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장창용 멘탈코치가 심리지원 방법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 ⓒ에이블뉴스

전세계 동계장애스포츠인들의 축제, '2018평창패럴림픽대회(3월9일-18일)'가 코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 장애인 국가대표팀 선수들도 최고수준의 경기력을 보이기 위해 막바지 담금질에 여념이 없다.

피와 땀, 눈물을 흘리며 훈련하는 선수들 뒤에는 이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펼칠 수 있게 묵묵히 지원을 하는 조력자들이 있다. 외국 선수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경기를 펼칠 수 있도록 장비를 지원하는 조력자,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과학화 지원을 하는 조력자까지.

이 중에는 선수들이 경기에서 난관에 부딪혀도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 심리지원 조력자(멘탈코치)도 있다. 멘탈코치는 생소해보이지만 골프, 야구, 농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분야에서는 보편화돼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는 평창패럴림픽을 앞두고 3년전부터 휠체어컬링 등 일부종목에 멘탈코치 지원을 하고 있다.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선수들과 호흡을 마추고 있는 장창용 멘탈코치(인천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스포츠과학연구소 학술연구교수)를 만났다.

"선수들 경기 도중 길 잃지 않도록 나침반 만들어 줬죠"

장 멘탈코치는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선수들과 3년간 호흡을 하면서 심리지원을 도맡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일회성 성격의 지원을 했으나,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평창패럴림픽대회를 염두해 상시적인 지원을 요청했고 이때부터 장 코치는 주 1-2회 선수들을 케어하고 있다.

장 코치의 역할은 말 그대로 심리지원이다. 선수들의 일상생활 상담부터 훈련과 경기에 포함된 것들도 포함된다. 하지만 가장 비중있게 두고 심리지원을 하는 부분은 역시 경기력 향상에 관한 것이다.

장 코치는 선수들이 경기 도중 난관에 부딪히거나 길을 잃었을 때 정확한 길로 갈 수 있는 나침반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테면 경기를 하면서 실수를 해 이른바 '멘붕'에 빠질 때가 있는데 이 상황에서 빠져나와 평소대로 할 수 있도록 상담을 통해 지속적인 조력을 하는 것이다.

선수들이 통제가능 요소와 불가능 요소를 구분해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한다.

선수들 중 일부는 관중의 응원소리, 빙질의 상태 등 물리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것에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보다는 컨디션 조절 등 통제가능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도록 돕는 것이다.

"빙질의 상태는 선수들이 통제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신경을 쓴다고 해서 결과가 바뀌진 않죠. 신경을 쓰지 말아야 된다는 것을 선수들도 알고는 있지만 실천 하긴 힘듭니다. 이걸 받아들이는 훈련을 해서 적용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장 코치가 중점을 두는 것 중 하나는 선수들의 과제응집력이다. 과제응집력은 한 집단이 이뤄야하는 목표가 있을 때 구성원들이 뭉치는 힘의 정도를 뜻한다.

과제응집력이 낮은 집단의 경우 구성원의 돌발행동이 자주 발생한다. 이를테면 경기 도중 작전(목표를 이루기 위한 전략)대로 하지 않고 임의대로 행동을 하는 식이다.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장창용 멘탈코치. ⓒ에이블뉴스

"문제해결 위한 소통능력 높아져 뿌듯해요"

장 코치가 심리지원을 시작했을 무렵 휠체어컬링 국가대표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은 활발하지 못했다. 이에 장 코치는 선수 등이 다 모인 상태에서 상담을 진행했다.

초기 상담에서 지도자와 선수들은 서로에게 하지 말아야 할 얘기를 한다든지, 팀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말을 하지 않는 게 보였다. 어떤 선수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견을 제시하면 "너 마음대로 해라"라고 되받아 쳤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구성원 간의 의사소통 능력이 향상됐다. 지금은 문제해결을 위한 제안이 나오면 "너가 잘 하는 것 안다. 다같이 해보자"고 의견이 모이는 방식으로 변화했다는 게 장 코치의 설명이다.

특히 성공과 실패의 원인을 합리적으로 찾아가는 능력도 좋아졌다. 선수들은 실패의 원인을 본인의 잘못이 아닌 환경 탓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는데, 내적 요소(본인)로부터 잘못을 찾으려는 식으로 바뀌었다고.

내적요소는 잘못의 원인을 본인으로부터 찾으려는 방식이고, 외적요소는 본인이 아닌 외부환경으로부터 찾으려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경기 중 실수가 발생하면 저 선수는 '안 돼'라고 했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나서 응원하고 함께 가려고 노력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끄는 한 팀이된 거죠."

평창패럴림픽을 2주가량 앞둔 장 코치가 선수들에게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선수들이 그동안 한 훈련양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99% 발휘하고 나오길 바랍니다. 결과에 신경쓰지 말고 과정에 충실하면 가장 높은 계단에 올라가 있을 겁니다. 대한민국 휠체어컬링 국가대표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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