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장애인 국가대표팀이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서 메달을 확보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중국 베이징 일원에서 개최됐으며 우리나라는 선수 31명, 임원 48명 총 79명을 파견했다. 당초 선수 32명이 출전 예정이었으나 알파인스키 선수 중 한명이 코로나19 확진으로 참가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와 알파인스키 최사라 선수, 휠체어컬링 등에서 메달 확보를 기대하며 동메달 2개를 목표로 했으나 이루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대회 알파인스키 종목에서 한상민 선수가 은메달 1개, 2010 벤쿠버 동계패럴림픽대회에서 휠체어컬링팀이 은메달 1개, 2018 평창 동계 패럴림픽에서 노르딕스키 신의현 선수가 금메달 1개와 동메달 1개, 아이스하키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메달을 획득하지 못한 것은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 이후 8년만이다.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1위는 금메달 18개, 은메달 20개, 동메달 23개 총 61개의 메달을 따낸 중국이 차지했다.

러시아 침공으로 인한 전쟁으로 힘겨운 상황에서도 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금메달 11개, 은메달 10개 동메달 8개로 총 29개의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메달을 안겨주며 2위에 올랐다.

3위는 금메달 8개, 은메달 6개, 동메달 11개로 총 25개를 획득한 캐나다에게 돌아갔다.

지난 11일 중국 옌칭 국립알파인스키센터에서 개최된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대회전(시각)에 출전한 최사라 선수 경기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알파인스키 최사라·스노보드 이제혁…유망주들 2026 패럴림픽 기약

노르딕스키 신의현(남, 42, 지체, 창성건설) 선수는 패럴림픽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목표로 설원 위를 내달렸으나 메달에 닿지 못했다. 크로스컨트리스키 롱 남자 좌식 18km와 바이애슬론 인디비주얼 남자 좌식 12.5km에서 각각 기록한 8위가 최고기록이었다.

하지만 경기가 1600m 고지대에서 치러지는 만큼 호흡이 가쁘고, 중국 현지에서 테스트 이벤트도 하지 못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 노르딕스키 남자 좌식 6개 전 종목 완주에 성공했다. 신의현이 대회 기간 중 열흘 중 엿새 동안 달린 거리는 57.5km였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동계패럴림픽 은메달리스트 알파인스키 한상민(남, 43, 지체, 국민체육진흥공단) 선수는 남자 좌식 활강,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대회전, 회전 5종목에 출전했으며 슈퍼복합에서 7위로 개인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처음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최연소 국가대표 알파인스키 최사라(여, 19, 시각, 가이드: 김유성) 선수는 여자(시각) 회전과 대회전에서 각각 10위와 11위를 차지했다.

스노보드 남성 3인방 박수혁(22세, 남, 지체, 대한스노보드협회)·이충민(36세, 남, 지체, 충청북도장애인체육회)·이제혁(25세, 남, 지체, 서울시장애인체육회)선수는 스노보드 크로스 쿼터파이널(준준결승)에 올랐으나 준결승 진출에는 실패했고, 뱅크드 슬라롬 SB-UL 종목에 나선 박수혁과 이충민은 각각 14위와 12위, SB-UL 종목에 나선 이제혁은 16위에 그쳤다.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진행된 ‘2022년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 중국과 대한민국 대표팀의 동메달 결정전 경기 모습. ⓒ대한장애인체육회

아쉽게 동메달 놓친 ‘아이스하키’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미국, 캐나다와 함께 A조에 포함돼 조별리그를 치렀다. 당초 러시아도 A조에 포함돼 있었으나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가 러시아의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참가를 불허하면서 3개 팀이 맞붙었다.

준결승 진출 규정에도 변화가 생겨 A조와 B조에 속한 네 국가가 조별로 예선전을 진행해 A조 1, 2위는 결승에 직행, A조 3위는 B조 2위와, A조 4위는 B조 1위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겨루는 것이 아닌 A조 1, 2위는 결승에 직행했고, B조 1위와 2위, A조 3위와 B조 3위가 남은 준결승 두 자리를 두고 경쟁했다.

A조 조별리그에서 미국과 캐나다에 각각 1:9와 0:6으로 패한 대한민국은 이탈리아와의 쿼터파이널에서 4:0으로 승리해 준결승에 진출했으나 캐나다에게 0:11로 완패했다. 이후 12일 동메달 결정전에서 개최국 중국과 만나 동메달을 놓고 겨뤘으나 0:4로 패배하면서 놓쳤다.

대한민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장윤정고백’은 조별예선에서 5승 5패를 기록했다.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은 휠체어컬링은 풀리그로 진행됐으며, 11개 팀이 총 10번을 경기해 상위 4팀이 준결승에 진출한다. 대한민국은 6위에 머무르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한민국은 조별예선에서 휠체어컬링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스웨덴과 캐나다를 각각 10:4, 9:4로 승리하며 강팀에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지만, 조별예선 9위와 11위에 오른 라트비아와 스위스를 상대로는 패배했다. 선수들은 “잡을 수 있는 팀들을 놓치며 준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13일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결산’ 기자회견에 참석한(왼쪽부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과 윤경선 선수단장, 박종철 선수촌장. ⓒ대한장애인체육회

내년부터 신인 발굴 및 스포츠 과학 접목한 훈련시스템 적용

대한장애인체육회는 13일 오전 9시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정진완 회장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전지훈련이 부족했고 세대교체를 준비하며 처음 출전하는 선수들이 있어 기량이 올라오지 않은 것이 부진의 원인이지 않나 생각한다”며, “만족할만한 성적은 내지 못했지만, 선수들이 너무나도 열심히 해줬기에 고맙고 수고했다고 이야기 해주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전지훈련 부족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선수 발굴 시스템 미흡과 지도자 지원 및 스포츠 과학 지원 부족, 실업팀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정진완 회장은 신인 선수 발굴 미흡에 대한 지적에 “아이스하키 대표팀 내 신인선수가 5명이 있었지만 아직 적극적으로 경기를 뛸 수 있을만한 기량이 올라오지 않았다. 신인선수 발굴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20세 이하 청각, 시각 지체 장애인은 약 5000여 명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꿈나무 육성에 대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며 “스포츠 정책과학원과 협력해 내년부터 신인 선수 발굴 시스템과 스포츠 과학을 접목시킨 훈련 시스템을 적용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철 총감독은 “베이징에 오기 전부터 코로나 문제로 선수들이 패럴림픽에 참가를 하느냐 못하느냐 문제가 있었다. 이천선수촌 내에 있었으면 안전한 시스템으로 운영할 수 있었을 텐데 아이스하키의 경우 선수촌에 시설이 없어 외부에서 연습을 하다 보니 선수들도 많이 불안해했다. 부족한 인프라를 확충해 선수들이 안전하게 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패럴림픽까지 4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정진완 회장은 “저희는 목표가 있고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뀔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앞으로 2024년 2026년에 결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히 특수체육 중·고등학교가 2025년 문을 연다. 이를 통해 어린 장애인 선수들이 공부하고 운동도 같이 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해부터 전국 시군구에 반다비체육센터가 개관한다. 종목단체, 시·도체육회와 함께 엘리트체육뿐 아니라 생활체육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기사는 2022 베이징 동계 패럴림픽 장애인·복지언론 공동취재단 소속 에이블뉴스 백민 기자가 작성한 기사입니다. 공동취재단은 에이블뉴스, 장애인신문, 복지연합신문, 장애인복지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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