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3대회장으로 취임한 정덕환 회장.ⓒ에이블뉴스

[이슈와 사람들]⑦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정덕환 회장-(상)

지난해 9월 22일부터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특별법’이 시행되고 있다. 장애로 인해 직업을 직업생활을 영위하기 힘든 중증장애인들의 직업재활을 돕는 목적으로 제정된 이 법은 현존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이하 직업재활시설협회)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직업재활시설협회가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로부터 독립한지 4년차. 지난 7월 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3대회장으로 선출된 정덕환(63) 에덴복지재단 이사장을 지난 9월 4일 만나 향후 포부와 인간 정덕환에 대해 나눈 솔직한 이야기를 상·하편에 걸쳐 연재한다.

백종환: 먼저 직업재활시설협회 3대회장으로 당선되신 소감과, 당초 장애인 단체쪽에는 관심이 없으셨는데, 출마하시게 된 동기도 궁금합니다.

정덕환: 지난 1984년부터 에덴복지원이란 이름으로 나름 일관성을 가지고 장애인 직업재활 현장에 몸담아 왔습니다. 지금은 이 장애인직업재활 시설이 전국으로 퍼져있고 유형화 돼있죠. 장인정신을 가지고 장애인에 일자리를 주고 삶의 질을 높여줘야한다는 긍지를 가지고 시설을 운영하는 많은 시설장들도 계시죠.

그런데 장애인의 고귀한 생산품들이 왜곡되고 사회 무질서를 일으키는 것을 봤을 때 직업재활에 둘째가라면 서러울 애정을 가진 내가 보기에 너무 안타깝고, 주위에 많은 시설장들이 지금까지 너무 자기일만 하지 않았느냐 이제는 직업재활시설협회를 챙기고 이끌어가줘야 한다고 많이 얘기를 했었어요.

이점에서 항상 빚진 기분이 들었고 직업재활시설협회가 장애인복지시설협회로부터 분리된지 4년차가 됐는데 아직 협회가 안정을 찾지 못한 문제도 있고 해서 일선에서 뛰는 시설장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장애인들이 만든 제품은 고귀한 인격적인 것이다 이런 인식을 사회에 정착시키고 협회의 위상도 세워야 겠다는 생각에서 출마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백종환: 직업재활시설협회장으로 당선되고 나서 본인이 협회의 업무라던가 협회 안에서 일들 중에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일이라면 어떤 것을 꼽을 수 있을까요?

정덕환: 일단 첫째로 전국 16개시도 협회장들 서로와 중앙협회와의 화합이 우선돼야 합니다. 이런 화합과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에게 권위를 주고 중앙협회도 시도협회장을 진정으로 위하는 조직으로 새롭게 쇄신해 나가야 합니다.

두 번째로는 최종재활이라고 불리는 직업재활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우리 협회이고 협회는 회원들의 권익옹호 및 교육 등을 시행해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보건복지가족부의 예산확보에 협회가 중심에 서야한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또 지금 시설장들이 고민하는 현안이라고 하면 시설의 유형개편에 관한 것과 중증장애인우선구매특별법(이하 우선구매법)이 시행되면 한국장애인개발원과 직업재활시설협회가 업무를 잘 분할하면서 상호보완하는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정덕환 한국장애인직업재활협회 회장은 임기내 대규모 직업재활시설로의 유형개편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에이블뉴스

백종환: 직업재활시설협회의 여러 선결과제에 대해 얘기해 주셨습니다만, 사회복지법인 내에 하나의 직업재활 시설이 있고, 복지관 안에 또 직업재활시설이 있고, 그래서 직업재활시설이 법인이나 복지관 등에 종속되어 있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즉, 법인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나 복지관의 팀장급이 직업재활시설의 원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여러 제약이 있지 않습니까?

정덕환: 네 잘 짚어주셨고, 우리의 인적 인프라가 다른협회에 비해 법인내에서는 팀장 또는 부장의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분들이 직업재활시설협회의 회원이 되었을 때 협회 전체의 영향력에도 영향을 미지지 않을까 하는 것은 우리도 현안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에요.

사실 지금은 직업재활시설 운영이 휸련인지, 프로그램운영인지, 교육인지 구분이 안된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합니다. 그래서 직업재활시설들이 업그레이드 된다면 자연히 법인운영주체가 더 관심을 기울이고 힘을 보태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에덴장애인복지관도 보호작업장이 아닌 하나의 직업재활팀을 형성해서 시설장들의 교육을 지원해준다던지 현장발전을 계속 도모해 나갈 생각합니다.

백종환: 법인내 작업시설이라는 것이 수익을 많이 창출하지 못함으로 인해서 원장님들이 가지고 있는 한계, 의견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지 못한 이런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특별법 시행에 따라 수익이 활성화 된다면 업그레이드가 되면서 산하기관의 시설장들의 목소리나 영향력이 더 활성화 되지 않을까 합니다. 특별법 시행이 직업재활시설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하시는지요?

정덕환: 장애인들 중 직업재활시설에서 근로하는 장애인들은 인지능력이 낮은 지적장애인들이 대부분인데 일반, 통합고용이 어려운 이런 장애인들을 위해서 특별법은 분명히 제정돼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특별법으로 중증장애인들을 보호해서 직업재활시설이 전국에 활성화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의문스럽습니다. 노동부에서 시행하는 표준사업장에 우리 직업재활시설, 사회적 기업까지 특별법의 적용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의문시 되는 것이죠.

특별법의 제정취지가 장애인생산품의 생산과 판매가 목적이고 장애인복지법상에 우선구매조항이 있지만 선언적이라 실효성이 없었어요. 이런 의미에서 특별법 포함대상에 표준사업장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일반기업을 배불리는 것 밖에 되지 않아요. 현재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근로자 평균임금이 수준이 24만원정도에요. 에덴같은 경우는 100만원 수준이죠. 이 특별법이 제대로 적용이 돼서 직업재활시설을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수준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봅니다.

백종환: 회장님은 그런 기대를 가지고 계시는 거고, 그런데 회원사들은 사실 큰 기대는 못하고 있는데?

정덕환: 정부가 인력지원을 해주어야 하는데 과연 정부지원이 있겠느냐하는 부분이 의문입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제가 노력해야죠.

백종환: 회장님이 지금 고민하고 계시는 것 하고 직업재활시설의 회원사들이 고민하는 것 하고 저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상당수의 직업재활 시설들은 앞서 말씀하셨던 산하 프로그램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까 현재 직업재활시설 원장들이 고민하는 것, 어떻게 직업재활시설을 운영해서 성장시켜야 겠다는 포부가 부족해서 지금 회장님이 향후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청사진과 상당히 격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것입니다.

정덕환: 정확하게 보신겁니다. 그래서 직업재활시설의 5개의 유형이 있는데, 근로시설과 보호작업장 두 개로 유형개편해 업그레이드시키자는 것입니다. 소규모의 직업재활시설을 대규모로 성장시키자는 것이죠.

백종환: 현재 직업재활시설이 364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근로시설이나 보호작업장이 아닌 작업활동·직업훈련시설은 폐쇄되는 것입니까?

정덕환: 폐쇄되는 것이 아니고 3년 내에 근로시설이나 보호작업장으로 업그레이드 하자는 것이죠. 정부의 지원이 부족하다는 것이 문제지만 임기내에 지원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정덕환 한국장애인직업재활협회 회장은 임기내 대규모 직업재활시설로의 유형개편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에이블뉴스

백종환: 한번 더 확인하면 작업활동시설이나 직업훈련 시설을 3년간의 유예기간을 둬서 근로작업장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런 말씀이시고, 그것도 정부에서 내 놓은 성장시키기 위한 대안이 좀 부족하기 때문에 회장님이 더 강력한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장애인복지법상 5개 시설 중에 직업재활판매시설은 현재 장애인생산품판매를 촉진하는데 얼마만큼 기여를 하고 있습니까?

정덕환: 장애인직업재활시설들의 연간 판매액은 800~900억 정도 됩니다. 그 중에 판매시설에서 판매하는 매출액은 약 200억 정도 됩니다.

백종환: 200억이면 적은 액수가 아닌데요.

정덕환: 많죠. 특정품목에, 판매시설이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에 있는 직업재활시설의 제품을 우선적으로 팔아줘야 합니다. 그게 어떤 품목이든. 그리고 아이템이 없는 시설에 대해서는 제공기관이 뭘 구매하는 지를 파악해서 연결시켜주는 것이 직업재활시설의 생산품 판매촉진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백종환: 장애인생산품을 살펴보면 특정품목에 판매가 집중돼있는데 이유가 있지요?

정덕환: 판매시설 입장에서는 판매가 쉬운 물품이란게 있죠. 매출을 올려야 하니까요. 또 공공기관이 구매하는 물품이란게 사무용지, 휴지 등과 같이 한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백종환: 특정품목이라는 것은 대략 A4용지, 화장지, 장갑 공공시설에서 아주 쉽게 구매가 가능한 이런것들인데, 이외에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에서 다양한 품목이 활성화 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정덕환: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지적장애인들이 그렇게 다양한 물건을 만드는게 적합한가에 대해 의문시되고 있어요. 물론 장애인들이 생산하기에 맞는 품목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돼야 하지만 지금처럼 산발적으로 업종을 확대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생산품 판매시설들이 시설장애인 뿐 아니라 재가장애인들에게도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은 분명하고 한정된 것을 가지고 장애인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 먼저라고 봐요. 쉽게말해 20가지의 제품이 있다면 손쉽게 판매할수 있고 많은 이익이 남는 것을 선호해야지 30개 40개 이렇게 아이템만 늘려나가는 것은 경영에 위배되는 일이죠. 엄연히 생산시설이니 경영마인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합니다.

백종환: 과거에 보면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원장이 직업재활시설협회와 관계없이 독단적인 업무수행으로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과연 직업재활시설협회 회장님이 영향권을 가지고 운영에 대한 영향권을 행사하고 있는지가 조금 의문스럽고, 관할 기관에서 낙하산식으로 판매시설장을 임명하고 직업재활시설이 동의하는 수준이 아닌가 하는 우려도 적지 않은데요.

정덕환: 일부 그런 예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고, 얼마전에도 그 일로 서울시에 찾아간 적도 있었어요. 마땅히 시설장 임명권은 중앙협회장에게 있는 것이고, 관이 이런 인사권에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명확히 하고 왔어요. 서울시도 개입한 사실이 전혀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중앙협회장은 복수 후보들에 임명거부 권한도 가지고 있죠.

백종환: 복지부가 우선구매특별법 수행기관으로 한국장애인개발원을 지정했는데, 사실 직업재활시설협회가 당사자협회의 입장인데, 어떻습니까?

정덕환: 우선구매특별법 전달체계상 개발원이 중간에 위치해 있다면 그 안에서 직업재활시설협회와의 유기적인 관계가 없다면 사업을 수행할 수 없습니다. 저의 직업재활시설협회의 입장이라고 한다면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정책이나 연구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직업재활시설협회는 현장에서 회원들을 지원하는 교육사업이라던가 계약대행 같은 부분을 맡아 수행하면 서로 공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7월 한국장애인직업재활시설협회 3대회장으로 선출된 에덴복지재단 정덕환 이사장과 백종환 에이블뉴스 백종환대표이사가 인터뷰를 갖고 있다.ⓒ에이블뉴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