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진행된 ‘2018 서울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 경기장 모습. 대부분의 관중석이 비어있다. ⓒ에이블뉴스

“국제대회인데 관중들이 없어요. 외국선수들이 이 모습을 보면서 아이고 (안타깝다) 이런 생각을 할 것 같아요.”

9일 오전 ‘2018 서울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이하 코리아오픈)’가 열리고 있는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에는 선수들 간의 경기가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코리아오픈은 국제테니스연맹이 공인하는 국제대회로 2020 도쿄하계패럴림픽 출전을 위한 포인트와 세계랭킹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19년 전부터 서울에서 매년 5월 개최되고 있다.

지난 8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대회에는 미국, 일본, 대만 등의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참가해 우승을 두고 경쟁한다. 한국은 임호원, 김명재, 이하걸 등 쟁쟁한 선수들이 출전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이지만 자국 선수들을 응원하는 관중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평창겨울패럴림픽의 성공개최로 장애인체육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다지만 그 영향은 휠체어테니스까지 미치지 못한 듯 했다.

코리아오픈 대회 현장. 코트 한편에 마련된 관중석에는 출전 선수의 가족과 경기를 마친 선수들 몇몇이 모여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경기가 진행되고 있는 10여 개의 코트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응원과 박수 소리로 가득해야 할 관중석에는 먼지가 수북이 쌓인 의자만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은 본인의 짐을 갖고 코트를 빠져나갔고 그 자리는 대진표에 따라 다른 선수들이 채웠다.

코리아오픈 대회 운영 부스 등이 밀집한 곳 역시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경기 관람을 문의하기 위해 부스를 찾은 관중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회운영 스태프들은 부스를 지키며 관중을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이성모 선수가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에이블뉴스

경기장은 찾은 김홍동(대구시·남)씨는 “아내가 코리아오픈 대회에 참가해 코치 겸 보호자로 참석하게 됐다. 선수 가족들과 지인들이 많이 참석하고 일반 관중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면서 “국제대회인데 외국선수들이 (관중석이 텅 빈)이 모습을 보면 아이고 (안타깝다)이런 생각을 할 것 같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어 “비장애인 테니스는 정현 선수의 효과로 붐이 확 일었다. 테니스를 하지 않던 분들도 레슨을 받으려 한다. 정현 선수가 호주오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이 부분이 언론을 통해 홍보가 잘돼 그런 현상이 나는 것”이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대회를 알리면 사람들도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장애인체육회 소속 이성모 선수는 “휠체어테니스 대회 참석 때문에 대만을 간 적이 있다. 대만 대회에는 학생들이 관중으로 많이 자리했는데 학교의 견학프로그램으로 방문한 듯 보였다. 학교 숙제로 학생들은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아갔는데 상당히 인상이 깊었다. (대회 주최 측에서 이를 벤치마킹해)학생들을 대회에 견학하게 하는 것도 한 (코리아오픈 대회를)홍보하는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또한 “휠체어테니스는 하계패럴림픽대회 종목이지만 한국은 이 종목에서 단 하나의 메달도 획득한 적이 없다. 휠체어테니스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선수가 나온다면 종목의 저변이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9월 비장애인 서울챌린지(국제대회)에 스타선수가 오고 경기장에 관중이 가득 찼다. 스타 선수의 영향이 큰데 휠체어테니스는 스타선수를 만들기가 어렵다. 더군다나 장애인스포츠다 보니 관심이 적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관계자는 “대회 홍보를 위해 지하철 광고도 내고 보도자료를 배포하는데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다”면서 “어렵겠지만 향후 비장애인 휠체어테니스 정현 선수에게 부탁해 대회 중 이벤트로 사인기념회를 마련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휠체어테니스 김교석 선수가 경기에 앞서 라켓을 점검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상대의 서브를 맞받아 치고 있는 김교석 선수. ⓒ에이블뉴스

‘2018 서울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에 참가한 일본 선수가 서브를 넣고 있다. ⓒ에이블뉴스

한산한 ‘2018 서울 코리아오픈 국제휠체어테니스대회’ 운영부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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