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KBS 제3라디오 ‘눈감고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 출연 100회를 맞은 송경태 관장. ⓒ전북장애인신문

“지금 가보기 딱! 좋은 여행지를 가이드 하는 ‘눈감고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 시간입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여행 안내서를 펴낸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 송경태 관장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어디로 함께 떠나볼까요?”

“남녘의 봄기운이 물씬 풍기는 오동도, 거문도, 백도로 떠나보죠.”

“거문도 사람들은 수선화가 핀 걸 보고 봄이 온걸 안다는데 수선화가 많은 곳은 거문도 중 어디인가요?”-중략-

“이 밖에 또 놓치기 아까운 볼거리, 어떤 게 있나요?”

“1905 년 우리나라 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등대는 동양최대이며 민박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수월산 문필암도 놓치기 아까운 곳이죠.”-중략-

“송경태 관장님! 오늘 좋은 여행지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도 더 근사한 곳 나들이 기대할께요.”

“다음 주에 더 좋은 곳을 소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눈감고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 지금까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여행 가이드를 펴낸 전북시각장애인도서관 송경태 관장님과 오동도, 거문도, 백도로 함께 떠나봤습니다.”

송경태 관장(시각장애1급)이 지난 29일 KBS 제3라디오 ‘눈감고도 찾아가는 즐거운 여행’ 출연 100회를 맞았다. 2007년 4월 19일 첫 출연, 매주 12분씩 녹화방송을 했다.

시각장애인이 여행 가이드를 하다니? 많은 사람이 아이러니하다고 했다. 송 관장은 평소 여행을 좋아해 2004년 국내최초로 ‘점자판 전국 여행 가이드북’을 발행했었다. 비장애인은 눈 관광위주라면 시각장애인인 송 관장은 귀와 입 관광 그리고 다리품을 팔아 손 관광을 즐긴다.

“‘여행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난 사전에 여행지역에 관한 정보를 익히고 떠난다. 궁금증은 물어보고 손으로 만져볼 수 있는 곳은 최대한 만져본다. 일본, 중국, 칠레, 홍콩, 태국 등 외국을 방문할 때는 현지에서 인터뷰를 했다. 현장감을 주기 위해서다. 홍도, 울릉도, 제주도, 설악산 등에서도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다.”

송 관장은 ‘점자판 전국 여행 가이드북’ 발행을 위한 자료 수집을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발간된 여행 가이드북은 입소문을 타 방송관계자에게 알려졌고, 생생한 현장 경험을 가진 송 관장이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여행은 지친 삶에 활력을 주고 가뭄에 단비 같은 청량제 역할을 해줬다”는 송 관장에게도 한 가지 아쉬운 것이 있다. 볼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풍경을 청취자에게 그대로 전달해주지 못한 점이다.

하지만 비장애인이 쉽게 간과할 수 있는 철따라 변하는 나무껍질 모양이나 꽃잎의 촉감, 다양한 문화재의 질감 등 또 다른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어 기쁘다고….

세상은 눈으로 볼 수 있는 것만이 아름다운 것은 결코 아니다. 또 다른 세상에서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것은 심안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이 아닐까?

전북장애인신문 조나라 기자/에이블뉴스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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