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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학 박사과정 접은 이유, 궁금하나요?

[창간6주년 특집인터뷰]벤처기업가 김정호씨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2-06 15:02:54
“컴퓨터는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해주는 도구죠. 삶의 중심이기도 하고 제 기반이기도 하네요.” 5일 오후 하상장애인복지관에서 만난 김정호(시각장애1급·37세) 씨는 컴퓨터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한국정보문화진흥원 정보통신표준화포럼 관련 표준 연구위원 역임, 2007년 웹 접근성 지키미 선정, 정보통신부장관상 수상 등 컴퓨터와 관련된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그는 현재 시각장애인용 소프트웨어(SW) 개발기업인 엑스비전테크놀로지의 마케팅 사업부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컴퓨터를 만졌던 김 씨가 본격적으로 컴퓨터와 함께 하기 시작한 건 대학교 1학년 때부터였다. 영어로 된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누군가 자신의 타이핑한 화면을 읽어주지 않으면 사용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 때 만난 컴퓨터는 김 씨에게 행복감을 줬고, 현재의 직업까지 갖게 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학 박사과정을 밟던 김 씨가 IT분야로의 진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김 씨는 “장애인을 어떻게 하면 고용 활성화를 할 수 있을까 등을 고민하고 싶어 사회복지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했어요. 그러던 중 전부터 알던 시각장애인 프로그래머들과 얘기를 하다 우리가 원하는 일을 하면서 그걸 직업으로 가질 수 있는 방법이 창업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회사를 창업하게 됐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컴퓨터가 없었으면 제 삶은 우울했을 거에요. 학교는 졸업했겠지만 입만 산 사람이 되었겠죠.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그걸 글로 담아내지 못하니 말이에요”라고 말했다.

현재 하상장애인복지관과 진행 중인 프로젝트로 며칠째 밤을 샌 김 씨. 김 씨는 "현재의 일을 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말했다.

“우선 흔하지 않은 일이고 개발자가 아니라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료를 구하기도 쉽지 않고 아는 사람도 많지 않아서 힘들죠. 시각장애인이 프로그램을 개발한다니 미덥지 않은 시선도 많았고, 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시각장애인이 컴퓨터를 한다는 건 TV에 나올 정도였으니까요.” 지나간 시간들을 회상하던 김 씨는 "지금은 인식 등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며 미소를 보였다.

컴퓨터의 보급과 활용이 시각장애인에게는 제2의 개안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개인편차가 있겠지만 시각장애인에게는 웹사이트 접근이 힘들다. 이는 현재 이슈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데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정부가 정보화 교육에 힘을 많이 써 시각장애인이 집에서 혼자 컴퓨터를 사용하는데는 거의 불편함이 없으나 스크린 리더에 대한 전문적인 훈련이 없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이 회사에 취업해 서류를 작성하는 등의 회사업무를 수행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스크린 리더가 화면을 충분히 못 읽어주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이러한 것에 훈련되어 있지 않다면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게 되요. 그래서 스크린 리더의 개발·보급과 함께 훈련이 많이 돼야 해요. 자동차 운전면허를 딴 뒤 연수와 연습 등을 거쳐 안전한 운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죠. 애는 많이 써서 기초 인프라는 많이 구축해놨는데 교육과 훈련이 없어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취업 등은 힘들다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또한 김 씨는 시각장애인 전자도서와 관련해 “도서가 점점 많아진다고 하나 20만명이라는 시각장애인의 수에 비하면 아직도 턱없이 부족하죠. 그리고 도서관 소장 도서에 비해서도 그 비율은 굉장히 적고요. 또 대학 교재의 경우도 주제가 같다고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 않아요. 비장애인은 선택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선택을 할 수 없고 마련돼 있는 도서를 봐야 하죠”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컴퓨터 환경이 엄청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빠른 속도는 스크린 리더가 따라가기 벅찬 수준까지 격차가 커지고 있어요. 빠른 정보화 속도와 같이 가기 위해서는 계속 개발해야죠. 프로그램 개발은 집 짓는 것과 같아요. 절대적인 시간과 사람이 필요하죠. 개발해야 할 것도 많고 또 보완해야 할 프로그램도 많고, 할 일도 많고, 일손도 많이 필요한데 한정된 인력이 걱정이예요.”

이러한 걱정을 안고 있는 김 씨에게 최근 시각장애인 청소년들이 "또 다른 희망 직종이 프로그래머"라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큰 희망으로 다가온다.

김 씨는 “시각장애인들이 공부해서 프로그래머가 되는 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사실 비장애인 프로그래머들은 메리트가 별로 없어서인지 관심이 없거든요. 그런데 시각장애인 프로그램의 개발은 먼저 개발자 자신에게 필요하고 또 그것으로 도움을 줄 수도 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씨는 정부를 향해 “정보통신과 관련해 새 서비스와 기술을 도입할 때에는 시각장애인의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시각장애인을 많이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컴퓨터를 사용해 최근 벌이고 있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있는 김정호 씨. ⓒ에이블뉴스 에이블포토로 보기 자신의 컴퓨터를 사용해 최근 벌이고 있는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고 있는 김정호 씨.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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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혜령 기자 맹혜령 기자블로그 (behind81@abl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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