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제33회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올해의 장애인상(3명), 국민훈·포장(7명), 대통령 표창(5명), 국무총리 표창(4명) 수상자를 확정했다. 올해의 수상자를 소개한다. 이들에 대한 시상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여의도 63빌딩 그랜드볼룸에서 열리는 ‘제33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 석상에서 진행된다.

■올해의 장애인상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유영희 대표. ⓒ보건복지부

여성장애인 권익보호에 ‘앞장’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유영희 대표

“첫 아이의 100일을 지내고 바로 류머티즘이 발병됐어요. 그땐 정말 힘들었죠. 아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엄마, 아내, 며느리. 그런 사실들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몸이 움직이지 않다보니 정신이나 듣는 것은 더 또렷해져 나에 대해 사람들이 떠는 소리는 기가 막히게 잘 들리더라고요. 그런 것들이 한으로 쌓이기 시작해,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우연히 인터넷에 글을 올리게 됐죠.”

전북여성장애인연대 유영희(여, 55세, 지체장애 1급) 대표는 이렇게 장애로 인한 아픔을 문장으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1년 동안 글을 꾸준히 쓰다 보니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실직 후 자살을 결심했던 남자가 글을 읽고 ‘이런 상황의 사람도 사는구나. 나도 살아내야 겠다’라고 생각을 고쳐먹었던 사례도 있었다.

유 대표는 자신의 특기를 살려 생활하며 깨달은 여성장애인의 인권문제를 다룬 책, 여성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법률자문 책 등을 발간해 여성장애인들의 권익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북여성장애인연대 회원으로 구성된 합창단이 있어요. 요청하시면 관내에서 개최되는 여러 행사에 참가해 무료공연을 하죠. 그런데 공연을 하면서 합창단원들이 느끼는 자긍심과 성취감이 아주 커요. 주로 도움을 받는 입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감정을 갖게 되는 거죠.”

유 대표는 전북의 여성장애인들을 대표하는 인물뿐만 아니라 두 아들의 엄마로서, 한 가정의 아내로서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저는 가끔 그런 생각을 해요. ‘장애가 없었다면, 내가 우리 가족에게, 많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살아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요. 다른 사람들보다 움직임은 불편하지만, 그만큼 몰랐던 부분에 대한 경험이 그 공백을 채워줘요. 다른 여성장애인들에게 말하고 싶어요. ‘우리 스스로 달라지는 것에 에너지를 쏟자’고요. 다른 사람들이 우리를 소중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우리 먼저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자고요.”

꿈 향해 전진하는 디자이너 조상협씨. ⓒ보건복지부

“저만의 고유 브랜드를 갖고 싶습니다”

꿈 향해 전진하는 디자이너 조상협씨

“상협이가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어요. 발달장애인들은 발달이 느릴 뿐이지, 발달하지 않는 것은 아니라고. 그러니 더디겠지만 사회에서 계속 반복적으로 학습시켜주고, 지켜봐줘야 한다고요. 상협이는 자신의 감정을 끊임없이 학습한다고 이야기해요. 자폐인인 자신은 감정을 가늠해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정말 열심히 감정에 대해서 공부한다고 하더라고요.”

조상협(남, 26세, 발달장애 3급) 씨는 주변에서 발달장애인 중 엘리트라는 이야기를 듣지만 직업을 갖고, 의사소통을 할 수 있기 때기 말로 다 할 수 없는 노력이 필요했다.

“6살이 되어서야 엄마를 알아봤어요. 6살 이전까지는 아무것도 없는 사막에서 혼자 뛰어놀았다고 이야기를 해요. 중학교 때 아이가 급성장하면서 장애를 극복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래서 장애등록도 고등학교 3학년 때에서야 했지요.”

“자폐아들에게는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아요, 온실 속의 화초가 아닌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아이에게 부모에 대한 믿음을 준다면 더디지만 어머니의 발걸음을 따라 갈 겁니다. 자폐아들에게는 한 번에 한 가지씩 천천히 알려주세요.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반복적으로 학습시켜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저희 자폐아들도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 있어요.”

자폐성 장애인들의 일터인 ㈜오티스타 디자인 스쿨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상협 씨는 ‘자신만의 고유 브랜드’를 갖는 것이 꿈이다.

“원래는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는데 현재는 웹디자인 분야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제가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할거에요!”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오명원 사무국장. ⓒ보건복지부

뇌성마비인 향해 동분서주하는 ‘일벌레’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오명원 사무국장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오명원(여, 51세, 뇌병변·지체장애 1급) 사무국장은 복지관에서 입지전적 인물이다.

복지관의 운영주체인 한국뇌성마비복지회의 자원봉사자로 출발, 봉사자에서 직원으로, 그리고 복지관 사무국장 자리까지 오른 그에게 사람들은 ‘일벌레’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오 국장은 뇌성마비인들의 사회참여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매일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밤늦게까지 일했다.

“뇌성마비인 중에서는 정규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1985년 ‘오뚜기 글방’을 개설하게 됐습니다. 배움에 목말라하던 뇌성마비인들에게 꿈을 꿀 수 있는 배움터가 생긴거죠.”

오뚜기 글방을 통해 배움의 혜택을 받은 뇌성마비인들은 현재까지 5만900여명. 이 중에는 검정고시에 도전해 합격한 사람, 정규대학에 진학한 사람도 있다.

오 국장은 현재 뇌성마비 아동을 위해 장학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2006년부터는 성인 뇌성마비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증뇌성마비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위한 ‘꿈을 일구는 마을’을 세워 도자기와 칠보 공방을 운영하고, 지난해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칠보작품이 지역사회 내에서 인기가 좋아요. 지난 크리스마스 때는 교회에 500개의 작품을 납품하기도 했죠. 무엇보다 좋은 점은 ‘꿈을 일구는 마을’에서 근무하는 장애인들이 인근 초·중학교에서 방과 후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학생들에게 장애인식개선이 될 뿐만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성취감도 주고 있어 매우 좋죠.”

오 국장은 뇌성마비인들을 위한 사업만이 아닌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과 저소득 아동들을 위해 후원활동을 펼치는 등 나눔의 삶을 실천해 오고 있다.

국민훈·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표창 수상자

■국민훈장

모란장: 신정순(남, 86세, 한국뇌성마비복지회 명예회장)-연세의료원 재활원장과 한국뇌성마비복지회장 등을 역임하며 선진치료법의 도입과 재활의학의 연구, 복지관 건립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증진에 기여.

목련장: 선동윤(남, 55세, 에이블복지재단 이사장)-30여년 동안 장애인인권신장, 보장구첨단화 등에 헌신하며 장애인인식개선, 장애인보장구 무료 지원, 장애인 일자리 제공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증진에 앞장.

석류장: 故 임성만(전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고인은 생전에 장애인 재활교육서비스의 질 향상, 장애인복지 전문가 양성, 장애인의 인권향상과 제도개선 활동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향상에 힘씀.

석류장: 배춘국(남, 65세, 시각장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하동군지회장)-음성신문 "정다운 하동소식"의 발간, 시각장애인에 대한 컴퓨터·점자교육 실시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증진에 기여.

■국민포장

이상식(남, 60세, 지체장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경남협회장)-경상남도지체장애인협회장 및 다양한 사회복지단체 활동을 통해 장애인의 권익증진과 고용창출에 기여.

박헌수(남, 55세, 마음건강복지재단 대표이사)-취업알선과 재활교육, 홍보물 발간, 시설담당자에 대한 교육 실시 등을 통한 정신장애인의 재활과 인권보호 앞장.

강충걸(남, 63세, 부산광역시 국제장애인협의회 사무총장)-재활훈련장·재활센터 운영, 장애인통일염원대행진 개최, 정보화교육 실시 등을 통한 장애인 재활자립 지원.

■대통령표창

고은실(여, 50세, 지체장애, 제주DPI 회장)-발달장애아동 교육 분야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여성장애인의 인권 보장과 장애인 일자리 마련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증진에 힘씀.

한승동(여, 75세, 한국농아인협회 충북협회 후원회장)-청각장애인 후원회를 설립한 뒤 27년간 청각장애인 자녀 장학금 지급, 상담활동 등에 나섬.

이두한(남, 56세, 충남 부여군 지방행정사무관)-중증장애인연금 등 생활안정지원, 장애인문화탐방 등 체험행사 개최, 장애인복지관 및 장애인단체 운영활성화로 장애인 복지향상에 기여.

이성영(남, 58세, 부산시 지방행정사무관)-장애인보조기구 사례관리센터와 가족지원센터의 신설에 기여하고, 자립생활센터 확대, 자립홈·자립생활대학 시범운영 등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

문형근(남, 56세, 한국의지·보조기협회 회장)-한국의지·보조기협회 회장을 역임하며, 혁신적인 장애인 보장구의 개발과 보급 등에 나섬.

■국무총리표창

김정미(여, 35세, 시각·신장장애, 해운대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해운대 장애인자립생활센터를 운영하며 장애인 권익보호와 재활교육, 문화 활동 지원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증진에 기여.

김복려(여, 58세, 순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 팀장)-26년간 사회복지사로 성실히 근무하면서 지적장애인 재활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 교육활동, 취업알선 등을 통해 장애인 복지 증진에 힘씀.

이성호(남, 49세, 경남 사천시 지방사회복지주사)-사천시 장애인축구단 창단과 육성 지원, 공무원 대상 장애인식개선 교육 실시, 중증장애인 고용창출에 진력.

안종선(남, 60세, 청각장애, 안성기업 대표)-시각·청각 장애인에 대한 목욕봉사, 도서관이동차량봉사, 식사지원 등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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