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여의도 이룸센터 지하 1층 이룸홀 앞에서 한 농아인이 이대섭 중앙회장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중앙회장이 27일 3차례의 ‘제11대 중앙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 파행과 관련, 도의적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하지만 전국시도농아인협회 회원모임(이하 회원모임)은 도의적이 아닌 중대한 책임이 있고, 나아가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를 위해 집행부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대섭 중앙회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지하 1층 이룸홀에서 개최된 이사회 참석해 사퇴의향서를 제출했다. 이대섭 중앙회장이 사퇴함에 따라 회장 직무대행은 장년길 부회장이 맡게 된다.

앞서 회원모임 소속 농인들은 이사회 개최 두 시간 전부터 이사회 회의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켓시위를 벌였다.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3차례의 중앙회장 선거 파행의 중대한 책임이 이대섭 중앙회장에게 있다며 회장을 포함한 집행부 총사퇴를 촉구한 것이다.

이들은 각각 ‘법원 판결 무시하고 선거방해 계속하는 이대섭은 물러가라’, ‘임기 마감된 이대섭 집행부는 더 이상 협회 망치지 말고 전원 사임하라’, ‘3번이나 선거파행 조장한 집행부 책임지고 사임하라’ 등의 내용이 적힌 피켓들을 들고 회의장에 입장하는 이사들을 설득했다.

오후 2시 10분 경 이사회 의장인 이대섭 중앙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이사회 회의장 앞은 아수라장이 됐다.

이대섭 중앙회장을 만나려는 농인과 접근을 막으려는 농인들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농아인협회 관계자들은 인간띠를 만들고 이대섭 중앙회장의 회의실 입장을 도왔다.

회원모임 소속 농인들이 기자회견을 갖고 피켓 시위를 한 이유는 세 차례의 중앙회장 선거 파행의 책임이 이대섭 중앙회장에게 있다고 생각해서다.

앞서 농아인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22일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고 중앙회장을 비롯한 이사, 감사 선출선거를 진행하려 했으나 후보자격 부적격 등 논란이 발생하면서 결국 중앙회장 선거는 연기됐다.

4월 30일 두 번째 중앙회장 선출을 목적으로 하는 임시대의원총회는 법원의 개최금지 결정에 따라 중단됐다.

총회 개최일인 30일 기준으로 늦어도 15일까지는 총회 소집을 통지해야 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아인협회 정관에 따르면 총회 소집을 위해서는 대의원들에게 개최 14일 전에 소집을 통지해야 한다.

5월 22일 세 번째 중앙회장 선출을 목적으로 하는 임시대의원총회 역시 한 후보가 절차가 잘 못 됐다며 법원에 ‘총회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이 금지를 결정하면서 무산됐다.

회원모임 소속 관계자는 “이대섭 중앙회장이 사퇴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집행부가 총사퇴 하지 않으면 중앙회장 선거는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가 이뤄질 수 있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농아인협회 이사회는 신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으로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주신기 고문(전 농아인협회장)을 선출하고 새로운 선거위원을 구성한다. 이후 관련 규정에 따라 중앙선거 및 감사, 임원 선출에 대한 선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한국농아인협회 이대섭 중앙회장에게 다가서려는 농인과 저지하는 협회 관계자 모습. ⓒ에이블뉴스

이사회 회의장에 들어서는 이사들에게 이대섭 중앙회장 사퇴를 촉구하는 농인들. ⓒ에이블뉴스

피켓을 든 농인들이 이대섭 중앙회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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