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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금자탑 ‘지장협’ 뼈아픈 재조명

장애인당사자주의 실현·정치세력화 업적 평가

권력 갈등·이슈 외면 비판…“선도적 역할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6-07-21 18:14:50
1986년 설립된 이후 장애인 복지역사 변화의 새바람을 불러온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 재활패러다임이 지배하던 1980년대 등장한 지장협은 ‘장애당사자주의’와 ‘정치세력화’를 내걸고 장애인 복지사에 큰 획을 그었다는 평가가 하나로 모아졌다.

반면, 30년의 긴 역사 속에는 혼란스러운 권력구조로 인한 갈등, 장애계 이슈와 상반된 대규모 시위 등 지장협 ‘흑역사’도 비틀게 꼬집는 날카로운 비판도 이어졌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21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지장협 창립 3주년 기념 토론회’를 갖고 그동안 지장협의 장애인복지사적 고찰을 통해 미래에 대한 방향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장애계 중심 ‘지장협’ 한 획 긋다=1986년 한국 장애인복지사를 뒤 흔든 지장협, 장애인단체 최초로 장애인당사자 조직의 ‘전국조직화’와 ‘장애당사자주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장애인복지사의 큰 영향을 끼쳤다.

구체적으로 지장협 창설자 고 장기철회장이 1990년 미국 장애인법의 제정 시행과 동법이 제정될 수 있게 역할을 한 미국장애인연합회 헤롤드 윌케와의 만남과 교류, 90년대 초 미국의 자립생활 패러다임을 수용했다는 점이다.

나사렛대학교 김종인 교수는 “원래 사단법인은 회원의 유대강화나 권익증진이 설립목적인데, 지장협이 서울복부장애인종합복지관 위탁사업을 받아 성공적인 운영모형을 보이는 것은 장애인복지사에 기록될 만하다”며 “장애당사자의 역량으로 프로그램 개발, 사업수행도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장협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장애인복지관은 전국 20개소, 직업재활시설 등 장애인관련 시설위탁운영 29개다. 이중 눈에 띄는 부분은 관장이 장애인이면, 사무국장은 비장애인 등의 식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 상호보완적으로 상생 운영하는 모델인 것.

또한 지장협의 쾌거를 꼽자면 역량 있는 장애당사자 지도자 양성이다. 대표적으로 김정록 국회의언, 박덕경 서울시의원 등 많은 장애인 정치인들의 진출은 물론, 지난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87명의 장애인 기초자치단체장 및 의원이 배출된 것도 지장협의 업적이다.

김 교수는 “지장협은 불모지와 다름없던 장애인 권리운동과 고용복지의 토양을 옥토로 만들어 복지국가 대한민국을 건설했다는 것, 시민의식 개선, 장애인이동권 보장 등을 높이 평가할 만하다”면서도 “지체장애인 회원의 유대, 권익옹호를 넘어 15가지 모든 장애유형을 위해 선도하는 지장협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김 교수는 “척수장애인이나 근이양증 등은 현재 지장협에서도 소외되고 이방인처럼 되고 있는 점이 없지 않다”며 “장애인복지관 등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을 위해서도 전문성을 갖고 복지향상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장협 위한 지장협…장애계 선도적 역할해야”=이날 토론자들도 30년간 지장협이 이끌어온 장애인당사자주의, 정치세력화의 업적을 인정하면서도, 그 역사 속 뼈아픈 기억을 날카롭게 상기시켰다. 지장협을 위한 지장협이 아닌, 장애계 이슈 중심에 서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은 “지장협은 장애인당사자 인재 양성, 사회인식개선, 장애정책의 발전 등을 주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우리나라 장애인식이 30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했다”면서도 “아직도 염전 노예, 시설 인권침해 등의 과제가 많다. 과제 해결에 있어 지장협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변 선임연구위원은 “협회 조직도를 보면 인권신장, 권리옹호 등의 사업이 독자적인 조직을 갖추고 있지 않다. 장애인 권익옹호 조직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장애등급제 개편, 맞춤형 서비스 전달체계 구축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다양한 단체와 연대해 정책건의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동익 전 의원은 “지장협은 30년 동안 장애인 지도자들을 배출하고 경제적인 자립이라는 길을 열어줬다”면서도 “장애인단체의 권력구조 개편을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지방 조직들이 별도의 법인을 만들고 툭하면 고발하고 선거에 지면 승복하지 않는 변호사들의 생계를 지원하는 단체로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체 내의 분열과 갈등을 넘어 우리 당사자 단체들을 어떻게 잘 이끌어 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심도 높은 논의, 권력구조에 대한 개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지장협을 위한 지장협, 회장과 단체를 위한 단체가 아닌 모든 장애인들을 통합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블뉴스 백종환 대표는 "지장협은 예전에 장애인 생존권 수호를 위해 수천 명이 한강공원에서 삭발하고, 승용차 LPG 폐지 반대를 위해 시위를 했다. 30년간 장애운동의 한 발자취였다"면서도 "최근 지장협이 단식하고 삭발했던 것은 어떤 사건들 때문이었냐. 장애계 모두의 문제를 위해 언제 단식을 해본 적이 있냐"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이어 백 대표는 "지장협이 태동할 때만 하더라도 장애인문제는 대부분 지체장애인 중심이다. 직업, 교육 등의 대다수가 지체장애인 재활로 귀결됐다"면서 "지금 현재 장애계의 가장 큰 문제는 지체장애인이 장애계 핵심 키워드는 아니다. 장애계 최대 조직인 지장협이 장애계의 핫이슈를 외면하는 것은 IT 시대에 기계부품만을 강조하는 자동차회사와 다름없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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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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