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개선필요사항.ⓒ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지난 7월30일 개통한 인천지하철 2호선 장애인 편의시설이 장애인 안전을 위협하는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무인운전으로 운행하는 과정에서 실제 편의시설을 조사하던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문에 끼이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 것.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인천 장차연)가 최근 인천지하철 2호선 27개 역사와 전철 내부의 장애인 편의시설 전수 조사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인천 장차연은 엘리베이터 개폐시간(20초), 승차권 자동발매기,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장애인화장실 비상통화장치 위치, 역무원 안내서비스, 비상시 장애인 대피로 등을 중점적으로 점거했으며, 그 결과 개선이 필요한 장애인편의시설의 총수는 170개소나 됐다. 개선이 필요한 미흡이 46개, 부적합 124개 등이다.

먼저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된 장애인편의시설은 엘리베이터 개폐시간으로, 짧은 곳은 10초에 불과해 장애인의 경우 엘리베이터 탑승 과정에서 끼임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또 승차권 자동발매기가 2호선 모든 역사에 휠체어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무인발권기가 1대도 없었다. 시각장애인 점자블록도 독정역과 시민공원역의 경우 화장실로 유도하는 점자블록이 잘 못 설치되어 시급히 개선이 필요했다.

장애인화장실 내 비상통화장치는 27개역 중 13개역이 잘못된 위치에 부착되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역무원 안내서비스는 10개역에서 역무원이 장애인 탑승객에게 안내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거나 부족했다.

이울러 엘리베이터 고장시 대체 시설로 27개역 모두 엘리베이터 고장 시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대체시설이 없었다. 또 승강장과 열차간 거리로 기준인 10cm를 넘는 역이 4개역 이었고 5cm미만인 적합기준에 부합하는 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개통 후 이틀 동안 27개 역사 편의시설 점검 모습.ⓒ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열차 고장, 사고로 정차 시 대피할 수 있는 대피로의 폭도 30cm정도에 불과해 휠체어장애인은 모든 구간에서 사고 시 대피가 불가능했다.

열차 내 편의시설 역시 심각한 수준은 마찬가지다. 심각한 흔들림에도 불구하고 휠체어석에는 장애인이 붙잡을 수 있는 안전바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 안전바 대신 비장애인들이 앉을 수 있는 접이식 좌석이 부착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해 원래 좁은 경전철 휠체어석은 더욱 좁게 느껴졌으며 대부분 노인 등 비장애인 승객이 좌석을 차지해 휠체어 장애인은 장애인석을 이용할 수 없었다.

또한, 무인운전으로 운행되는 과정에서 장애인의 끼임 사고 발생이 심각하게 우려됐다. 인천지하철 2호선은 환승역 30초, 일반역 20초의 정차시간이 자동으로 프로그램되어 출입문이 개폐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상황.

인천 장차연 관계자는 “장애특성에 따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장애인은 유인운전 시스템인 인천지하철 1호선, 경인1호선에서도 문 끼임 사고가 빈번하다”며 “더욱이 무인운전의 경우 기계적으로 30초와 20초가 지나면 닫히는 시스템이다 보니 사고 위험이 상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조사과정에서도 실제 문에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인천지하철 2호선은 장애인의 안전과 이동권을 책임질 수 없는 안전 지옥”이라며 “인천시와 인천도시철도본부, 인천교통공사는 장애인의 안전과 이동권 보장을 위해 장애인편의시설 개선을 최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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