뒤 “창원시가 자랑하는 문화 랜드마크 ‘창동예술촌’ 그 일대 어디에도 장애인의 기본적인 문화향유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해당 공무원들과 관계자들은 책임전가를 즉각 중단하고 책임 있는 자세를 가질 것 ▲도로에 점자블록을 설치하고 점자홍보지, 점자안내도, 음성해설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마련할 것 ▲단차 제거, 장애인화장실, 경사로 및 엘리베이터 등 휠체어, 보행기, 유모차 사용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창동예술촌연대는 기자회견 뒤 같은 장소에서 이 같은 요구를 홍보하며 서명을 받는 캠페인을 전개했다.

창동예술촌 입구에서 장애인 편의 시설 설치를 촉구하는 내용의 서명을 시민들에게 받고 있는 모습. ⓒ박종태

오동동 문화광장에 설치된 관광안내소 입구에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출입할 수 없다. ⓒ박종태

오동동 문화광장 메인무대 단상에 경사로가 없다. ⓒ박종태

오동동 문화광장 지하1층 계단 기둥 앞에 점자블록이 설치돼 있어 시각장애인이 이동 중 부딪쳐 다칠 위험이 있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 출입문이 미닫이로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은 사용할 수 없다. ⓒ박종태

남녀장애인화장실 내부에는 용변기 등받이와 세면대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비상호출벨도 사용하기 힘든 위치에 설치됐다. ⓒ박종태

창동예술촌 상상길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이 없으며, 도로가 미끄러워 목발을 사용하는 장애인이 이동하기에는 위험하다. ⓒ박종태

창동예술촌 상상길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에는 눈, 비올 때 미끄러우니 주의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박종태

창동예술촌 문화아카데미 입구에는 턱이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이 출입할 수 없다.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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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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