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회 전국장애인단체활동가대회 참석을 위해 제주공항에 도착한 장애인단체 활동가들. ⓒ한국DPI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열리는 '제4회 전국장애인단체활동가대회'의 막이 올랐다.

한국장애인재단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대회는 올해 처음으로 공모를 통해 한국DPI가 진행을 맡게 됐다는 점이 특징이다. 제주도 금호리조트에서 '교류와 쉼'이라는 주제로 9월 29일 개막된 이번 대회는 10월 1일까지 진행된다.

개회사에서 한국DPI 채종걸 회장은 "이번 행사에는 66개 단체, 210여명의 활동가들이 참가했다"며 "특히 중증장애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 등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제주도에 감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상복 행정부지사 편에 환영사를 보내 "제주도는 한 번만 제외하고 활동가대회를 모두 개최했다"면서 "이것은 우리 도가 장애인의 웃음소리가 크게 들리는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는 데 대한 성원이자 배려"라며 이 대회와의 인연을 강조했다.

대회 주관을 맡은 한국DPI는 어느 때보다 이동권에 제약이 큰 장애인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전동휠체어 사용자 15명, 수동휠체어 사용자 22명 등이 이동하는 데는 세심한 조정이 필요했다. 비행기편과 차량 배치에 신경을 써서 비행기 3대, 저상버스 3대와 리프트 승합차와 승합차 6대에 나눠 타고 참가자들이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이번 대회는 지체장애인 외에도 청각장애, 시각장애, 호흡기장애 및 안면장애, 신장장애 그리고 비장애활동가 등 각 단체별로 2~3명 정도의 활동가들을 추천 받아 다양한 유형의 활동가들이 참가했다.

개회식 후 첫 번째 강연은 독립영화를 제작해 온 류미례 감독이 맡아, 편집 화면을 보여주며 영화와 드라마 속에 등장한 장애인 캐릭터를 분석해 주었다. 류 감독은 "장애인은 비범한 사람도 특별한 사람도 아니다"라며 "다큐를 찍다보니 결국 자신의 얘기는 본인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지적장애인들이 직접 제작한 극영화 <봉천9동>를 보여주며 장애인당사자성을 강조했다. 덧붙여 "처음 등장하는 신인배우가 예뻐 보이지 않더라도 카메라 마사지를 받다보면 예뻐지는 것처럼 장애인의 모습도 일일극 등을 통해 자주 보여짐으로써 익숙해지길 바란다"며 <대중매체 속 장애인당사자>에 대한 강연을 마무리지었다.

2번째 강연 <제주 4.3역사의 현장>에 이어 2005년 제작된 미국 다큐멘터리 <39파운드의 사랑>이 상영되었다. 이스라엘에 살고 있는 아미 앤킬루비의 이야기는 "어린 시절, 근위축증 진단을 내리며 6살까지밖에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예측한 미국인 의사를 찾아 친구들과 미국으로 긴 여정을 떠나기로 결정하는 데서 출발한다.

"30살이 넘어 39파운드의 바싹 여윈 몸으로도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려고 목숨을 건 여행을 감행하는 그의 기이한 도전은 장애인활동가들에게도 색다른 도전의식을 던져 주었다.

'제4회 전국장애인단체활동가대회' 둘째 날은 5코스로 나눠 제주 문화체험을 하는 것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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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측에서 지원해준 저상버스에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이 오르고 있다. ⓒ한국DPI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8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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