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장애인파크골프동호회 이승기 회장.ⓒ에이블뉴스

“장애인이 된 후 무료한 시간을 메울 길이 없었는데, 우연히 알게 된 스포츠가 잠자던 날 깨워줬어요. 그렇지만 여전히 장애인을 위한 체육시설은 부족할 따름이예요. 마포구의 구체적인 장애인 체육 활성화 지원이 절실합니다.”

8일 열린 ‘서울특별시장애인골프협회 마포구지부 토론회’에 참석한 마포장애인파크골프동호회 이승기 회장(62세, 지체1급)의 말이다.

이 회장은 장애인이 된 후 일정시간 동안 재활치료를 받으면서 휠체어를 이용했다. 하지만 휠체어 이용만으로는 무료한 시간을 메울 길이 없었다.

이 회장은 “장애를 갖고 3년을 병원에 있었다”며 “이후 사회에 나왔는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너무나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이후 지난 2008년 우연히 알게 된 ‘론볼’이라는 스포츠가 이 회장을 잡아 끌었다. ‘어라 괜찮네!’ 반신반의하며 시작한 론볼은 건강유지는 물론, 장애로 인해 닫혔던 마음까지 활짝 열어줬다. 심지어 손발이 꽁꽁 어는 추운 날에도 경기장에 나가 론볼을 즐길 만큼 이 회장은 스포츠의 매력에 빠졌다.

그러나 사회는 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한 준비가 부족했다. 망원에 위치했던 론볼경기장이 잠실로 이사를 가면서 경기를 즐기던 이 회장과 동료들은 그만둘 수 밖에 없던 것.

“잠실로 옮기지 말라고 그렇게 쫓아다녔어요. 근데 결과는 안 해주더라구요. 할 수 없이 다른 경기를 찾으려고 했지만 마땅히 할 수 있는게 없었어요. 그러던 차에 지난해 마포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골프를 배우게 됐고,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씩 노을공원 파크골프장에 올라가 론볼 대신 치고 있어요.”

5년전 우연한 기회로 론볼과 파크골프를 경험한 이 회장은 스포츠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와의 차이는 확연하다고 말한다. 중도장애인으로서 마음을 닫았던 이 회장은 자신감은 물론, 주변사람들과 친해질 수 있는 계기까지 마련했다.

“체육활동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아파트에 사는 A씨가 탁구교실에 참여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지고, ‘나도 탁구 칠 줄 안다’는 자신감에 즐겁게 생활하고 있어요. 주변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된 것두요. 사회적 관계가 열악한 장애인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거든요. 또한 파크골프 심판자격을 취득할 경우, 장애인골프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할 수 있어요. 스포츠로 인해 보다 당당해지지 않을까요.”

그러나 애로점은 존재한다. 현재 이 회장이 거주하는 마포구 지역의 경우, 장애인의 여가생활, 건강유지를 위한 체육활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수영’정도만 장애인 참여가 가능한 것.

“마포구에는 1만5천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당연히 장애인을 위한 체육시설이나 참여가능한 생활체육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마도 지금도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훨씬 더 많을 거예요. 생활 체육 꿈도 못 꾸죠. 구 차원에서 그런 분들을 끌어내서 단체를 만들어주고 지원도 많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8일 마포구청에서 열린 '서울특별시장애인골프협회 마포구지부 토론회'에 참석한 토론자들 모습.ⓒ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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