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몬티안 분탄(태국, Monthian Buntan, 53세, 시각장애) 위원이 31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리는 ‘장애분야 국제협력 확대를 위한 국제포럼’ 기조연설을 위해 지난 30일 내한했다.

포럼을 주최하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아시아태평양지역 장애인의 권리실천을 위한 ‘제3차 아‧태장애인 10년(2013년 ~ 2022년)’의 행동목표인 ‘인천전략’의 목표달성을 위해 정부가 지정한 ‘인천전략이행기금 운영사무국’이다.

포럼에 앞서, 분탄 위원이 바라보는 아태지역 장애인, 이들의 권리 실현을 위한 한국의 노력 등에 대해 들어봤다.

몬티안 분탄 위원.ⓒ한국장애인개발원

Q. 태어날 때부터 시각장애가 있다고 들었다. 몬티안 분탄 위원의 인생 스토리를 듣고 싶다.

A. 1965년, 방콕에서 북쪽으로 500km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 ‘남참’ 농가에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님은 누나와 저, 둘을 키우셨는데, 태어난 아들이 3개월 만에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을 아시고 슬픔 속에서 보내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제게 ‘이 하늘 아래,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라’는 말씀으로 힘을 주시곤 했습니다.

치앙마이에 있는 특수학교에 진학하고서는 ‘다름’에 대한 ‘다른 시각’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던 것 같습니다. 익숙했던 특수학교에서의 7년을 보낸 후 일반학교로 진학, 교환학생으로 미국 미네소타 주 Olaf 대학에서 공부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계속 도전했습니다. 농부의 아들로 넉넉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며 공부하고 세상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정말 제 인생의 모든 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은 그러한 제 즐거움을 빼앗아가지 않습니다. 시각장애는 언제나 저의 일부였고, 제 삶을 더 흥미롭고, 더 도전적이고, 그리고 더 풍부하게 해 왔습니다.

Q. 아시아태평양지역 장애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저는 아태지역 장애인들이 어려움과 기회 모두를 맞닥뜨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태지역은 영토와 인구의 규모가 가장 큰 곳입니다. 아태지역의 장애인들은 또한 다양한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 경제적 배경에서 고려되어야 합니다.

노력을 통한 진전의 기미가 많이 보입니다만, 대부분의 아태지역 장애인들은 여전히 사회의 가장 밑바닥에 있습니다. 개발 분야를 포함해 생활의 거의 모든 측면에서 장애인은 가장 먼저 잊히는 존재이며, 가장 나중에야 떠오르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아태지역은 많은 혁신적인, 그리고 긍정적인 활동이 시작되고 실현되는 신흥 지역이기도 합니다.

Q. 아태지역 장애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해결방안은?

A. 장애인에 대한 ‘오해’가 삶의 모든 방면에 있어서 다양한 형태의 ‘제외’를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아태지역의 장애인들을 배제 및 소외시키는 장애에 대한 ‘오해’를 바꾸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권리협약의 맥락과 일치하도록 입법하는 것과 동시에 인식개선 및 공공 교육이 절실합니다.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아태지역에서는 장애에 있어서 사회적‧인권적 모델보다는 자선‧의료적 모델로 접근합니다. 이러한 오해와 낮은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누군가를 소외시키는 똑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야할 것입니다.

Q. 한국이 아태지역 장애인들에게 어떤 부분을 가장 잘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나?

A. 개발의 모든 영역에서 장애포괄성을 확대하기 위해 돈이나 현물, 국제적 및 지역적 정책, 법적 도구 등으로 지원하고 지지해야 합니다. 특히 국제개발협력 사업과 활동을 통해서 말입니다. 국가 내에서, 그리고 가능하다면 지역적 및 국제적 수준에서 장애운동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더욱 주력해나가야 할 것입니다.

Q. 아태지역 장애인들의 권리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있어야하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A. 유엔장애인권리협약(UNCRPD)을 전 세계가 비준하고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진지한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사업 환경을 포함한 모든 영역에 있어서 ‘장애포괄적 개발’이 있을 수 있도록 앞장서는 노력을 해야 할 것입니다.

Q. 한국은 청년실업 등 일자리 문제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은 더 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데, 한국의 장애청년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장애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장애포괄적 비즈니스에 대해 앞장서는 캠페인을 통해 비즈니스 사회에 이들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장애청년들의 실업을 해결해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제가 앞서 언급한 장애에 대한 오해 문제도 해결해줄 것입니다.

정부와 각종 시민단체들은 늘 그렇듯이 열심히 일합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영역은 가장 떠오르는 영역이고, 초국가적으로 번영해나갈 힘이 있습니다. 장애청년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모든 유형의 장애인 당사자의 인권이 기반이 되는 개발과 장애포괄적 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저는 아주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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