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숙 센터장(사진 우)이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고 있다. ⓒ박종태

수원시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한경숙(52세, 지체장애1급) 센터장이 28일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학위수여식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90년 섬유예술을 전공하며 교수를 꿈꾸던 28세 나이에 불의의 사고를 당해 중도장애인이 된 그는 남들에게 평범한 일이지만 자주 온몸에 경련이 일어나 5학기, 2년 반 동안 등교부터 필기, 시험공부까지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았다. 보조기구 없이는 펜을 쥘 수도 없었으며 욕창 때문에 긴 시간 앉아 있을 수도 없었다.

강의 도중에도 신호가 오면 화장실로 달려가 ‘넬라톤’(일시적으로 도뇨관을 요도에 넣어 방광에 차 있는 소변을 빼내는 작업)을 해야 했다.

하지만 이화여대 장애인학생지원과의 도움, 교수님들의 격려, 동문들의 도움, 반드시 극복하고 싶은 의지, 새로운 학문에 대한 즐거움, 열정, 아낌없는 가족의 지지와 사랑 덕분에 졸업할 수 있었다.

그는 “졸업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과 격려가 있어 가능했지만, 그 중 수원에서 학교로의 통학을 도와주는 등 묵묵히 지원해 준 남편이 가장 고맙다”면서 “지역 사회에서 장애인들이 더불어 살 수 있는 사회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데 힘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은 학위수여식에서 “한경숙씨는 우리에게 좋은 모법을 보였다. 처음 입학했을 때 걱정이 많았는데, 우려에 불과했다”면서 “수업에도 빠지지 않고, 열심히 학업에 매진해 석사학위를 받게 됐다”고 축하의 말을 전했다.

정순둘 사회복지대학원장과 한경숙 센터장이 학위수여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태

한경숙 센터장이 석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히 지원을 아끼지 않은 남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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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태(45)씨는 일명 '장애인 권익 지킴이'로 알려져 있다. 박씨는 고아로 열네살 때까지 서울시립아동보호소에서 자랐다. 그 이후 천주교직업훈련소에서 생활하던 중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하고, 92년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이 눌려 지체2급의 장애인이 됐다. 천주교 직업훈련소의 도움을 받아 직업훈련을 받고 15년정도 직장을 다니다 자신이 받은 도움을 세상에 되돌려줄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92년부터 '장애인 문제 해결사' 역할을 해왔다. 97년 경남 함안군의 복지시설 '로사의 집' 건립에서 부터 불합리하게 운영되는 각종 장애인 편의시설 및 법령 등을 개선하는데 앞장서왔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0년 6월 한국일보 이달의 시민기자상, 2001년 장애인의날 안산시장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결사'라는 별명이 결코 무색치 않을 정도로 그는 한가지 문제를 잡으면 해결이 될때까지 놓치 않는 장애인문제 해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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