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영화관’팀은 시드니에 도착한지 사흘째인 8월 19일 호주 시각장애인권익단체인 Vision Australia를 방문했다. ⓒ이한샘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이 주관하고 신한금융그룹이 후원하는 ‘2016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의 ‘모두의 영화관’팀은 지난 8월 16일부터 25일까지 호주 연수를 진행했다.

연수 주제는 '호주 시각, 청각장애인들의 영상매체 향유 방법 탐색'으로 영상매체 중에서도 '문화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화면해설 및 자막 영화'가 세부주제다.

‘모두의 영화관’팀은 시드니에 도착한지 사흘째인 8월 19일 호주 시각장애인권익단체인 Vision Australia를 방문했다.

제일 처음으로 팀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물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감 소책자”이다. 예를 들면 악어의 날카로운 이를 표현하기 위해 지퍼 두 개를 위 아래로 붙여놓는 등 시각장애인들이 보다 더 쉽게 ‘날카로움’의 느낌을 알아낼 수 있도록 표현한 책이었다.

촉감 소책자. ⓒ이한샘

이 기관에 방문한 사람들이 눈으로 볼 수 있게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시각보조기구(키보드와 돋보기 등)가 배치되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안내견 교육 및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가장 수요가 많은 서비스는 극장에서 1:1 화면해설을 제공해주는 것인데 이는 자원봉사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서비스 이용자들은 헤드셋을 끼고 블루투스 방식으로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Vision Australia에서 지적한 호주 내 배리어프리영화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모든 영화관에서 충분한 수의 장비(화면해설 오디오기기와 자막기기)를 구비 하지 않고 있으며 예약 시스템 문제 및 기기의 잦은 고장이 있다.

또한 헤드셋을 끼고 영화를 상영할 때 집중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영화관에서 관람할 때 폐쇄형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하였다.

특히 영화 중 액션 장면을 해설할 경우 매우 혼란스럽다고 한다. 왜냐하면 내용이 복잡하고 빠른 해설을 따라잡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호주에서 자막이 있는 DVD가 나오기까지 기다리려면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다. Vision Australia는 시각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DVD를 기다리지 않고 영화가 개봉되는 동시에 편하게 관람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앞으로 호주에 배리어프리영화관내 장비 문제가 개선되고 화면해설이 지금 보다 더욱 생동감 있게 잘 전달이 된다면 시각장애인들의 영화관람 횟수가 늘어날 것이며 자연스레 영화관에서도 수익이 창출 될 것이다. 또한 기존의 자막기기나 헤드셋 대신 자신의 기기를 직접 가져와서 블루투스를 이용해 튜닝을 하고 영화를 관람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형태일 것이라 전했다.

시각보조기구(키보드). ⓒ이한샘

약 3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친 후, 2번째 배리어프리영화 "언더워터"를 관람하였다. 모든 것에는 호불호가 갈리는 듯이 배리어프리영화를 관람할 때에도 현재 우리나라에서 적용 중인 시스템인 개방형보다 호주의 폐쇄형이 더 편하다고 하는 팀원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개방형으로 볼 땐 난잡하게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화면에 자막 뜰 때 화면이 안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호주의 배리어프리영화 폐쇄형 같은 경우 자막기기 장비는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헤드셋의 경우 배터리가 꺼져있는 상태인 헤드셋을 대여해주어 상영에 불편을 겪은 팀원이 있었다.

헤드셋이 다른 영화관과 달리 무선이라서 선이 꼬이지 않고 음질이 좋았지만, 고개를 살짝만 기울여도 들리지 않거나 잡음이 심했던 문제점이 있다.

"언더워터"는 비교적 효과음에 대한 설명이 잘 묘사되었고 배경음악이 나올 때 자막으로 ‘음표’ 표시가 나타났다. 하지만 어떤 분위기의 음악인지는 알 수 없었다. 또한 이 영화는 대사 없이 자신의 몸을 묶는 등 주인공 혼자서 여러 행동을 취하기 때문에 시각적인 설명이 매우 중요한 영화인데도 불구하고 영화 속 배우가 동작을 취하기도 전에 화면해설로 이미 설명이 나오는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첫 번째 배리어프리영화를 보러 갔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관에도 휠체어좌석이 있었던 것을 보고 다소 놀랐다. 한국처럼 영화관의 맨 뒤나 맨 앞 아닌 상영관 중심에 휠체어 좌석이 잘 배치가 되어있어서 인상 깊었다.

오늘 방문한 Vision Australia 기관과 두 번째 배리어프리영화 "언더워터" 상영은 호주의 배리어프리영화 상영과 관련하여 어떠한 불편한 점이 있는지, 이것을 어떻게 우리나라에 효율적으로 적용시킬지에 대해 더 생각해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이 글은 '2016 장애청년드림팀 6대륙에 도전하다', ‘모두의 영화관’팀의 이한샘 님이 보내왔습니다. 에이블뉴스는 언제나 애독자 여러분들의 기고를 환영합니다. 에이블뉴스 회원 가입을 하고, 취재팀(02-792-7166)으로 전화연락을 주시면 직접 글을 등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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