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지난 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2008 전국중중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에서 장한 배우자상을 수상한 심봉남씨 부부. ⓒ에이블뉴스

“당신이 경운기 사고로 전신마비 상태가 됐을 때는 세상이 무너지는 듯 했습니다. 시부모님을 모시고 시동생들과 자식들까지 키워내려니 하루하루가 버거웠습니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병원비를 감당하기는 더욱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불행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죠. 나마저 트럭장사를 시작한지 열흘 만에 사고가 나서 장애를 입게 됐죠.

너무 기막힌 인생이 서러워 원망 아닌 원망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당신이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서 포기하지는 말자고 생각했고, 주변이 격려 속에서 이제는 조금씩 안정을 찾아갑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모두 제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고통이었던 것 같습니다. 힘들었지만 당신이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지난 1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한 ‘2008 전국중중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 개막식에서 소개된 심봉남(지체장애·여)씨의 사연이다. 이날 심씨는 자기의 삶을 토대로 쓴 ‘남과 같지 않았던 그 길’이라는 수기로 가장 훌륭한 배우자에게 주는 ‘장한 배우자상’을 수상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이날 행사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실천한 배우자에게 주는 ‘아름다운 배우자상’, 성공적인 자립에 이르게 한 우수 배우자에게 주는 ‘자립상’, 자녀교육 및 화목한 가정을 만든 배우자에게 주는 ‘가화상’ 등도 수여했다.

전국중증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는 부부 중 한 사람이 거동조차 할 수 없는 중증 장애인인 가정에 정부 복지정책을 유도하고, 장애인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1994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행사다.

올해 대회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살아온 중증장애인 부부 46쌍이 초청됐다. 이들 부부들은 명사 초청 강연을 듣고, 축하공연을 관람했다. 둘쨋 날인 2일에는 청와대를 관람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박덕경 회장은 “이 사회는 장애인을 편견과 선입견으로 차별한다. 이러한 차별의 고통 속에서도 중증장애인배우자는 항상 장애인과 함께 했다. 눈물을 감추며 인고의 세월을 보내온 그들의 희생정신은 사회의 귀감이 되고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어 “장애인 배우자 여러분, 지금껏 당당하고 떳떳하게 살아왔듯이 앞으로도 자신감을 가지고 살아가자. 냉혹한 현실과 삶의 고통도 부부간의 따뜻한 사랑으로 견디고 극복해 나가자”고 중증장애인 부부들에게 당부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박덕경 회장이 1일 2008 전국중중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 개막식에서 사회에 귀감이 되는 중증장애인 부부들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2008 전국중중장애인배우자초청대회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살아온 중증장애인 부부 46쌍이 초청됐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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